"이강인 안 뽑으면 문제 해결되나?" 황선홍 반문, 정면 돌파 선언

김건일 기자 2024. 3. 1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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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선홍 대표팀 임시 감독이 아시안컵에서 '하극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강인을 대표팀에 선발했다. 황 감독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태국과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 황선홍 대표팀 임시 감독이 아시안컵에서 '하극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강인을 대표팀에 선발했다. 황 감독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태국과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 황선홍 대표팀 임시 감독이 아시안컵에서 '하극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강인을 대표팀에 선발했다. 황 감독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태국과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축구회관, 김건일 기자] 위기의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이 아시안컵에서 '하극상' 물의로 비난대에 선 이강인과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태국과 2연전을 앞두고 1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발표한 대표팀 명단에 황 감독은 이강인을 포함시켰다.

황 감독은 "두 선수(손흥민·이강인)와 직접 소통을 했다"며 "이강인은 축구 팬 여러분과 팀원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싶어 한다. 손흥민은 그런 이강인을 보듬어 안고 화합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선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일들이 두 선수 만의 문제인가"라고 반문한 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안에 있는 팀원들, 코칭 스태프, 지원 스태프 모든 팀원의 문제다.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고 고개숙였다.

▲ 황선홍 대표팀 임시 감독이 아시안컵에서 '하극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강인을 대표팀에 선발했다. 황 감독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태국과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 황선홍 대표팀 임시 감독이 아시안컵에서 '하극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강인을 대표팀에 선발했다. 황 감독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태국과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강인은 지난달 끝난 아시안컵에서 '하극상' 물의를 일으켰다.

보도와 대한축구협회 발표를 종합하면 요르단과 4강전을 앞두고 이강인이 주장 손흥민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고 언쟁이 몸싸움으로 번졌다. 영국 언론 더선 최초 보도로 알려진 이 내용은 대한축구협회가 인정하면서 공식화됐다.

게다가 한국이 요르단에 0-2로 패배하는 바람에 이강인을 향한 비난 여론은 더욱 커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은 경질 전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는 전력강화위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이 요르단전 패배 원인"이라고 해명했다.

▲ 황선홍 대표팀 임시 감독이 아시안컵에서 '하극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강인을 대표팀에 선발했다. 황 감독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태국과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계속된 하극상 논란에 이강인은 지난달 21일 영국 런던으로 찾아가 손흥민에게 직접 사과하고 이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렸다. 또 다른 대표팀 선배와 동료들에게도 한 명씩 연락해 사과했다고 전했다.

이강인은 "(손)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였고 긴 대화를 통해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고 밝혔다.

이어 "그날 식사 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습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팀에 대한 존중과 헌신이 제일 중요한 것임에도 제가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대표팀의 다른 선배님들, 동료들에게도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려서 사과를 드렸습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의 사과를 받아주시고 포용해주신 선배님들과 동료들에게도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저의 행동 때문에 함께 비판의 대상이 된 선수들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향한 비판 또한 제가 받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축구선수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는 이강인이 되겠습니다"고 덧붙였다.

▲ 황선홍 대표팀 임시 감독이 아시안컵에서 '하극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강인을 대표팀에 선발했다. 황 감독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태국과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같은 날 손흥민은 인스타그램에 이강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업로드하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오늘은 조금 무겁고 어려운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습니다"고 운을 뗀 뒤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습니다"고 했다.

이어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세요.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립니다"고 청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들 중에 대표팀내 편가르기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며 우리는 늘 한 팀으로 한 곳만을 바라보려 노력해 왔습니다.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앞으로 저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이 계기로 더 성장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고 다짐했다.

▲ 황선홍 대표팀 임시 감독이 아시안컵에서 '하극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강인을 대표팀에 선발했다. 황 감독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태국과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 황선홍 대표팀 임시 감독이 아시안컵에서 '하극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강인을 대표팀에 선발했다. 황 감독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태국과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소집에선 이강인을 제외해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5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26명에게 이강인의 국가대표 선발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물은 결과 '팀 내 비중과 실력 등으로 고려해 발탁해야 한다(선발 찬성)'는 응답자의 비율은 46.9%였고, '축구는 조직력과 협동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발탁하지 말아야 한다(선발 반대)'는 응답자의 비율이 40.7%로 조사됐다.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12.5%였다.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로 꾸려진 이번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전력강화위원회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황 감독은 이강인을 향한 좋지 않은 여론이 대표팀에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에 "공감한다. 그렇지만 이 결정은 전적으로 감독인 제가 했다"며 "어쨌든 이강인을 부르지 않고 다음으로 넘기면 위기는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안 부르고 다음에 부른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강인이 한국에 들어오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감독 역할이 있지만 또 다른 역할도 있다고 생각한다. 두 선수의 의사 소통도 그것이다. 선수 경험을 돌이켜 봤을 때 항상 팀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풀어지면 다시 단단해질 수 있다. 운동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운동장에서 최대한 빨리 푸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태국과 2연전을 앞두고 1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는 황선홍 임시 감독 ⓒ대한축구협회

40%가 넘는 반대 여론을 뒤로 하고 이강인을 이번 대표팀에 소집한 황 감독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강인과 함께 했다. 소속팀 일정으로 조별리그 3차전에서야 합류한 이강인은 황 감독 전술 핵심으로 활약하며 3연속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황 감독은 "이번 태국 2연전을 다시 하나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에게 속죄한다는 마음으로 치러야 한다. 선수들이 저와 같은 마음이기를 기대한다. 최선을 다해 치르겠다"고 강조했다.

황 감독은 또 대표팀 내부 일이 외부로 누설되는 등 아시안컵에서 드러난 대표팀 문제에 대해선 "고참 선수들과 몇몇 선수와 통화해 일부를 들었다"며 "우리가 오해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안에 있지 않기 때문에 면밀히 파악할 수 없다. 하지만 짧은 기간동안 세심하게 들여다 볼 것이다. 대화가 어려운 부분을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이라면 누구든 어느 상황에서든 만들어낼 수 있다. 가이드라인을 정해서 정리하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태국과 2연전을 앞두고 1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는 황선홍 임시 감독 ⓒ대한축구협회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한국은 태국과 경기를 앞두고 정식 감독을 선임하는 방안과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르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황 감독을 임시 감독으로 선임했다.

황 감독은 파리 올림픽 출전이 걸려 있는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국 대표팀을 위한 결단을 내렸다.

황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가 큰 위기에 처해 있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위원회에서 도움을 요청했을 때 상당히 고심이 많았다. 14년 동안 대표 선수 생활을 하면서 많은 혜택을 받았다. 축구인 한 사람으로서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심 끝에 결정했다. 어려울 땐 피해가고 쉬울 땐 하고, 여태까지 축구해오면서 그렇게 축구하지 않았다. 그래서 결단을 내렸다. 머릿 속에는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까 생각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서 두 경기를 치를 생각"이라고 임시 감독직 수락 이유를 밝혔다.

이어 "시간이 많이 없어서 코칭스태프 선임 후에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55명 예비 엔트리를 정했다. 2주에 걸쳐 코치진과 K리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관전했다. 해외에 있는 선수들은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에 영상을 통해 컨디션과 포지셔닝 등 여러가지를 확인했다.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부상 선수를 제외한 23명을 선발했다"고 덧붙였다.

▲ 황선홍 대표팀 임시 감독이 아시안컵에서 '하극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강인을 대표팀에 선발했다. 황 감독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태국과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FIFA 랭킹에 따라 2차 예선 조 편성에서 1번 포트를 받은 한국은 싱가포르, 중국, 태국과 C조에 묶였다. 1차전에선 싱가포르를 5-0으로 완파했고 2차전에선 중국에 3-0 완승을 거두고 2승으로 조 1위에 올라 있다.

한국과 싱가포르는 오는 2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조별 예선 3차전을 치른 뒤 싱가포르로 이동해 26일 4차전에 나선다. 한국은 태국에 31승 5무 9패로 상대 전적이 크게 앞서 있다.

2차 예선에선 각조 1·2위가 월드컵 3차 예선에 진출하는 동시에 2027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본선 진출권을 함께 획득한다.

월드컵 3차 예선에서 조 2위 안에 든다면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확보한다.북중미 월드컵은 본선 진출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나 아시아지역 예선도 기존 방식과 차이를 보인다. 아시아에 배정된 출전권은 총 8.5장이다.

▲ 이강인 황선홍 감독 ⓒ연합뉴스

▶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태국전 소집 명단

골키퍼(3) : 송범근(쇼난벨마레)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 조현우(울산HD)

수비수(8) : 권경원(수원FC) 김문환(알두하일) 김민재(바이에른뮌헨) 설영우 이명재 김영권(이상 울산HD) 김지수(브렌트포드) 조유민(샤르자)

미드필더(10) : 박진섭(전북현대) 백승호(버밍엄시티) 손흥민(토트넘홋스퍼) 엄원상(울산HD)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 정우영(VfB슈투트가르트) 정호연(광주FC) 홍현석(헹크) 황인범(FK츠베르타)

공격수(2) : 조규성(FC미트윌란) 주민규(울산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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