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소집한 황선홍 "운동장서 일어난 일, 운동장서 풀어야"
"손흥민이 이강인 보듬어 안고 화합해 나가자고 의견"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황선홍 23세(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손흥민과 충돌을 일으켜 물의를 빚은 이강인을 국가대표팀에 재소집했다. 그는 이강인 만의 문제가 아닌 팀 구성원 모두의 문제라며 현장에서 갈등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임시로 A대표팀 감독을 겸임하기로 한 황선홍 23세(U-23) 축구대표팀 감독은 11일 오전 대한축구협회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 2연전에 출전할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황 감독은 이강인은 물론 손흥민까지 모두 소집 명단에 올렸다. 그는 명단 발표 전에 두 선수와 직접 의사 소통을 했다고 설명했다.
황 감독은 "두 선수와 직접 소통했다"며 "이강인 선수는 축구 팬 여러분들과 팀원들에 사과를 하고 싶어 한다. 손흥민 선수는 이강인 선수를 보듬어 안고 또 화합해서 앞으로 나가야 되지 않겠냐는 의견을 내놨다. 그래서 선발했다"고 밝혔다.
황 감독은 이강인의 하극상 사건은 팀 구성원 모두의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이러한 일들이 두 선수만의 문제인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 안에 있는 팀원들, 코칭스태프, 지원 스태프 등 모든 팀 구성원들의 문제"라며 "이번 태국 2연전을 우리가 다시 하나 된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들께 속죄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치러야 된다"고 말했다.
이강인을 징계 차원에서 발탁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들었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황 감독은 평가했다. 그는 "이강인 선수를 부르지 않고 다음으로 넘기면 위기는 넘어갈 수는 있겠지만 이번에 안 부르고 다음에 부른다고 해서 이 문제가 다 해결될 것이라고는 생각 안 한다"며 "언제든 이강인 선수가 한국에 들어오면 이 문제가 여러 가지 상황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감독은 운동장에서 있었던 일은 운동장에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 경험으로 봤을 때 항상 이런 팀 내의 문제는 있다. 다만 그런 것들이 얼마나 빨리 풀어지고 또 다시 모아지면 또 더 단단해질 수도 있는 요소다. 그런 경험을 제가 선수 시절 때도 했다"며 "운동장에서 일어나는 것은 운동장에서 최대한 빨리 푸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번 태국과의 2연전은 국가대표팀 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황 감독은 "조금 짧은 기간이라도 좀 세심하게 들여다볼 생각"이라며 "여러 가지 대화를 통해서 어려워하는 부분들을 조금은 정리를 좀 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대표팀 내 사건이 외부로 새어나가는 것을 차단할 방안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이강인 사태 역시 영국 언론을 통해 처음 폭로됐다. 대표팀 내 사정이 외국 언론을 통해 폭로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황 감독은 "말이라는 것은 스태프든 여러 가지 상황에서도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며 "그런 것들은 우리가 좀 가이드라인을 정해서 어느 정도는 정리를 하고 가야 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황 감독은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이끈 대표팀에 불균형 문제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조금 밸런스적인 측면에서 공격과 수비 시 불균형이 맞지 않았나 생각을 갖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좋은 밸런스를 갖추고 있어야 거기서부터 모든 것을 시작할 수 있다. 그 부분을 조금 집중해 준비해서 경기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던 주민규를 전격 발탁한 데 대해 황 감독은 안 뽑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는 사실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지만 득점력은 또 다른 영역"이라며 "3년간 리그에서 50골 이상 넣은 선수는 지금 전무하고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기대를 모았던 이승우는 발탁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경기장에서도 확인을 했고 경기를 보기 전에 우리 코칭스태프들이 미팅을 했을 정도로 마지막까지 이승우 선수에 대해서는 논의가 있었다"며 "하지만 2선 조합이나 여러 가지 측면으로 봤을 때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선발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라며 "이승우 선수뿐만 아니라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에게 대표팀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 포기하거나 실망하지 말고 정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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