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송영길'의 광주 출마…'미워도 다시 한번' 통할까?
민주당 본산·야권 심장부라는 광주 상징성
"정치복권에 적합" vs "정치생명 연장 반감"
[광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낸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와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22대 총선 출마지로 광주를 선택하면서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전·현직 대표 3인의 대결구도가 광주에서 만들어졌다.
전직 대표 2명이 민주당의 본산이자 '야권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이 있는 광주를 찾은 데 대해 정치적 복권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는 의견과 정치공학적 이해관계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11일 광주지역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을 탈당해 신당을 창당한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는 광주 광산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수감 중 창당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는 광주 서구갑에 출마한다.
이 대표는 고향인 영광군 선거구에서만 내리 4선(16~19대)을 하고 전남도지사에 당선된 후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내는 등 정치 탯줄을 전남에 묻은 정치인이다.
송 대표는 전남 고흥이 고향으로 인천 계양에서 5선(16·17·18·20·21대) 국회의원을 했고 2010년 지방선거 때 인천광역시장에도 당선되는 등 정치 생활 대부분을 인천에서 했다.
두 정치인 모두 광주가 아닌 곳에서 정치활동을 했음에도 정치적 돌파구를 찾기 위해 광주를 선택했다.
이 대표의 경우 자신의 측근인 박시종 새로운미래 당대표 비서실장이 광산을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했던 곳이라 조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이재명 대표와 각을 지고 탈당한 점을 감안하면 대표적 친명(친이재명)계인 민형배 의원과 대결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명분 또한 살릴 수 있다.
선거운동 기간 이재명 대표가 광산을에서 지원유세를 한다면 전 현직 대표 간 대결구도도 만들 수 있다.
송 대표는 옥중출마라 선거운동이 제한적이다. 서구갑은 비명계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포함된 송갑석 의원의 지역구다.
송 대표와 송 의원은 고향이 전남 고흥으로 같다. 송 의원이 경선에서 조인철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을 제치고 본선에 진출하면 운동권 출신 고향 선후배가 맞붙어야 한다. 만약 송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하면 송 대표가 송 의원의 조직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광주는 민주당 독점구도로 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과 같은 정치 지형이지만 이 대표와 송 대표가 민주당의 대안세력을 자처하며 광주에 출마하면서 이재명 현 대표와 대결구도가 만들어졌다.
정치권은 두 전직 대표의 광주행은 광주의 상징성과 연관돼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이 깃든 민주당의 심장부가 광주라는 점에서 광주의 선택을 받았을 때 정치적 재기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공교롭게 이 대표와 송 대표 모두 '큰 정치'와 '대권'을 염두한 발언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민주당은 호남 정치인의 싹을 자르고 있다. 광주에서도 큰 정치인이 나와야 한다"고 했고 송 대표도 출마에 앞서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호남불가론, 영남후보론, 20년 민주당을 지배해 온 도그마를 깨고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남 신안이 고향인 천정배 전 의원도 경기도 안산에서 4선을 한 후 광주로 내려와 무소속과 국민의당 소속으로 2선을 했다. 하지만 이번 22대 총선에서는 낮은 지지율 등으로 인해 7선 도전을 포기했다.
두 전직 대표의 화려한 정치적 수사와 지역발전 공약에도 광주가 정치공학적 또는 이해관계에 따라 소구되는 데 대한 시민들의 반감도 상당하다.
김상현·한화갑 전 의원이 정치생활 막바지 광주에 출마했다가 재기하지 못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민주당색이 강한 광주가 정치생명 연장을 위한 인공호흡기 역할을 하는 것에 시민들이 느끼는 거부감이다. 자칫 호남이 민주당 내 또는 전국 정치 지형에서 고립된 '섬'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작동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미워도 다시 한 번'이 통할 지 광주시민의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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