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음악은 황혼·연무의 느낌”…‘생상스’ 음반 낸 랑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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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출신 피아니스트 랑랑(42)은 호불호가 갈리는 연주자다.
이번엔 그가 '생상스' 음반을 내놓았다.
랑랑의 아내 지나 앨리스도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연주에 제2 피아니스트로 함께했다.
"콩쿠르에서는 자주 연주되는데 프로 피아니스트들은 많이 연주하지 않는 것 같더군요." 그는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덕분에 스크랴빈의 작품이 널리 알려진 것처럼 생상스의 이 협주곡을 발견해서 연주하기 시작하면 더 많이 알려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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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아내 지나 앨리스도 참여
중국 출신 피아니스트 랑랑(42)은 호불호가 갈리는 연주자다. 엄청난 기교와 쇼맨십에 가까운 무대 매너를 자랑하는 그는 스타 연주자로서 세계 음악계 안팎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반면, ‘랑랑은 무조건 거른다’는 애호가들도 더러 있다. 대중적 작품들에 특화된 연주자란 시선도 받는다. 하지만 2년 전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음반으로 깊이 있고 독창적인 해석을 선보이며 세간의 이런 평가를 무색하게 했다. 이번엔 그가 ‘생상스’ 음반을 내놓았다.
지난 8일 화상으로 만난 그는 특유의 유쾌한 표정이었다. 옆에 있던 업라이트 피아노로 곡 일부를 짧게 시연하기도 했다. 그는 “한 마디로 프랑스 앨범”이라며 “아름다운 프랑스 음악을 제대로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음악은 마치 물처럼 흘러요. 황혼, 연무 같은 자연을 떠올리게 하죠. 로맨스와 무드, 사랑을 향한 갈구 같은 것도 있고요.” 그는 “어릴 때부터 프랑스 레퍼토리에 특별한 애정이 있었다”며 “아시아인으로 생각할 때 프랑스 음악은 약간 동양 음악 같은 느낌이 있다”고 했다.
잘 연주되지 않던 프랑스 여성 작곡가 5명의 곡을 수록한 점도 눈에 띈다. 루이즈 파렝(1804~1875), 멜라니 보니스(1858~1937), 제르맹 테유페르(1892~1983), 릴리 불랑제(1893~1918), 샤를로트 소이(1897~1955) 등의 작품을 담았다. 랑랑은 “단순히 여성 작곡가들이라서가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훌륭한 곡을 다시 살려내고 싶었다”며 “유명하든, 유명하지 않든 아름다운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랑랑의 아내 지나 앨리스도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연주에 제2 피아니스트로 함께했다. 지나 앨리스는 어머니가 한국인, 아버지가 독일인이다. 랑랑은 “아내는 작곡과 연주를 둘 다 하는 재능있는 아티스트”라며 “함께 작업하는 게 즐겁다”고 했다. 지나 앨리스도 네살부터 피아노를 쳤고, 18살에 베를린 필하모닉과 협연할 정도로 재능을 보였다.
랑랑은 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저평가된 작품’이라고 얘기한다. “콩쿠르에서는 자주 연주되는데 프로 피아니스트들은 많이 연주하지 않는 것 같더군요.” 그는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덕분에 스크랴빈의 작품이 널리 알려진 것처럼 생상스의 이 협주곡을 발견해서 연주하기 시작하면 더 많이 알려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협주곡은 바흐의 오르간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데 리스트나 라흐마니노프처럼 웅장하다”고 표현했다.
도이체그라모폰(DG)에서 발매한 이번 앨범은 지휘자 안드리스 넬손스가 이끄는 라이프치히게반트하우스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이 악단은 매우 아름다운 현을 갖추고 있어서 풍성함과 깊이가 있어요.” 랑랑은 “생상스의 작품만큼은 이 악단이 정통성을 지니고 있다”며 “생상스의 많은 작품을 이 악단이 초연했다”고 강조했다.
랑랑은 오는 11월 내한해 쇼팽의 마주르카를 연주하는 리사이틀을 연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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