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oitte] 2024 첨단 기술·미디어·통신 산업 전망 ③ | 영화·TV·게임 협업…스토리텔링 프랜차이즈, M&E 산업 키운다

케빈 웨스트콧 딜로이트 미국 첨단기술·미디어·통신 부문 리더 2024. 3. 1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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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유니버설 픽처스

2023년 대박을 터뜨린 영화와 TV 시리즈물은 비디오게임에서, 역시 대박을 터뜨린 비디오게임은 영화나 TV쇼에서 시작된 경우가 꽤 있다. 게임 스토리를 영화로 만드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그러한 개작의 품질과 양 그리고 이로 인한 수익이 최근 수년간 눈에 띄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비디오게임의 인기와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결과다. 이제 할리우드는 스토리를 확장해 수익을 꾀할 수 있는 새로운 지식재산권(IP)을 찾기 위해 게임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게임 제작사들은 자신들의 IP를 기반으로 더 많은 수익을 올리면서 치솟는 게임 개발 비용을 줄이기 위해 TV 및 영화 제작사들과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팬덤을 파악하고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이 이러한 스토리텔링 프랜차이즈 성공의 열쇠다.

딜로이트는 미국 박스오피스 수익에서 비디오게임 IP를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5년까지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2025년에 이르면 대부분 주요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에 게임 스토리에 기반한 콘텐츠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의 스토리텔링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소비자가 게임을 즐기는 시간도 많아지면서, 이미 2000억달러(약 266조원) 규모인 글로벌 게임 산업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력해지고 있다. 게임, TV, 영화를 막론하고 큰 인기를 얻는 스토리는 미디어 형태를 넘나들며 팬층을 형성하고 스토리텔링 프랜차이즈를 형성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기반이 된다.

스토리란 단 하나의 미디어보다 큰 존재이자 우주다. 그리고 스크린을 보며 스토리를즐기는 데서 끝나지 않고, 직접 그 우주로 들어가 주인공이 되어 세계를 구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이러한 몰입형 경험을 열망한다. 따라서 IP를 시리즈물과 영화뿐 아니라 게임으로 만들려는 제작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참신한 세계관 제시하는 스토리텔링의 힘

2023년 여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비디오게임에 기반한 영화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기록되며, ‘슈퍼 마리오’ 게임 제작사인 닌텐도에 13억달러(약 1조7300억원)의 수익을 안겨줬다. 그전까지는 비디오게임 기반 영화 중 박스오피스 수익이 5억달러(약 6700억원)를 넘은 경우가 없었다. 얼마 안 있어 일렉트로닉 아츠가 영화를 기반으로 제작한 게임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를 분기 실적 공신 두 개 작품 중 하나로 꼽았다.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공개된 영화와 시리즈물을 기반으로 한 비디오게임이 포함된 모바일게임 서비스를 일찍부터 론칭한 넷플릭스의 성공은 말할 것도 없다.

이처럼 게임의 세계와 영화의 세계 간 경계가 무너지며, 둘 사이를 오가는 배우와 스토리, 프로모션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합종연횡이 성공을 거두면서 즉각적 수익이 창출될 뿐 아니라, 스토리텔링 프랜차이즈의 가치가 극장을 넘어 더 넓은 세계로 확장되고 있다. 성공적인 스토리가 등장하면, 게임 IP가 박스오피스 수익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게임 인구를 늘리며, 해당 스토리에 대한 팬층을 늘려, 또 다른 형태의 미디어로 재탄생되는 선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

케빈 웨스트콧 딜로이트 미국 첨단기술·미디어·통신 부문 리더UC 산타크루스 경제학

열정적 팬덤 확보 관건… 인터랙티브 경험 익숙한 젊은 세대 공략

스토리텔링 프랜차이즈가 성공하려면 팬덤 확보가 필수다. 팬덤은 스토리 자체를 중심으로 형성될 수도 있고 캐릭터나 스토리가 담고 있는 세계관에 기인해 형성될 수도 있다. 이렇게 팬덤이 성장하면 커뮤니티가 형성돼 서로 열정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챕터와 스핀오프를 함께 고대하고, TV와 영화, 게임, 소셜미디어뿐 아니라 실물 상품과 실제 경험 등 물리적 세계로까지 팬덤이 확장된다. 이와 함께 스토리는 더욱 강한 생명력을 얻는다. 이렇게 팬들의 열정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부추기면 스토리텔링 프랜차이즈를 수십 년 또는 수 세대 동안 성공적으로 유지할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오래된 팬의 열정을 유지하고 새로운 팬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혁신과 의지가 필요하다.

특히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M&E) 소비자 행태를 주도하는 세대가 변화하면서 비디오게임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는 이전 세대처럼 TV와 영화에 국한되지 않고, 소셜미디어와 비디오게임도 같은 수준으로 즐긴다. 게다가 모든 채널을 통틀어 콘텐츠, 창작자, 유명인, 스토리에 직접적으로 몰입하기를 원한다.

특히 게이머들의 열정이 높다. 게이머들은 우주관이 방대해 제작 비용이 2억달러(약 2700억원)를 넘는 게임 한 작품에 평균 60~100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이머들은 주인공과 여정을 함께하고, 게임 캐릭터들과 관계를 맺으며 함께 도전을 극복해 결국 세상을 구한다. 이 과정에서 만족을 느낀다면 게이머들은 충성스러운 팬덤을 형성해 스토리 및 프랜차이즈와 자신을 동일시하기도 한다.

이렇게 한번 열정적 팬덤이 형성되면 해당 스토리를 새로운 미디어로 확장하기가 용이하다. 단 애초에 팬들을 매료시켰던 스토리의 핵심 가치와 독특한 세계관이 훼손되지 않아야 팬덤을 잃지 않을 수 있다. 다행히 현재 미디어 기업의 리더들 스스로가 인기 있는 게임 프랜차이즈를 즐기면서 자란 세대이기 때문에, 이전 세대보다 이 같은 팬들의 기대를 훨씬 잘 파악할 수 있다. 이들은 스토리의 핵심 가치를 어디까지 지켜야 하고, 그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스토리를 확장·진화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해 이전 세대보다 훨씬 뛰어난 감각을 지니고 있다.

게임‘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 일렉트로닉 아츠

스토리 본질 집중해야 세계관 확장 가능

게임 IP는 TV와 영화 제작을 촉진할 뿐 아니라 팬 인게이지먼트(fan engagement·팬 참여)와 수익을 강화할 수 있는 강력한 팬덤을 형성한다. 하지만 제작사들은 애초에 팬들을 매료시켰던 스토리의 독특한 세계관과 핵심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는 기존 팬을 유지할 뿐 아니라 새로운 팬을 형성하는 데도 중요한 일이다.

기술 혁신도 중요한 요인이다. 이 덕분에 각종 미디어를 오가는 IP 전략을 수립하기가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가상 제작 툴의 활용이 늘면서 게임엔진이 영화 및 TV 제작의 핵심 기술로 떠올랐다. 후반 작업이었던 컴퓨터 그래픽스와 시각 효과를 세트장에서 실시간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기술 덕분에 하나의 IP를 게임과 비디오 양쪽으로 만들기가 용이해졌을 뿐 아니라 미디어를 넘나드는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영화 및 TV 제작사와 게임 제작사들이 손을 잡으면, 막대한 제작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여름 블록버스터급 영화나 ‘트리플 A(AAA)’ 게임(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 최고급 퀄리티의 비디오게임)은 제작부터 출시까지 약 3억달러가 든다. 하지만 양쪽이 전략적으로 힘을 합치면, 디지털 자산과 제작 툴을 공유해 하나의 세계관을 각기 다른 스토리라인과 경험으로 만들기가 용이해진다. 이러한 방식으로 제작을 최적화하고 전략적 계획을 수립하면서 강력한 관객 데이터를 확보하면 콘텐츠, 캐스팅, 배급 등과 관련한 결정을 내릴 때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여러 형태의 협업과 제작 툴을 활용하면 다양한 미디어로 더욱 손쉽게 스토리를 확장할 수 있지만, 스토리텔링 프랜차이즈를 지탱하는 힘은 스토리 자체의 독특한 가치와 여기에 매료된 팬층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충성스러운 팬덤은 해당 스토리에서만 찾을 수 있는 독특한 세계관과 캐릭터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따라서 제작사들은 이러한 스토리의 고유한 가치에 집중하고 독특한 세계관이 더욱 돋보일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핵심 가치와 세계관만 제대로 살아 있다면, 스토리라인과 주요 캐릭터들을 수정해 게임, TV, 영화를 넘나드는 작품을 제작해 스토리의 생명을 수 세대로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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