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아 EV6 GT | 제로백 3.5초…기아 車 중 가장 빠르다

고성민 조선비즈 기자 2024. 3. 1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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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6 GT. 고성민 기자

기아 전기차 EV6 GT는 기아가 만든 자동차 중에서 가장 빠르다. 자동차 주행 성능을비교할 때 주로 쓰이는 지표는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인데, EV6 GT는 제로백이 3.5초에 불과하다. 슈퍼카 브랜드와 어깨를 맞댄다. 실제로 기아는 EV6 GT를 출시하며 이 차가 람보르기니 우루스, 메르세데스-벤츠 AMG GT, 포르셰 911 타르가4 등 고성능 슈퍼카보다 빠르다고 강조한 바 있다. EV6 GT를 시승했다.

EV6 기반으로 디자인 차별화

EV6 GT는 기본형 EV6를 기반으로 만든 고성능 차다. 전체적인 외관은 EV6와 큰 차이가 없다. EV6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의 독특한 형태와 개성 있는 헤드램프 모양이 특징인데, 이 디자인은 EV6 GT도 똑같다.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반영한 디자인이다. EV6는 오퍼짓 유나이티드 철학을 적용한 기아의 첫 자동차로, 이후 이 기조는 EV9을 비롯해 쏘렌토, 카니발 등에 두루 도입되고 있다.

EV6 GT는 고성능 차인 점을 강조하는 디자인 요소가 몇 군데 있다. 우선 바퀴에 달린 형광색 브레이크 캘리퍼가 눈에 띈다. 기본형 EV6보다 큰 이 브레이크 캘리퍼는 디자인 차별화 요소일 뿐만 아니라 고성능 차에 걸맞은 강력한 제동 성능을 갖추도록 한다. 또 EV6 GT는 기본형 EV6(19~20인치)에 없는 전용 21인치 휠을 장착한다. 커다란 휠은 시각적으로 역동성을 더하고, 고속 주행 안정성을 높인다. 앞 범퍼와 뒤 범퍼의 모양, 후미 반사판의 형상도 기본형 EV6와 약간 다르다.

EV6 GT는 길이 4695㎜, 너비 1890㎜, 높이 1545㎜다. 휠베이스(앞바퀴 중앙과 뒷바퀴 중앙 사이의 거리)는 2900㎜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기반해 차체 크기 대비 휠베이스가 넉넉하다. 내연기관차의 부품이 사라진 공간을 실내 공간으로 확보한 덕분이다. EV6 GT는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뒷좌석 레그룸(다리를 뻗는 공간)이 확연히 넓다.

실내 디자인은 기본형 EV6와 대체로 비슷하다. 12.3인치 계기판과 12.3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합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똑같이 장착했다. 시트는 얇고 단단한 스포츠 성향이어서 EV6와 명확히 구분된다. 모터스포츠 경주 차에 들어갈 것 같은 시트가 역동적인 주행을 기대하게 한다. 착좌 위치도 기본형보다 낮게 배치됐다. 노면을 보다 가까이에서 느끼며 달릴 수 있다. 이는 장거리 운전에 적합한 편안한 좌석은 아니라는 뜻이다.

기아 EV6 GT. 고성민 기자

제로백 3.5초의 괴물 전기차

EV6 GT는 전륜과 후륜에 각각 전기모터를 장착해 사륜구동으로 움직인다. 전륜 모터 출력은 160㎾, 후륜 모터 출력은 270㎾다. 합산 최고 출력 430㎾(585마력), 최대 토크 75.5㎏f㎏f·m를 발휘한다. 내연기관 엔진의 분당회전수(rpm)는 최대 6000~8000회 안팎인데, EV6 GT가 장착한 고성능 모터는 rpm을 최대 2만1000회까지 끌어올린다.

EV6 GT는 출발과 저속에서부터 강력하다. 전기차는 토크 전달이 즉각적이라 초반부터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특성이 있는데, 제로백 3.5초의 폭발적인 가속력이 더해지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달린다. 특히 주행 모드에 따라 힘의 차이가 확연하게 달라진다. EV6 GT는 에코·노멀 모드에서 214㎾(287마력), 스포츠 모드에서 320㎾(429마력), GT 모드에서 430㎾(585마력)를 낸다. 효율을 중시하는 에코 모드에서의 출력도 강한 편이고, 에코 모드에서의 서스펜션(차체의 무게를 받쳐 주는 장치)도 단단하다. 모든 힘을 내뿜는 GT 모드에서는 차가 총알처럼 느껴지는데, 가속 페달을 얕게 밟아도 순식간에 속력을 높인다. 깊게 밟으면 머리가 곧바로 머리받이에 착 달라붙는다.

에코 모드에서 서스펜션은 일상 주행을 해칠 정도로 과하지 않아, 데일리카(매일 출퇴근 용도로 쓸 수 있는 차)의 실용성을 확보한다. EV6 GT의 차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그랜드 투어러(Grand Tourer·장거리를 빠르고 편하게 주행하는 차)의 성격을 어느 정도 갖고 있다.

EV6 GT는 회전 구간에선 기술적으로 코너링을 소화한다. 전자식 차동 제한 장치(e-LSD)로 좌우 바퀴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해 안정적이고 빠르게 곡선 구간을 주행하기 때문이다. 코너 주행 시 좌우 바퀴의 회전수가 달라지는데, 이때 e-LSD는 바깥쪽 바퀴에 더 많은 구동력을 전달해 언더스티어(운전대를 돌린 각도보다 차의 회전 각도가 커지는 현상, 바깥쪽으로 빠지는 현상) 성향을 억제하고 코너링 성능을 높인다.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라면 역동적인 주행 경험을 만족스럽게 체험할 수 있다. 기아는 전륜 서스펜션 강성을 높이고 후륜에도 강성바를 더해 차체 비틀림을 최소화하고 민첩한 핸들링 성능을 구현했다고 설명한다. 다만 2160㎏에 달하는 공차 중량 때문에 상당히 높은 출력에도 가볍고 경쾌하게 달리는 느낌은 들지 않고 묵직하게 힘을 붙이는 편이다.

1회 충전으로 342㎞ 주행

EV6 GT는 77.4㎾h㎾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으로 최대 342㎞를 주행한다. 복합 전비는 3.9㎞/㎾h㎾h다. 기본형 EV6와 비교하면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와 전비는 낮아졌다. E-GMP에 기반한 전기차여서 800V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18분 만에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한다. 또 다른 현대차그룹 전기차처럼 회생제동(감속 시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술)을 0단계에서 4단계까지 설정할 수 있다. EV6 GT의 가격은 7200만원이다. 전기차 국고 보조금을 267만원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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