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핑계로 조정 이어갈까…뜨거웠던 어닝 시즌도 끝[이번주 美 증시는]

권성희 기자 2024. 3. 1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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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는 지난 8일(현지시간) 기분 좋게 상승하던 엔비디아가 갑작스럽게 대규모 차익 매물로 급락하면서 지난주 하락 마감했다.

지난주 나스닥지수는 1.2% 내려갔고 S&P500지수는 0.3%, 다우존스지수는 0.9% 떨어졌다.

별다른 조정 없이 4개월 이상 상승 질주해온 미국 증시가 본격적인 차익 실현 움직임에 얼마간의 약세 기간을 이어갈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번주에는 지난 2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발표된다.

오는 12일에는 지난 2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오는 14일에는 지난 2월 생산자 물가지수(PPI)가 공개되는데 예상치를 웃돈다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올해 하반기로 미뤄지며 증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현재 트레이더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오는 6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 지표는 지난 1월에 예상치를 웃돈데 이어 지난 2월에도 크게 꺾이지 않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2월 CPI는 전월비 0.4% 올랐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1월의 전월비 상승률 0.3%보다 높아진 것이다. 다만 지난 2월 연간 CPI 상승률은 3.1%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 2월에 전월 대비 0.3%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1월의 0.4% 상승에 비해 낮아진 것이다.

지난 2월 근원 CPI의 전년비 상승률에 대해서는 다우존스가 3.7%, 팩트셋이 3.8%를 컨센서스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1월의 3.9%에 비해 낮아진 것이다.

지난 2월 PPI 상승률도 두드러진 하락세를 보여주진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월 PPI의 전월비 상승률은 0.3%로 지난 1월과 동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월 PPI의 전년비 상승률은 1.1%로 오히려 전월 0.9%보다 올라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월 근원 PPI는 전월비 0.2% 올라 지난 1월의 전월비 상승률 0.5%에 비해 크게 둔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년비 상승률은 1.9%로 전월의 2.0%에 비해 소폭 낮아지는데 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D.A. 데이비슨의 자산 관리 연구 책임자인 제임스 래건은 CNBC에 "물가지수 안에는 많은 카테고리가 있기 때문에 지난 1월의 인플레이션 강세가 한달만에 바로 약세로 반전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하락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에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하는 소비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소매판매도 오는 14일 발표된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0.7%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소매판매가 전월비 0.8% 급감한데 따라 회복 양상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주에는 11일 장 마감 후에 오라클과 14일 장 마감 후에 어도비가 실적을 발표한다. 인공지능(AI) 수혜와 관련해 언급이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7일에는 AI 수혜주로 반도체 기업인 브로드컴과 마블 테크놀로지, 데이터베이스 회사인 몽고DB가 실적을 발표했는데 주가는 다음날 모두 급락했다. 브로드컴은 실적이 좋았으나 실적 기대감에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했고 마블 테크놀로지와 몽고DB는 실적 전망이 다소 실망스러웠다.

지난해 4분기에 대한 어닝 시즌은 이번주로 사실상 막을 내린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해 예상보다 좋았다. 특히 몇몇 AI 수혜 기업들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선사하면서 미국 증시는 지난 1월 중순 어닝 시즌이 시작되면서부터 큰 폭의 랠리를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 증시가 단기 급등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만큼 끈적끈적하게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인플레이션 지표를 핑계로 이번주에도 조정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증시가 지난해 10월 말부터 4개월 이상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차익 실현 욕구도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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