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과 맞대결' 송기호 "중산층의 송파서 '활력 경제' 이룰 것"[인터뷰]
"송파에 진심인 제게 일할 기회를 꼭 주십시오. 중산층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해내고 사회 발전에 참여할 수 있는 정치 모델을 송파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송기호 변호사가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잠실 새마을 전통시장'의 한 상가 건물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중산층이 앞으로 나아가려 할 때 우리 사회의 중요한 변화들을 많이 만들어낸다"며 이같이 밝혔다.
송 변호사는 지난달 서울 '송파을' 민주당 후보를 가리기 위한 3인 경선에서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홍성룡 전 서울시 의원을 한 번에 꺾고 본선에 올랐다. 송파 지역은 강남, 서초와 함께 '강남 3구'로 불린다. 민주당에 전통적인 도전지(험지)로 여겨지는데다 국민의힘에서 나온 후보는 재선에 도전하는 배현진 의원이다.
만만치 않은 싸움이지만 송 변호사는 "나는 뼛 속 깊이 송파인"이라며 "첫 아이가 태어날 무렵이던 지난 1995년부터 30년 가까이 송파에 터를 접고 살아온 경험과 진정성으로 누구보다 제대로 된 송파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송 변호사는 1963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광주제일고,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농업과 국제통상 분야에서 전문성을 길렀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활동하는 등 공익 활동에 관심을 가져왔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당시 쇠고기 협상에서 협정문 오류를 짚어냈고 2019년 우리나라와 일본이 수출규제 갈등을 겪었을 때는 민간 분야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이런 활동은 송 변호사를 자연스럽게 정치의 길로 이끌었다. 그는 "변호사 활동만으로는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기 어렵다고 생각했고 직접 통상 정책에 관여하고 싶었다"며 "더 나은 사회,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투신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가 송파을에 공들인 시간은 꽤 길다. 2017년부터 민주당 송파을 지역위원장을 맡았다. 2018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전 최재성 전 의원과의 경선에서 탈락해 본선에는 출마하지 못했다.
송 변호사는 송파를 '건강하고 합리적이며 다양성을 존중하는 중산층의 도시'라고 정의했다.
그는 송파 유권자의 특색에 대해 "기본적으로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왔고 본인의 성취에 자부심을 느끼는 자수성가형 주민들이 많다. 현실에 안주하기보단 앞으로 나아가려 하는, 진취적인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특정 정당을 몰아주기보단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똑바로 하는 사람을 고르겠다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송 변호사는 이 곳에서 '강남 중산층 정치'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중산층이 좀 더 사회의 의미있는 변화를 위해 나아갈지, 아니면 단순 기득권을 지키는 데 멈출지는 우리 사회 전체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힘이라 생각한다"며 "강남권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어쨌든 한국 사회가 모여들려 하는 곳이다. 제가 생각하는 강남 송파에서의 정치란 중산층이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과제들을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사회 발전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변호사가 송파의 정치인으로서 실현하고 싶은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이미 많은 교육 투자를 받고 자란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좀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이 지역에서 '활력 경제'를 이루는 것이다.
송 변호사는 '활력 경제'에 대해 "단순히 소수의 재산 축적, 양적 성장을 뜻하는 게 아니다"라며 "고령화, 기후위기, 보건 등 사회의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부가가치가 창조되는 질적 성장을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과 일본에 비해서도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낮은 것은 분명 문제란 지적이다.
송 변호사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연계 교육 특구지정 추진,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부과기준 완화, 다세대·다가구 주택 용적률 상향 추진 등 여러 공약을 내걸었지만 요즘 특히 집중하는 것은 고공행진하는 물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는 "송파에는 1년에 5조원 규모의 농수산물을 취급하는 가락시장이 있다. 가락시장 유통 계획을 통해 시장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지금 우리가 인터뷰하고 있는 잠실 새마을시장은 조직화된 상인 리더십이 있는 곳이다. 쉽게 말해 그 조직력을 활용해 가락시장 안에 새마을시장 물류센터를 만든다면 이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질좋은 농수산물을 손쉽고 값싸게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는 새로운 경제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송 변호사가 이날 인터뷰 장소로 전통시장 내 상가를 선택한 이유도 남달랐다. 그는 "인근에 대형 아파트 단지가 있고 롯데백화점도 있는 곳에 전통시장이 상생하고 있다는 것이 의미있다"며 "최근에는 일부 상인의 세대교체도 이뤄져 '루프탑' 등 다양한 공간, 신사업패턴을 만들어내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송 변호사는 2019~2020년 새마을 전통시장의 일종의 현대화 작업이라 할 수 있는 아케이드를 만들때도 변호사로서 상인들과 중소벤처기업부 사이에서 적극 조력했다.
송 변호사는 아이들 교육과 관련해서는 탄천을 십분 활용하겠다고 했다. 탄천은 한강의 지류로 경기도 용인에서 발원해 성남시를 지나 서울 송파구, 강남구를 거쳐 한강으로 흘러드는 길이 약 36km의 하천이다.
송 변호사는 "아이들에게 많은 지식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막상 사회에 나갔을 때 사람에 대한 이해, 소통, 자연에 대한 배려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탄천은 잠재력이 풍부한 곳이다. 국회의원에 당선이 된다면 탄천유역권종합 관련법을 만들어 탄천을 아이들이 생태적 경험을 할 만한 곳으로 바꿔보고 싶다"고 했다.
송 변호사가 만난 송파을 유권자 민심은 아직 여야, 그 어느 쪽 손도 확실히 들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송 변호사는 "현 정부가 너무 못한다, 국정운영의 철학을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며 "그렇다고 곧바로 무능한 정권에 대한 대안으로 민주당을 선택하지도 않으신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정책에 대해 압박을 크게 받은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투기의 목적이 아니라 성실하게 일해 겨우 송파에 집을 마련했는데 지난 정부 때 부동산 관련 세금 압박 때문에 부업을 뛰어야 했단 분도 계시고 그 희생을 감수할 만큼 사회적 목표가 달성됐는지 모르겠단 분들도 계신다"며 "그런 불평을 들으면 과거 부동산 정책의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겠다고 솔직히 이야기드린다"고 털어놨다.
송 변호사는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송파에 사는 사람의 눈으로 송파의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며 "그동안 마을 변호사, 학교폭력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송파 주민들과 같이 땀 흘려 일해왔다. 송파에 진심인 제게도 한 번은 일 할 기회를 꼭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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