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우상 이치로 만나 영감받다···멜빈 감독 “좋은 대화 나눠”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가 밥 멜빈 감독의 주선으로 우상 스즈키 이치로를 만났다.
이정후는 11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MLB 시범경기 시애틀전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를 쳤다. 이정후의 시범경기 타율은 0.368(19타수 7안타), OPS(출루율+장타율)는 1.008이다.
1회 시애틀 선발 조지 커비에게 이번 시범경기 두 번째 삼진을 당한 이정후는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익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시애틀 왼손 투수 타일러 사우세도를 상대로 중전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이정후는 6회 수비 때 대수비로 교체돼 경기를 마감했다.
좌완을 상대로 첫 안타를 친 것과 함께 이 경기는 이정후에게 각별한 의미를 갖게 됐다. 멜빈 감독의 주선으로 경기 전 자신의 우상인 시애틀의 구단주 특별보좌인 이치로를 만난 것이다. 이정후가 야구를 시작한 뒤 이치로를 롤모델로 삼은 것은 유명하다. 그가 등번호를 입단 첫해 41번에서 2년차 때 51번으로 바꾼 것도 이치로 때문이었다. 이정후는 이치로가 은퇴할 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Adieu 51”이라는 글귀와 함께 이치로의 사진을 게재했다.
과거 시애틀 감독 시절 이치로를 지도했던 멜빈 감독이 이정후의 우상이 이치로라는 것을 알고 경기 전 직접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스플릿 스쿼드로 나눠 경기를 했는데, 멜빈 감독은 원정경기인 시애틀전에 왔다. 이는 이정후를 위해서였다.
미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스플릿 스쿼드가 치러지는 날, 감독은 일반적으로 원정에 가지 않는다. 그러나 멜빈 감독은 시애틀에서 그의 신인 중견수(이정후)와 오랜 친구(이치로)를 따뜻하게 소개하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이정후는 경기 전 원정팀 클럽하우스 감독실에서 이치로를 만났다. 이정후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치로의 야구를 생각하는 방식, 경기를 생각하는 방식에 감탄했다”면서 “그를 생각하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바로 그 부분”이라고 말했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와 이치로는 야구를 준비하는 과정과 그 의미, 51번을 입는 자부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정말 좋은 대화였고 이정후가 경청했다”고 전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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