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이 쓸고 간 자리엔 전기톱이 내는 굉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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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 산불로 기록된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산불이 발생한 지 2년이 지났지만, 회복은 더디기만 하다.
울진에서 시작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삼척까지 옮겨붙어 임야 2만923㏊가 소실됐다.
막대한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울진·삼척 산불의 화재 원인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울진·삼척 지역의 숲이 산불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데 3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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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 산불로 기록된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산불이 발생한 지 2년이 지났지만, 회복은 더디기만 하다. 지난 1일 다시 찾은 경북 울진군 북면 고요한 산골짜기에는 전기톱에서 나는 굉음만 가득했다. 톱이 지나간 자리에는 세월의 흔적을 켜켜이 쌓은 그루터기만 덩그러니 남았고, 옆쪽으로 검게 그을린 나무들이 규격 맞춰 잘린 채 수북이 쌓였다. 잘린 나무를 실은 대형 트럭은 뿌연 먼지 속으로 사라졌다. 화마가 휩쓸고 간 상흔은 깊고도 아득했다.
2022년 3월4일 발생한 울진·삼척 산불은 213시간 43분으로 역대 최장 산불로 기록됐다. 울진에서 시작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삼척까지 옮겨붙어 임야 2만923㏊가 소실됐다. 2000년 4월 동해안 산불(고성·울진군, 강릉·동해·삼척시)에 이어 두번째로 피해 규모가 컸다.
산불로 많은 주민이 삶의 터전을 잃었고, 송이버섯을 생산하는 소나무 숲은 대부분 불타 사라졌다. 울진 지역 이재민 164가구는 1년여 동안 임시주택에서 생활했다. 울진군 죽변면 화성2리 임옥분(83)씨는 “지금도 임시주택과 집을 오가며 지낸다”고 말했다. 막대한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울진·삼척 산불의 화재 원인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도로변에서 최초 발화했다는 점에서 ‘담뱃불 실화’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림청은 울진·삼척 산림생태 복원을 위해 국유림을 중심으로 벌채 및 조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32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7년까지 4789㏊ 면적의 숲을 복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유림의 벌채는 산주의 몫이라 복구 작업이 더딘 상황이다. 울진군은 조림 작업은 지원해줄 수 있으나 벌채는 산주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울진·삼척 지역의 숲이 산불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데 3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울창했던 숲을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 임옥분씨가 벌채로 민둥산이 되어버린 화성2리 야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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