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감독’ 황선홍 태국 2연전에 이강인과 동반 정면돌파, 왜?

황민국 기자 2024. 3. 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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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오른쪽)이 지난해 9월 중국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2차전을 앞두고 이강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태국을 향해 임시 운항에 나서는 황선홍호는 승조원을 꾸리면서 정면 승부에 나섰다. ‘탁구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에게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안기는 결단을 내렸다.

황선홍 축구대표팀 감독(56)은 1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태국 2연전(21일·25일)에 나설 대표팀 소집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역시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지난달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 준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물리적으로 충돌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강인이 직접 손흥민이 머물고 있는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용서받으면서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대표팀 소집은 아직 이르다는 여론이 적잖았다.

그러나 황 감독은 과감하게 이강인을 품에 안았다.

황 감독의 과감한 결정은 두 가지 측면으로 풀이된다. 먼저 실력만 봤다. 이강인이 최고의 선수들이 뛰는 대표팀에 어울리는 기량인지 따졌을 때 고민의 여지가 없었다. 실제로 이강인은 아시안컵을 마치고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으로 돌아간 뒤 보여준 활약상이 이전과 비교해 출전시간이 줄었을 뿐 공격 기여도에선 나아졌다. 명단 발표 직전인 10일 랭스전에선 한글 이름이 담긴 유니폼을 입고 선발 출전해 변함없는 입지를 자랑했다. 3월을 한정해 임시 사령탑을 맡은 황 감독으로선 승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강인을 빼놓고 가기가 어려웠다.

또 다른 면에선 이강인을 이번 소집에서 배제할 경우 대표팀의 정상화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대표팀 내 충돌 사건의 당사자끼리 이번 사건이 해결되지 않았다면 황 감독도 이강인 소집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강인이 직접 손흥민에게 사과하면서 용서를 받았다는 점에서 이강인을 품는 게 당연한 수순이 됐다는 평가다.

더군다나 황 감독의 본업은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다. 그는 7월 파리 올림픽에서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첫 메달에 도전하는데, 해당 연령대(23세 이하)에 포함된 이강인이 꼭 필요하다. 황 감독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한 자리에서 “(이)강인이한테 도장은 안 받았지만, 꼭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이번에 함께한 6~7명도 다 포함해서 베스트 전력을 꾸리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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