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인서울·이재명에 달렸다... 의석 30% 걸린 '최대 표밭' 경기·인천[총선 D-30]
경기 남부, 수용성 벨트에 화성까지 주목
경기 북부, 김포 고양 구리 등 경합 전망
인천은 계양을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
경기·인천은 4·10 총선의 최대 표밭이다. 전체 지역구 의석 254석 중에서 30%에 가까운 74석이 걸려있다. 4년 전보다 2석 늘어 중요성이 더 커졌다. 2020년 총선서 참패한 국민의힘은 탈환을, 싹쓸이한 더불어민주당은 수성이 최대 목표다. 경기 남부의 '반도체 벨트'와 북부의 '인서울 벨트',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중심인 인천이 승부처로 꼽힌다. 이들 지역의 결과에 총선 성패는 물론이고 차기 대권주자들의 운명까지 달렸다.
국민의힘은 수도권에서 '복수혈전'을 꿈꾼다.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고작 8석(경기 7석, 인천 1석)에 그쳐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반면 민주당은 62석(경기 51석, 인천 11석)으로 압승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2022년 대선에서도 경기와 인천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승리한 곳이다.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도 경기는 민주당 김동연 지사가 이겼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부터 연이틀 경기 지역을 돌며 표심 공략에 공들인 이유다.
與반도체 벨트 공략에 윤석열 저격수로 맞선 野
이에 여당은 회심의 카드로 '반도체 벨트'를 꺼냈다. 정부가 300조 원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용인을 중심으로 수원, 평택, 화성 동탄신도시 등 경기 남부 지역에 화력을 쏟아붓고 있다. 현재 수·용·성(수원 용인 화성)에 국민의힘 의원은 한 명도 없다. 평택에서만 유의동(3선·평택을) 의원이 살아남았다. 한 위원장은 7일 수원에서 "반도체 문제는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핵심"이라며 "진짜 반도체 벨트는 국민의힘이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총선 진용도 발 빠르게 꾸렸다. 특히 용인은 지역구 현역 의원이 모두 불출마하거나 공천 경쟁에서 탈락해 정치 신인 간 맞대결 구도가 짜였다. 용인갑에 전략공천된 이원모 국민의힘 후보는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을 지낸 친윤석열(친윤)계다. 윤 대통령과 대학 동문이자 사법연수원 동기인 고석 후보도 용인병에 단수공천됐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윤석열 저격수'를 내보냈다. 추미애 전 장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과 함께 '여전사 3인방'으로 불리는 이언주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 전 의원은 이 대표의 권유로 민주당에 복당했으며, 경선을 거쳐 용인정 후보에 올랐다.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서 역술인 천공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던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현역 정춘숙(재선) 의원을 꺾고 용인병 후보로 나섰다.
반도체 벨트의 요충지인 수원도 경쟁이 치열하다. 수원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지만, 박광온(3선·수원정)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해 변수로 떠올랐다. 박 의원 자리는 친명 김준혁 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이 차지했다. 불출마를 공언한 김진표(5선) 의원의 지역구 수원무에는 염태영 전 수원시장이 전략공천됐다. 수원의 나머지 3곳 지역구는 모두 민주당 현역 의원이 본선을 치른다.
여당은 영입인재로 바람몰이에 주력하고 있다. 김현준 전 국세청장과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를 각각 수원갑·병·정에 전진배치했다. 특히 이 교수는 한신대 교수인 김 부위원장과 '교수 대 교수' 대결을 펼친다.
경기 북부는 서울 편입이 거론되는 '인서울 벨트'를 중심으로 경합이 예상된다. 김포를 비롯해 고양, 구리, 하남이 대표적이다. 8개 의석이 걸린 이들 지역은 국민의힘이 2020년 총선에서 전패한 곳이다. 지난해 말부터 서울 편입 특별법을 앞세운 여론전을 통해 반전을 노리고 있다.
특히 서울 편입 지지 여론이 높은 김포와 구리는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김포갑에선 김주영(초선) 민주당 의원과 박진호 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 두 번째 대결을 펼친다. 김포을은 박상혁(초선) 민주당 의원과 재선 출신 홍철호 전 국민의힘 의원이, 구리에서는 윤호중(4선) 민주당 의원과 나태근 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 다시 붙는다.
이재명 효과 노리는 野, 포위 전략 맞선 與
인천은 이재명 대표의 지역구인 계양을에 관심이 쏠려있다. 2010년 보궐선거를 제외하면 2000년 이후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민주당의 '텃밭'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후보로 낙점해 인물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옆 지역구인 계양갑에는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동기로 한때 '이재명 측근'으로 불렸던 최원식 전 의원을 전략공천했다.
이처럼 '이재명 포위 벨트'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와 원 전 장관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로 좁혀지면서 이 같은 전략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민주당은 윤관석(3선·남동을) 이성만(초선·부평갑) 의원이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으로 지난해 5월 탈당했고, 인천의 중진인 비이재명(비명)계 홍영표(4선·부평을) 의원이 공천 갈등으로 당을 떠나면서 악재가 겹쳤다.
제3지대는 후보 개인 강점과 맞닿은 지역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경기 화성을이 대표적이다. 화성을 지역 평균 연령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34.65세(2월 말 기준)로, 2030세대 지지율이 높은 이 대표에게 유리한 지역이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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