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XXX까지도 칠 것 같다"…전설의 외인 홈런왕 떠올린 사령탑, 데이비슨 파괴력 믿어 의심치 않는다
[OSEN=창원, 조형래 기자] “과장 좀 보태면 홈XXX까지도 칠 것 같아요.”
NC 다이노스는 올해 모처럼 내야 거포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마지막까지 외국인 타자를 고심했고 적임자로 맷 데이비슨(33)을 선택했다. 지난 2년 동안 중장거리 타자 성격의 외야수 닉 마티니, 제이슨 마틴을 영입했지만 타선의 응집력을 극대화 시키지 못했다. 이미 3000타석 기준 현역 타율 순위 1,2,3위(박건우, 손아섭, 박민우)라는 역대급 교타자들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들과 다른 강점을 갖고 있고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확실한 거포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데이비슨은 2009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5순위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했다.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6시즌 306경기 타율 2할2푼 54홈런 157타점 OPS .719의 기록을 남겼다.
2017~2018년이 커리어 하이 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으로 2017년 118경기 타율 2할2푼(414타수 91안타) 26홈런 68타점 OPS .711, 2018년 123경기 타율 2할2푼8리(434타수 99안타) 20홈런 62타점 OPS .738의 기록을 남겼다. 이후 신시내티 레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거치며 빅리그 커리어를 이어갔다.
지난해에는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 소속으로 뛰었다. 결과가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112경기 출장했지만 타율 2할1푼(348타수 73안타) 19홈런 44타점 OPS .698의 성적을 남겼다. 22개의 볼넷을 얻어내는 동안 120개의 삼진을 당하면서 정확도에서 아쉬움을 보였고 퇴단했다. 그리고 KBO리그 무대로 넘어왔다.
데이비슨은 사실 지난해 NC가 최우선으로 영입을 하려고 했던 선수였다. 하지만 일본행을 택하면서 차선책을 택해야 했고 그 선수가 마틴이었다. 데이비슨은 2년 만에 NC와 인연을 결국 맺게된 셈이었다.
데이비슨의 장타력에 대한 믿음은 의심치 않다. 다만 지난해 일본에서 변칙 투구 등에 고생했던 만큼 자신감을 얼마나 다시 되찾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데이비슨 영입 당시 임선남 단장은 “데이비슨의 능력이 떨어졌다기 보다는 일본 투수들의 이중 키킹 등 변칙 투구 동작에 많이 헤맸고 타이밍을 못 잡은 것 같았다. 강인권 감독님과도 영상을 함께 봤는데 감독님도 똑같이 폼이나 모습은 좋은데 일본 투수들의 폼에 적응을 못하는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다”라며 “그리고 메디컬 테스트를 하면서 대화를 나눌 때에 선수 본인도 일본의 변칙투구에 너무 힘들어 했고 거기에 말려서 폼을 바꾸다 보니까 자신의 것을 잃어버렸다고 하더라. 한국에서는 그런 문제가 적을 것이라고 봤다”라면서 데이비슨을 영입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KBO리그에서는 장타력이 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강인권 감독이 받은 인상은 확실하다. 장타력은 역대급이라는 것. 1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강 감독은 데이비슨의 장타력에 대해 “과장을 좀 보태면 홈XXX까지도 칠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창원 NC파크의 좌측 관중석 뒷편, 운동장 사거리 맞은편에 위치해서 언제나 눈에 띄는 대형마트를 언급한 것. 물론 포털사이트 지도 기준, 타석에서 홈플레이트까지 거리는 300m가 넘지만 그만큼 파괴력을 장착했다는 의미였다.
그러면서 강 감독은 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전설적인 외국인 홈런왕 타이론 우즈를 떠올렸다. 강인권 감독과 우즈는 과거 현역시절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은 바 있었다. 우즈는 지난 1998년 프로야구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처음 도입된 이후 전설적인 기록들을 써 내려간 존재였다. 우즈는 1998년 데뷔 첫 해 타율 3할5리 138안타 42홈런 103타점 OPS 1.012의 성적을 기록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역대 최초로 40홈런을 때려낸 홈런왕이었고 역대 최초 외국인 정규시즌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1998년부터 4년 연속 30홈런 100타점 이상을 기록하는 등 통산 5시즌 614경기 타율 2할9푼4리 655안타 174홈런 510타점 OPS .967의 성적을 남기고 일본프로야구 무대로 떠났다.
강인권 감독은 이런 우즈를 떠올리면서 “그동안 내가 본 타자 중에 장타나 파괴력이 가장 좋고 가장 멀리 치는 타자는 우즈였다. 우즈가 연습 때나 경기 때 비거리가 엄청났다”라면서 “제가 봤을 때는 데이비슨도 우즈 못지 않다”라고 말했다.
9일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는 3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이에 강 감독은 10일 경기를 앞두고 “어제(9일) 데이비슨이 삼진을 당하긴 했어도 타이밍은 좋다고 생각을 했다. 앞으로 투수들을 더 적응만 한다면 자기 모습은 충분히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시범경기 전까지는 타격 폼이나 수정한 것들이 있어서 그 부분을 더 정립하고 경기를 하고 싶다는 의견을 냈었다”라고 말했다. 자체 청백전만 소화했고 타구단 연습경기엔 나서진 않으면서 스스로를 단련했다.
그리고 이날 강인권 감독이 말했던 파괴력을 암시하는 활약을 선보였다. 데이비슨은 엄청난 비거리의 장타를 뽑아내진 못했지만 4번 타자로서 해결사 역할을 했다. 1-2로 추격하던 NC, 데이비슨은 2사 3루에서 등장해 우익수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2-2 동점을 이끌었다.
4회말 타석에서는 흐름을 완전히 가져오는 적시타를 뽑아냈다. 4회말 선두타자 서호철이 상대 실책으로 출루했다. 김형준 김주원이 모두 범타로 물러났지만 2사 1루에서 박민우의 우익수 방면 2루타, 권희동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손아섭 타석 때 상대 폭투가 나오면서 3-2 역전했다. 손아섭은 다시 볼넷으로 출루해 2사 만루 기회가 이어졌고 데이비슨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5-2를 만들었다. 데이비슨은 이날 3타점 경기를 펼쳤다.
경기 후 데이비슨은 “전체적으로 좋은느낌이었다. 어제 경기에서는 전체적으로 타격 타이밍이 안 좋았다. 오늘 경기 그 부분을 신경 썼더니 결과가 좋아 기쁘다”라면서 시범경기 첫 활약의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어떤 부분을 특히 더 준비하는 것은 없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을 치고, 생산적인 타구를 만드려고 노력했다”라며 “새로운 구장과 환경에 적응하려 노력중이다. 특히 응원문화가 놀라웠다. 즐거운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라며 새로운 한국 무대에서의 적응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범 경기 기간 동안 공격과 수비에대해 전체적으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려 노력할것이고 계속 새로운 구장과 환경에 적응하면서 팀이 이기는데 보탬이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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