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핀' 권유리 "화려함 지우고 비워내며 첫 주연작 도전" [인터뷰M]

김경희 2024. 3. 1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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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배두리 감독의 영화 '돌핀'으로 첫 스크린 주연을 한 걸그룹 소녀시대 출신 배우 권유리를 만났다. 권유리는 영화 속에서 삶의 낯선 변화와 도전 앞에 당도한 30대 지역신문 기자 ‘나영’으로 변신, 한층 성숙하고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영화 속 차분한 이미지와 달리 쾌활하고 밝은 모습으로 나타난 권유리는 연극, 드라마, 예능, 영화, 가요 무대, 콘서트 등 수많은 무대를 통해 베테랑의 활약을 해 왔지만 영화 주연작으로는 너무나 낯설다며 너스레를 먼저 떨었다. "포스터에 제 얼굴만 한가득 나올 거라고 상상도 못 했는데 그렇게 나온 걸 보고 너무 놀랬다. 첫 주연작, 단속 주연작에 대한 인지가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는데 여러 모로 당황스럽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고 여러 배우들이 함께 나오는데 이 자리에 감독님과 선배, 동료 배우들이 함께해서 같이 이야기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단독 주연으로 연기를 할 때보다 혼자서 책임감을 가지고 홍보 일정을 소화하는 게 더 부담스럽다는 말을 했다.

권유리는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고 피드백을 받는 것에 대한 떨림은 있고 어떤 피드백을 받아도 흔들리지 않을 자신도 있다. 제가 집중한 건 현장이었다. 현장에서 한 씬 한 씬 찍으면서 제가 할 수 있는 몫을 하려고 최선을 다 했다."라며 첫 주연작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현장에서 임했는지를 밝혔다.

그러며 "삼청동에서 하는 인터뷰는 처음인데 신기하고 재미있다는 생각도 들고 주연으로서의 경험을 처음 하는 중이어서 약간 얼떨떨하고, 잘 모르겠다. '이런 거구나, 이래서 무거운 거구나'라는 생각이 조금씩 드는 중이다."라며 정확하게 지금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도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첫 주연작을 공개하는 영화배우로서의 행보가 낯설지만 재미있다며 웃어 보였다.

아무리 영화 주연작은 처음이라고 하지만 2007년 소녀시대로 데뷔했고 어느새 데뷔 17년 차다. 국내에서만 활동한 게 아니라 글로벌한 활동을 하며 엄청난 성과를 내왔던 권유리이기에 인터뷰 내내 망설이거나 주저하는 모습은 없었다. 솔직하고 당당하게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은 시원시원했고, 이런 성격의 인물인데 극 중 '나영'은 어떻게 연기했을까 싶어 신기할 정도였다.

iMBC 연예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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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리는 "나영 중심의 서사이기는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골고루 결핍이 있는 사람들,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시나리오를 읽고 그런 느낌이 들어서 사실 캐주얼하고 가뿐한 마음으로 선택을 했다. 주연작이라는 인지가 많지 않아서 선택이 쉬웠던 것 같다. 게다가 평소 독립영화를 좋아했다. 집에서 엄마가 독립영화 채널을 많이 틀어놔서 자연스럽게 많이 봤는데 소재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감독의 의도를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기에 신선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기에 대본 읽기 전부터 '그럼 뭐 재미있는 이야기겠네'라고 생각하고 접근했다."라며 이 작품을 어떤 마음으로, 왜 선택했는지를 설명했다.

워낙 밝고 표현이 많은 성격인지라 처음부터 극 중 인물인 '나영'이에 공감하기 쉽지 않았다는 권유리는 "제 이미지와 나영이가 좀 거리감이 있어서 선 듯 자신 있다고 말 못 하겠더라. 그런데 감독님과 만나 이야기를 하다 보니 충분히 저의 고민과 나영이 사이에 접점이 있더라. 내가 쉽게 얻지 않고 어렵게 노력해서 가지게 된 것에 대한 애착이나 집착이 나영이의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서툼과 비슷해 보였고 그 과정에서의 성장통에 공감이 되었다. 그 이후에야 내가 좀 더 확신을 갖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작품 속 캐릭터와 실제 자신 간의 어떤 공통점을 느꼈는지를 이야기했다.

소녀시대 멤버로서 권유리이거나 지금까지 드라마나 예능에서 연기했던 캐릭터로는 늘 표현을 많이 해야 하고 적극적으로 드러내야 하는 게 많아야 했다는 그는 "나영이는 카메라 앞에서 최대한 뭔가 하지 않고 그냥 살아가는 인물이고 감정의 변화도 드러나지 않는 인물이었다. 초반의 대본을 보며 궁금증도 많았고 이렇게 연기하는 게 맞는지 의심도 많이 했다. 그런데 감독님과 길혜연 선배가 확신을 주셔서 의지하며 연기했다. 덜 표현하고 담백하게 드러내기 위해 제가 갖고 있던 화려한 이미지를 비워내야겠더라. 그래서 의상도 생활감이 느껴지는 걸로 돌려 입었고 메이크 업고 맨얼굴로 더의 다 촬영을 했다. 머리도 감은 상태로 그냥 말리고 목소리도 가장 생기 없는 톤을 유지했다."며 캐릭터 표현을 위해 어떤 노력들을 했는지를 알렸다.

권유리는 "덜어내기 위해 충실히 노력했다."라며 이 작품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노력을 기울인 부분을 강조하며 "스크린에 걸릴 수 있게 작품을 완주했다는 게 고무적이다. 이렇게까지 거창하게 이야기하나 싶으시겠지만 저는 그럴만하다는 자신이 있다. 기존에 비친 나의 화려한 모습을 지워가는 노력도 하고 화술이나 화법도 감독님의 모습을 가져와 스며들게 하려고 했다."라며 첫 주연작을 통해 어떤 것을 배우고 얻었는지를 이야기했다. 그 와중에 '고무적'이라는 단어를 내뱉고는 스스로 감탄하는 모습은 참 사랑스러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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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멤버 중 먼저 영화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멤버들이 있다. 윤아나 수영이 대표적인데 권유리는 "현실에서는 제가 좀 더 웃긴 것 같은데, 윤아 수영보다는 제가 더 웃기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기며 "멤버들이 먼저 잘되고 흥행하는 걸 보면 너무 좋았다. 그다음은 내 차례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 서로 좋은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며 경쟁보다는 자극을 받고 서로 응원을 하며 커리어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말을 했다.

권유리는 "첫 영화로 기존의 저와 완전 다른 이미지를 보여드렸다면 후속 편으로는 영화 시대극을 하고 싶다. 기질적으로는 온전히 쏟아내는 게 익숙한 사람이다. 그걸 하지 않으면 성에 안 차는 성격이다. 쏟아내지 안 핬을 때의 답답함과 찜찜함이 더 불쾌하다"며 시원하게 질러대는 시대극 연기를 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삶의 변화가 두려운 30대 여성이 우연히 발견한 즐거움을 통해 용기를 얻어 세상으로 튀어 오르는 이야기를 담은 '돌핀'은 지금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마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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