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하고 경찰차 유리 깨뜨린 30대…'심신상실' 주장하다 실형

아파트 공용출입문 열고 들어가 집마다 초인종 누르며 소동
"재범 위험성 높고 범죄 전력 있어…책임 없다는 태도 보여"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마약을 투약하고 남의 집 초인종을 누르고 다니는 등 소동을 벌이다가 경찰차에서도 난동을 부려 창문을 깨뜨린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2단독 정은영 판사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공용물건손상, 주거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모 씨(33)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조 씨에게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하고 10만 원을 추징했다.

조 씨는 지난해 10월22일 오후 서울 성동구 소재 한 모텔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후 다음 날 새벽 4시50분쯤 인근 아파트 공용출입문을 열고 들어가 집마다 초인종을 누르며 소란을 피운 혐의를 받는다.

조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돼 연행되는 과정에서도 순찰차 오른쪽 뒷좌석 문을 양발로 걷어차 깨뜨렸다.

경찰서 유치장에서는 화장실 문에 달린 아크릴 창을 떼어 내 발로 차 깨뜨리고, 다른 보호 유치실로 이감돼 유치된 후에도 화장실 바닥에 붙어 있는 타일을 손으로 뜯어내 총 79만 8000원의 재산 피해를 입혔다.

조 씨는 재판 과정에서 주거침입 혐의는 심신상실 상태였으므로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당시 피고인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다고 보이지 않고, 설령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마약을 투약해 범행한 것이므로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에 해당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특히 마약 범행은 재범 위험성이 높고 사회적 해악이 큰 점, 실형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범행을 저지른 점, 추가 범행이 마약으로 인한 것이어서 책임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