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트를 쥔 토트넘과 손흥민’···아스널·리버풀·맨시티 EPL 우승 도전에 걸림돌 될까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리버풀의 대전이 무승부로 끝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우승 경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캐스팅보트’를 쥔 것이 토트넘과 손흥민이라는 점이다.
맨시티와 리버풀은 11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23~2024 EPL 28라운드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승점 1점씩을 나눠가지면서 리버풀이 승점 64점으로 2위, 맨시티가 승점 63점으로 3위에 올랐다. 맨시티와 리버풀이 무승부를 거둔 사이 아스널이 브렌트퍼드를 꺾고 승점 64점이 돼 리버풀과 승점이 같아졌으나 골득실에서 앞서 선두로 올라섰다.
누구도 앞으로 치고나가지 못하는 우승 경쟁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4월1일 열리는 맨시티와 아스널의 맞대결은 이번 맨시티-리버풀전 못지 않게 중요한 일전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런데 그보다 세 팀 모두 공통적으로 신경써야 하는 팀이 바로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4월20일 맨시티, 27일 아스널에 이어 5월4일 리버풀까지 3주 연속 우승후보들을 만난다. 비록 토트넘이 순위는 5위로 처져있고 승점도 이들과 꽤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맨시티와 아스널, 리버풀이 토트넘을 만나면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토트넘은 맨시티와 시즌 첫 대결에서 난타전 끝에 3-3으로 비겼고 아스널과 첫 번째 ‘북런던 더비’에서도 2-2로 비겼다. 두 경기 모두 원정이어서 사실상 토트넘이 이득이나 다름 없었다. 여기에 홈에서 열린 리버풀과 시즌 첫 대결은 2-1 승리로 장식했다.
공교롭게도 이 3경기 모두 손흥민이 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24일 열린 아스널 원정에서 홀로 2골을 몰아쳐 무승부를 이끌었다. 특히 후반 9분 부카요 사카의 골로 아스널이 2-1 리드를 잡은지 불과 2분 만에 동점골을 꽂아 환호에 찼던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을 절망에 빠뜨렸다. 이어 지난해 10월1일 열린 리버풀과 홈경기에서는 전반 36분 선제골로 유럽 무대 통산 200호골을 장식하며 팀의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백미는 지난해 12월4일 열린 맨시티전이었다. 원정으로 진행된 경기에서, 손흥민은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작렬했다. 하지만 3분 뒤 자책골을 기록, 자신이 띄웠던 분위기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었다. 이후 1-2 역전까지 허용하면서 어렵게 끌려가던 경기를 후반 24분, 지오바니 로셀소의 득점을 어시스트하면서 다시 한 번 끌어올렸다. 그리고 2-3으로 끌려가던 후반 45분, 브레넌 존슨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줬고 이를 존슨이 크로스로 연결, 데얀 쿨루셰브스키의 동점골로 이어지면서 극적인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더 중요한 것은, 손흥민이 이 세 팀을 상대로 ‘킬러’ 수준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손흥민은 맨시티를 상대로 공식전 통산 8골·4도움을 기록하고 있고, 아스널을 상대로도 7골·5도움으로 강하다. 리버풀을 상대로도 6골(1도움)을 몰아쳤다.
세 팀을 연달아 만나는 것은 토트넘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현재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 확보를 위해 애스턴 빌라와 숨막히는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3경기 중 한 경기에서라도 미끄러지면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비상등이 켜질 수 있다.
하지만 맨시티와 아스널, 리버풀이 토트넘을 상대하는 시점은 공교롭게도 이번 시즌의 막바지다. 우승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에서, 시즌 막판에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를 만난다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 그것도 맨시티와 아스널은 원정에서 치러야 하는 부담도 있다. 여기에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목표를 위해 그렇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높은 집중력을 갖고 경기에 임할 손흥민 또한 이들에겐 그리 반가운 대목이 아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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