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앞에서 계속 시위해야죠"…14승 에이스 부활 올인, 안심은 사치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확정되기 전까지는 감독님 앞에서 계속 이렇게 시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화 이글스 우완 김민우(29)가 5선발 경쟁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김민우는 지난 7일 대전에서 치른 청백전에 등판해 3이닝 31구 무피안타 무4사구 4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구위가 매우 좋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 평균 구속은 144㎞로 형성될 정도로 좋은 컨디션을 자랑했다. 31구 가운데 직구가 24구였고, 변화구는 110㎞대 커브(3구)와 130㎞대 슬라이더(2구)와 포크볼(2구)을 조금씩 섞어 타자들을 요리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청백전에서 가장 돋보였던 투수로 김민우를 꼽았다. 최 감독은 "김민우의 공이 좋았다. 김민우는 확실히 직구가 살아나면 좋은 피칭을 한다"며 "김민우는 선발 경험이 있고, 지난해에만 어깨 부상으로 많은 이닝을 못 던졌지 그 전에는 2년 연속 150이닝 이상을 던진 선수다. 회복해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다면 김민우의 경험을 무시할 수는 없다. 황준서도 좋은 선수지만, 김민우가 안 좋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준서는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최고 기대주다. 황준서는 좌완인데 시속 150㎞대 직구를 던질 수 있고, 왼손은 잘 쓰지 않는 구종인 스플리터를 무기로 잘 활용한다. 게다가 마운드 위에서 경기 운영을 할 줄도 알고, 배짱도 두둑하다. 최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 내심 5선발로 황준서를 기대했는데, 부상을 털고 돌아온 김민우가 이렇게 좋은 공으로 무력시위를 하니 마음을 달리 먹을 수밖에 없었다. 김민우가 프로 경험 면에서는 황준서에 앞서고, 당장 구위도 훨씬 좋으니 당연한 결과다.
김민우 역시 2015년 2차 1라운드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기대주였다. 재능을 꽃피우기까지 시간이 걸렸으나 2021년 29경기, 14승10패, 155⅓이닝,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하면서 새로운 국내 에이스의 탄생을 알렸다. 2011년 류현진 이후 10년 만에 나타난 한화 국내 10승 투수이기도 했다. 다만 유지를 하지 못했다. 2022년은 29경기에서 6승11패에 그쳤고, 지난해는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다. 올해 부활이 너무도 간절했던 김민우는 비시즌에 45일 동안 미국에 머물면서 사비로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만만치 않은 비용이었지만, 오직 구속과 구위 향상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했다. 판단이 이른 시점이긴 하지만 투자의 결과가 조금씩 마운드에서 나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민우는 1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최근 컨디션과 관련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비시즌 때 준비한 것들이 캠프부터 점진적으로 현재까지 꾸준히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만족한다. 미국에서는 회전과 관련한 운동을 했다. 구속 향상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으니까. 구위 향상에 가장 중점을 두고 훈련했는데 좋아지는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청백전에서 기록한 최고 구속 147㎞는 큰 의미가 있었다. 김민우는 "그 숫자가 되게 오랜만에 나왔다. 사실 정말 좋기도 한데, 그보다도 구위가 다시 좋아졌다는 것에 굉장히 큰 만족을 하고 있다. 그날(7일)은 내가 느끼기에도 공이 좋았다. 꾸준하면 좋겠지만, 최대한 근사치가 계속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김민우는 비시즌 동안 몸무게를 10㎏ 이상 감량하면서 스스로 다그치기도 했다. 단순히 살을 빼는 목적이 아닌, 재기하겠다는 의지를 신체 변화로 보여준 것이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력을 키우면서 살이 빠진 케이스라 시즌 중에 힘이 떨어질 걱정도 없다. 오히려 과거보다 몸이 좋아진 것을 스스로 느낀다.
김민우는 "살을 빼면서 웨이트트레이닝을 엄청 했다. 그러니 (힘이 빠지는 것을) 전혀 못 느끼겠다. 오히려 지금 몸 상태가 더 좋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예전에도 했지만, 살이 빠져서가 아니라 이번에 웨이트트레이닝의 중요성을 크게 깨달았다. 재활하면서부터 미국 가서까지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다 보니까 살을 떠나서 몸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최 감독은 김민우를 5선발 후보 가운데 1순위로 언급하긴 했지만, 선수는 확정 전까지 안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민우는 "이 정도로는 안 된다. 연습 경기와 시범경기에서 고작 이만큼 던지려고 내가 미국에 가서 그만큼 노력한 게 아니다. 아직 더 많이 해야 한다. 내가 어느 정도 해야 만족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일단 선발 자리에 들어가는 게 첫 번째다. 그다음에야 좀 큰 목표를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계속 이렇게 잘하면서 감독님 앞에서 시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아무리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고 해도 미국에서부터 100% 전력투구를 하고 있으니 후반기에 힘이 떨어지지 않을까. 김민우는 그런 걱정도 본인에게는 사치라고 했다. 그는 "여유가 있고 확정된 사람들이야 걱정하겠지만, 지금 내 상황은 그게 아니다. 몇 년 전이면 모르겠지만, 지금 나한테 주어진 상황은 어떻게든 경쟁에서 이겨서 한 자리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체력은 뒤에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지금 당장만 신경 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우는 하루빨리 관중이 가득 찬 경기장에서 공을 던져보고 싶다. 어깨 부상 이후로 마운드에서 관중의 함성을 듣지 못했기 때문. 김민우는 지난 9일과 10일 대전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 개막 2연전이 모두 매진(1만2000석)을 기록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대선배 류현진이 팀에 합류한 효과를 체감하기도 했고, 팬들의 엄청난 응원 열기에 감동하기도 했다.
김민우는 "(류)현진이 형은 벌써 밥을 몇 번이나 사주셨다. 최근에는 장어도 얻어먹었다. 완전히 비싼 곳이었다. 현진이 형이 투수들 밥을 계속 사주고 계신다"며 먼저 류현진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시범경기 매진은 처음 봤다. 다 같은 마음이었을 것 같다. 놀랐다. 관중이 너무 많아서 참 감사했다. 나는 작년 6월에 부상을 당하고 이렇게 관중이 있는 야구장에 온 게 너무 오랜만이라 기분이 정말 좋더라"고 덧붙이며 본인이 등판하는 날에도 팬들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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