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판매 증권사도 배상한다…"사례별 0~100%"
금감원, 홍콩 ELS 검사결과·분쟁조정기준안 발표
원금보존 희망 투자자 ELS 가입시킨 증권사 적발
판매사·투자자별 기준 종합해 배상금액 최종 결정
4월부터 분조위 진행, 판매사별 자율배상도 가능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증권사에서도 원금을 보존하고자 하는 투자자에게도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홍콩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와 연계한 주가연계증권(ELS)을 가입하도록 운영하는 등 불완전판매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경우 불완전판매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개별 사례별로는 위반 사항들이 확인된 것이다.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를 통해 판매한 홍콩H지수 ELS 상품에 대해서도 배상이 불가피해졌다. 금융당국은 불완전판매 관련 배상기준안을 판매사와 투자자별 기준을 각각 고려해 정한다는 방침이다.
11일 금융감독원은 ‘홍콩H지수 기초 ELS 관련 잠정 검사결과 및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A 증권사는 원금보존을 희망하는 투자자에게도 ELS 가입이 가능하도록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산규모나 소득수준 등 다른 항목 평가결과에 의해 ELS에 부적합한 투자자도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B 증권사는 투자자성향을 분석할 때 재산상황에 대한 확인을 누락하는 등 투자자 성향 분석에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증권사를 통해 가입한 투자자는 배상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개별 사안별로는 위반 사항이 적발된 것이다. 앞서 증권사 고객들의 경우,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증권사 판매분은 배상안에 포함시키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또 증권사는 온라인 판매 비중이 높아 불완전판매를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통상 불완전판매는 오프라인 금융사 창구 직원 권유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완전판매가 인정되는 경우, 배상비율은 판매사별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기준과 투자자별로 고려되는 개별 기준을 적용해 정한다. 투자자별로 확정된 손실에 대해 판매원칙 위반 등 판매자 요인과, 투자자별 고려요소를 종합해 산출한 각 투자자별 배상비율을 적용해 배상금액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판매자 요인 중 기본배상비율은 판매사의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 부당권유 금지 등 판매원칙 위반 여부에 따라 20~40%로 정한다.
증권사의 경우 대체로 증권사별 일괄 지적사항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개별 투자자에 대한 판매원칙 위반이 확인되지 않는 사례를 중심으로 위반사항에 따라 20~40%의 배상비율을 적용한다.
판매자 요인 중 공통 가중은 지배구조법 또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상 내부통제 운영 미흡을 반영한 것이다. 불완전판매를 유발하고 확대한 내부통제 부실 책임을 고려하되, 그 정도에 따라 증권사는 5%포인트를 가중한다. 이는 은행(10%포인트)의 절반 수준이다.
온라인 판매채널의 경우, 판매사의 내부통제 부실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을 감안해 증권사는 3%포인트를 적용한다.
분쟁조정기준을 적용하면 손실에 대한 다양한 배상비율이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부통제 부실 소지가 있으며 부당권유 금지를 위반한 D 증권사 직원에게 ELS 상품을 권유받아 지난 2021년 3월 최초로 ELS 상품에 1000만원을 가입한 60대 초반 고객 E씨는 향후 손실이 55% 내외 비율로 배상을 받을 수 있다.
판매사 요인별로는 D 증권이 가입서류를 지연 교부하고 모니터링콜을 실시하지 않은 사실이 있었다고 가정할 경우 판매사 요인 10%포인트가 가중된다. 내부통제 부실은 5%포인트를 더한다. 영업점 창구 등에서 개별적인 부당권유 금지 위반 및 설명의무 위반 사실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가정할 경우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35%포인트가 가중된다.
투자자 고려요소로는 E씨가 ELS를 최초투자한 만큼 5%포인트가 배상비율에 추가로 얹어진다. 가입 당시 60대 초반이며 가입금액이 5000만원 이하인 점은 배상비율에 가중되지 않는다.
금감원 조사 결과 지난해 말 기준 홍콩H지수 ELS 판매잔액은 총 1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증권사에서 판매한 규모는 3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18.1%을 차지했다. 계좌 수 기준으로는 15만3000계좌로 전체(39만6000계좌)의 38.6%를 기록했다.
증권사가 판매한 홍콩ELS 5000억원어치는 올 1분기 안에 만기가 돌아온다. 이는 전체 잔액의 16.4% 수준이다. 올해 1~2월 만기가 도래한 2조2000억원 중 총 손실금액은 1조2000억원이다. 이 중 증권사 손실 규모는 2000억원이다. 증권사는 온라인 판매가 87.3%로 대부분이었다. 은행에서는 ELS상품이 90% 넘게 오프라인에서 판매됐다.
지난해 말 기준 홍콩H지수 ELS 판매잔액은 총 1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증권사에서 판매한 규모는 3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18.1%을 차지했다. 계좌 수 기준으로는 15만3000계좌로 전체(39만6000계좌)의 38.6%를 기록했다.
증권사가 판매한 홍콩ELS 5000억원어치는 올 1분기 안에 만기가 돌아온다. 이는 전체 잔액의 16.4% 수준이다. 올해 1~2월 만기가 도래한 2조2000억원 중 총 손실금액은 1조2000억원이다. 이 중 증권사 손실 규모는 2000억원이다.
금감원은 “신속하게 대표사례에 대한 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분쟁조정 절차를 4월부터 진행할 예정”이라며 “각 판매사는 이번 조정기준에 따라 자율적으로 배상(사적화해)을 실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보겸 (kimkij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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