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홍콩 ELS 투자했는데"..증권 보다 은행 고객 더 받는다

이창섭 기자 2024. 3. 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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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 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배상 기준이 은행·증권사 등 판매 채널별로 다르게 적용된다.

홍콩 ELS 상품을 취급한 증권사는 모든 가입자에게 일괄적으로 손실을 배상하지 않아서 모든 투자자에게 최소 20%에서 40%의 기본 배상 비율을 적용한 은행과는 다르다.

증권사에서 홍콩 ELS 상품을 가입한 투자자는 불완전판매 사례에 해당한다면 20~40%의 기본 배상 비율을 적용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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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ELS 얼마나 배상하나] 홍콩 ELS, 판매 채널별로 다른 배상 기준 적용
증권사 가입 고객은 일괄 배상 안 돼… 사례별로 배상 판단
홍콩 ELS 분쟁조정 기준 은행·증권사 차이/그래픽=최헌정

홍콩H 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배상 기준이 은행·증권사 등 판매 채널별로 다르게 적용된다. 일괄적으로 배상받는 은행 ELS 투자자와는 달리 증권사를 통한 투자자는 개별 사례에 따라 손실액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내부통제 부실에 따라 공통으로 적용되는 배상 비율도 은행은 최대 10%포인트(p)인 반면 증권사는 5%p에 불과하다.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한 홍콩 ELS 분쟁조정 기준을 11일 발표했다. 홍콩 ELS 상품을 취급한 증권사는 모든 가입자에게 일괄적으로 손실을 배상하지 않아서 모든 투자자에게 최소 20%에서 40%의 기본 배상 비율을 적용한 은행과는 다르다.

금감원은 증권사의 경우 대체로 판매사별 일괄 지적사항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부 증권사에서 특정 기간에 한해서 판매 원칙 위반 사항이 확인됐다. 반면 은행이 홍콩 ELS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선 모든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적합성 원칙 또는 설명의무 위반 사항이 발견됐다.

증권사에서 홍콩 ELS 상품을 가입한 투자자는 불완전판매 사례에 해당한다면 20~40%의 기본 배상 비율을 적용받는다. 불완전판매 사례에 해당하지 않으면 기본 배상이 없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가 은행과 달리 일괄 배상을 하지 않는 것에 "은행은 신탁으로 홍콩 ELS 상품을 팔면서 별도의 설명서를 만들었고 그 설명서상 문제점이 일괄적으로 적용됐기 때문"이라며 "증권사는 신탁을 통하지 않고 바로 팔아서 설명서를 만들 필요 없었기에 일괄 적용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사에서도 개별 사례별로는 다수의 불완전판매 사례가 확인됐다. 2021년 11월 71세 고령 투자자 A씨는 증권사를 방문해 온라인으로 홍콩 ELS 상품에 가입했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 판매 직원은 A씨 컴퓨터에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설치해 고객 대신 온라인으로 홍콩 ELS에 가입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고객이 영업점 방문 후 대면으로 상품에 가입하려면 녹취를 해야하는데 이를 회피하기 위해서다.

또 다른 증권사는 '원금 보전'을 희망하는 투자자에게도 자산 규모, 소득 수준 등 다른 항목 평가 결과에 따라 ELS 가입을 허용했다. 이는 적합성 원칙 위반에 해당한다.

증권사는 은행과 비교해 공통으로 가중되는 배상 비율도 낮다. 금감원은 판매사 내부통제 부실에 따른 공통적인 가중 배상 비율을 설정했다. 은행은 이 비율이 최대 10%포인트다. 가령, 기본 배상 비율이 20~40%인데 여기서 10%포인트가 가산되면 은행 책임에 따른 배상 비율은 최대 50%가 된다. 비대면 방식으로 은행의 홍콩 ELS 상품에 가입했다면 가중 비율은 5%포인트다.

반면 증권사는 내부통제 부실에 따른 가중 배상 비율이 최대 5%포인트다. 증권사에서 비대면으로 홍콩 ELS에 가입했다면 가중 비율은 3%포인트다. 결과적으로 증권사에서 홍콩 ELS에 가입한 투자자가 적용받은 최소 배상 비율은 23%, 최대는 45%가 된다.

특히 증권사의 경우 전체 판매액의 약 87.5%가 온라인으로 판매된 만큼 투자자의 배상 비율이 은행 대비 훨씬 낮아질 수 있다. 반면 은행은 90.6%가 오프라인으로 가입해 가산되는 배상비율이 전체적으로 더 올라간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홍콩 ELS 판매액은 39만6000계좌에서 총 18조8000억원이다. 은행에서 판매된 금액이 15조4000억원, 증권사는 3조4000억원이다. 증권사 판매 비중이 약 18%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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