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문 열어두고 조명은 밝히고…열린 객석으로 만나는 '스카팽'

최주성 2024. 3. 1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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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자유롭게 객석을 드나들고, 배우는 불이 켜진 객석을 향해 연기를 선보이는 연극이 열린다.

국립극단은 4월 12일부터 5월 6일까지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연극 '스카팽'을 열린 객석 공연으로 선보인다고 1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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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자유로운 입·퇴장 가능한 '릴랙스드 퍼포먼스'
연극 '스카팽' 포스터 [국립극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관객이 자유롭게 객석을 드나들고, 배우는 불이 켜진 객석을 향해 연기를 선보이는 연극이 열린다.

국립극단은 4월 12일부터 5월 6일까지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연극 '스카팽'을 열린 객석 공연으로 선보인다고 11일 밝혔다.

'스카팽'은 프랑스 출신 세계적 극작가 몰리에르가 쓴 '스카팽의 간계'를 원작으로 한 희극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19년 국립극단이 제작 초연해 극단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를 잡았으며 이번이 네 번째 시즌이다.

연극 '스카팽' 2022년 공연사진 [국립극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시즌은 전 회차 공연을 릴랙스드 퍼포먼스(Relaxed Performance)를 지향하는 '열린 객석'으로 진행한다.

릴랙스드 퍼포먼스는 자폐나 발달 장애인, 노약자나 어린이 등 감각 자극에 민감하거나 경직된 여건에서 공연 관람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극장 환경을 조절한 공연을 말한다.

공연 중간에도 자유로운 입·퇴장이 가능하며, 관객이 소리를 내거나 몸을 움직이더라도 제지를 최소화한다.

조명이 주는 자극을 줄이려 공연 중에도 객석 조명을 어둡지 않게 유지하며 관객은 애착 인형을 소지하고 입장할 수 있다.

극장 로비에서는 대본과 시각화된 공연 자료를 열람할 수 있으며, 무대 모형과 음성 가이드를 비치해 극의 내용을 즉각적으로 인지하기 어려운 관객을 돕는다.

4월 12∼15일에는 관람 장벽을 낮추기 위해 접근성 회차를 운영한다. 수어 통역사가 무대 위에서 배우를 따라다니며, 한글 자막과 음성 해설 등을 지원한다.

연극 '스카팽' 2022년 공연사진 [국립극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작품은 짓궂지만 미워할 수 없는 성격의 하인 스카팽이 부모에 맞서 사랑을 지켜내려는 두 쌍의 연인을 도와주는 이야기다.

스카팽은 자녀의 정략결혼을 약속한 재벌 아르강뜨와 제롱뜨에 맞서 계략을 세우고 지배계층을 풍자하며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스카팽 역 이중현, 몰리에르 역 성원, 실베스트르 역 박경주와 옥따브 역 이호철 등 초연부터 함께한 배우들과 이다혜, 정다연, 이후징 등 새로 합류한 배우들이 호흡을 맞춘다.

연출은 '보이첵' 등 신체 움직임을 활용한 연극으로 존재감을 발휘한 임도완이 맡는다. 땅콩 회항, 논문 표절 등 사회 이슈를 극에 녹여 웃음을 선사했던 그는 이번 시즌에도 한국 사회 부조리와 지배계층의 위선을 풍자할 예정이다.

배우 이중현은 "공연 중에도 객석 조명등이 켜져 있다고 해서 긴장이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관객과 함께하는 호흡과 소통을 기대하고 있다"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녹아든 관객들의 표정과 몸짓이 보이면 배우들도 극 속에서 더욱 자유롭고 유연하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스카팽'은 서울 공연이 끝난 뒤 안동문화예술의전당(5월 16∼17일), 경남문화예술회관(5월 24∼25일), 군포문화예술회관(5월 31일∼6월 1일), 하남문화예술회관(6월 7∼8일)에서 지역 순회공연을 연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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