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 공범’ 비판에 긴장한 바이든 “라파흐 진격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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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남단 라파흐로의 진격은 '레드 라인'(금지선)이라고 경고하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곧장 "우리는 거기로 진입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불만은 기본적으로 이스라엘군의 작전이 아니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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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진입 할 것” 꿈쩍도 안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남단 라파흐로의 진격은 ‘레드 라인’(금지선)이라고 경고하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곧장 “우리는 거기로 진입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학살 공범’이라는 비난을 들으며 대선 전망까지 흔들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압박에 네타냐후 총리가 정면으로 맞서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 엠에스엔비시(MSNBC)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이 계획하고 있는 라파흐 진격은 “레드 라인”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네타냐후 총리)가 넘지 말아야 할 레드 라인이 있다”며 라파흐 진격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팔레스타인인 3만명을 더 죽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난 절대 이스라엘을 떠나지 않겠다”며 “이스라엘 방어는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레드 라인을 넘더라도 “모든 무기 공급을 중단하지는 않겠다”며 아이언돔 같은 방어용 무기는 예외라는 입장도 밝혔다.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지원하는 미국은 라파흐 진격에는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왔다. 좁은 곳에 피란민 등 100만명 이상이 몰린 곳을 공격하면 대규모 인명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스라엘에 무기 제공을 중단하지 않고 전면적 휴전도 요구하지 않는 자신을 비난하며 ‘지지 후보 없음’에 기표하자는 운동이 상당한 호응을 얻은 것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그는 ‘슈퍼 화요일’ 경선 이틀 뒤인 지난 7일 국정연설에서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가장 강하게 이스라엘군의 책임을 제기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무고한 생명을 무시하는 것은 “이스라엘을 돕기보다는 해치고 있다”고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튿날 폴리티코 인터뷰로 반격했다. 그는 “우리는 거기(라파흐)에 진입할 것이다.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무엇을 말하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만약 내가 이스라엘인들 다수의 희망에 반해 사적으로 정책을 추구하고 그게 이스라엘의 이익을 해친다는 말이라면 그는 둘 다 틀렸다”고 했다. 또 “나의 레드 라인은 10월7일(하마스의 이스라엘 영토 공격일)이 반복되지 않는 것”이라며 “압도적 다수의 이스라엘인”이 자신의 전쟁을 지지한다고 했다. ‘네타냐후가 이스라엘을 해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도 반박한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병력의 3분의 2를 분쇄했다며 “전쟁이 마지막 부분을 끝내는 데 가까워지고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전투가 6주 또는 4주 안에 끝날 수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전쟁이 길어지면서 관계가 껄끄러워졌으나 이번 원격 설전은 양국 관계에서 이례적일 정도로 강도가 높다. 그러나 ‘민간인 희생 최소화’를 외치며 이스라엘군의 작전 방식을 비판하면서도 지원 의지는 계속 강조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은 모순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그의 접근 방식이 대선을 위태롭게 만든다고 경고해온 로 카나 민주당 하원의원은 “(가자지구에) 원조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에는 식량 트럭을 폭격할 폭탄을 대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불만은 기본적으로 이스라엘군의 작전이 아니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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