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상종의 힘… 감동·에너지 넘쳤다
데뷔 16년 만에 첫 월드 투어 출정식
열혈 팬 ‘유애나’와 완벽한 호흡 과시
“할머니 돼도 공연장 꽉 채우는 게 꿈”
앙코르 무대 1시간 넘게 이어지기도
역시 아이유(31·본명 이지은)는 아이유였고, ‘유애나’(아이유 열성 팬 이름)는 유애나였다. 둘의 완벽한 호흡으로 2008년 데뷔 후 첫 월드 투어에 나서는 아이유의 ‘서울 출정식’은 감동과 에너지가 넘쳤다.
10일은 서울 공연 마지막 날이라 조금 지칠 법도 했지만, 웬걸 ‘막공(마지막 공연)’ 특유의 열기에 달아오르며 공연장 분위기를 쥐락펴락했다.
아이유는 이날 콘서트를 5개 주제로 나눈 뒤 어울리는 곡들을 담아 들려줬다. 1부 힙노틱(Hypnotic·최면을 거는 듯한)은 ‘홀씨’와 ‘잼잼’, ‘어푸’, ‘삐삐’, ‘오블리비아테’로 채웠다. 2부 에너제틱(Energetic)에선 ‘셀러브리티’, ‘블루밍’, ‘코인’, ‘에잇’, ‘내 손을 잡아’, ‘관객이 될게’가 잇달아 나오자 공연장은 그야말로 에너지가 넘치는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특히, 아이유가 신곡 ‘관객이 될게’를 “여러분이 제 행동, 말, 노래에 집중해주고 힘을 주시는 것처럼 저도 여러분의 관객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작사한 곡”이라고 소개하면서 유에나와 듀엣처럼 나눠 부르는 장면은 뭉클했다. 아이유는 바로 자리를 옮겨가며 관객들과 함께 그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다.
4부 엑스테틱(Ecstatic·황홀해하는)은 ‘쇼퍼’, ‘시간의 바깥’, ‘너랑 나’, ‘러브 윈스 올’로, 앙코르인 5부 Heroic(히로익·영웅적인)은 ‘shh’, ‘스물 셋’, ‘홀씨’로 각각 장식했다. 5개 주제의 앞 글자를 이으면 HEREH로 앞이나 뒤로 읽어도 콘서트 제목(H.E.R)과 같고, 23개 곡의 시작과 끝에 ‘홀씨’를 두는 등 아이유가 선곡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게스트들도 볼 만했다. 첫날부터 차례로 걸그룹 뉴진스, 보이그룹 라이즈, 걸그룹 르세라핌에 이어 이날은 배우 박보검이 등장했다. 아이유와 넷플릭스 시리즈 ‘폭삭 속았수다’를 촬영한 동갑내기 친구인 박보검은 아이유의 ‘봄 사랑 벚꽃 말고’와 적재의 ‘별 보러 가자’를 불렀다.
백미는 ‘2차 앙코르’였다. 아이유는 즉석에서 관객 신청곡을 받아 ‘겨울잠’, ‘분홍신’, ‘이런 엔딩’, ‘을의 연애’, ‘에필로그’ 등 10곡가량을 더 불렀다. 화끈한 팬서비스에 공연은 4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9시 20분쯤 끝났다. “제가 여러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길게 말하는 것보다 목이 터져라 노래 부르는 게 나을 것 같다. 노래로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는 가수가 될 것”이라는 아이유의 다짐 그대로다. 아이유는 오는 23일 일본 요코하마를 시작으로 8월까지 아시아, 유럽, 북미 18개 도시를 돌며 공연하는데 매진 행렬이다. 이후 9월 21~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국내 팬들과 다시 만난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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