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 극복’ 이정현, 순천·광양·곡성·구례을 국힘 후보 출마

한여진 기자 2024. 3. 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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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사천’ 논란 권향엽과 현역 서동용 경선 치러

"사즉생 각오로 섬진강 기적을 이루겠다. 정치 경험과 인맥을 총동원해 4선이 되면 광양·구례·곡성을 천지개벽시켜보겠다."

4·10 총선에서 전남 지역구 가운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 출사표를 낸 이정현 전 의원의 출마 선언문 내용이다. 국민의힘은 2월 19일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이 지역에서 19대,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 전 의원을 단수공천했다. 앞서 이 전 의원은 2월 16일 출마 선언문을 내고 "시저가 루비콘강을 건너듯 중대한 결정을 했다"며 "민주당 잘못을 탓하지 않고 민주당과 다르게, 정치의 전남을 삶의 전남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박근혜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 전 의원은 전남 곡성 출신이며, 18~20대 3선 국회의원으로 새누리당 최고위원·당대표를 지냈고 지난해 7월부터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로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 출마하는 이정현 전 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경선 예정인 현역 서동용 의원. [동아DB]

순천에서 19·20대 국회의원 당선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이 전 의원은 진보 텃밭인 전남에 보수정당 깃발을 꽂은 대표적인 지역주의 타파 인물이다. 이 전 의원은 보수당 소속으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광주서을에 출마해 39.7% 득표율을 기록하며 2위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를 바탕으로 2014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전남 순천 후보로 나서 국회의원에 당선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순천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한 이 전 의원은 이후 당내 최초로 호남 출신 당대표를 지냈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전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유권자 18.81%의 선택을 받았으나 민주당 벽을 넘지 못하고 낙선했다. 다만 본인의 전 지역구였던 순천과 곡성군에서 각각 득표율 31.98%, 40.97%를 기록해 입지를 증명했다. 이번 총선에서 이 전 의원은 충실한 머슴 철학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국회의원이 사무실로 지역민을 오라 가라 하는 민졸정치 대신, 국회의원이 주인을 찾아가는 민주정치를 하겠다"면서 "광주, 전남, 전북과 정부를 연결하는 소통 통로 역할"을 다짐했다. 이와 함께 지방 소멸을 국가 재앙으로 규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 완화와 지방투자 확대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순천·광양·곡성·구례을 후보 공천은 안갯속이다. 민주당은 이 지역구를 '여성 전략선거구'로 지정하고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전략공천했다. 하지만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를 보좌했던 권 전 비서관에 대한 '사천' 논란이 불거지자 현역 서동용 의원과 2인 경선 지역으로 번복해 발표했다.

앞서 민주당은 여론조사마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월등한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던 서 의원을 특별한 사유 없이 컷오프(공천 배제)한 것에 대해 설명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서 의원은 권 예비후보 공천 결정에 불복하고 경선을 요구했다. 국민경선은 3월 15일부터 17일까지 민주당 권리당원이 아닌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통해 이뤄진다. 2020년 총선에서도 당시 서동용 후보와 권향엽 후보가 경선을 치러 서 후보가 공천받은 바 있다.

국민의힘, 16년 만에 광주 8개 모든 선거구 후보 내

민주당 경선을 통과한 후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의원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전남은 민주당 지지세가 월등히 높지만, 선거구 개편 과정에서 순천 해룡면을 떼어내고 광양·곡성·구례 선거구와 합친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은 이변이 잦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광양은 당시 무소속 정인화 후보가 민주당 김재무 후보를 누르고 시장에 당선했고, 순천은 무소속 노관규 후보가 당선해 화제를 모았다(그래프 참조). 또한 19대, 20대 총선에선 이 전 의원이 순천에서 당선한 바 있다.
이 전 의원을 단수공천한 국민의힘은 전남 10개 선거구 가운데 8개 선거구도 단수공천 후보를 최종 결정했다. 여수을, 담양·함평·영광·장성 등 남은 2곳도 조만간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또한 보수정당으로 2008년 18대 총선 이후 16년 만에 광주 8개 선거구 전체에 국회의원 후보를 공천하면서 민주당 텃밭 공략에 나섰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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