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세가 돼도 이 무대 채울 것”… 소녀 아닌 퀸의 여정 시작됐다
‘밤편지’ ‘에잇’ 등 히트곡 선봬
시간여행을 온 듯한 무대 구성
나흘동안 관객 총 6만명 동원
열띤 성원에 ‘앵앵콜’ 만 10곡
9월 상암 공연 계획 밝히기도
“71세에도 이 공연장을 채우는 할머니가 되는 게 꿈이죠.”
30대에 접어든 가수 아이유는 첫 월드투어 포문을 연 서울 공연을 마무리하며 40년 후를 기약했다. 더 이상 ‘소녀’가 아닌 아이유가 세계 무대로 나아가며 던진 출사표였다.
아이유는 지난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아이유 H. E. R 월드 투어 콘서트’ 서울 마지막 공연을 진행했다. 지난 2∼3, 9일을 포함해 나흘간 총 6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오는 9월 한국 솔로 여가수 최초로 서울월드컵경기장 무대에 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33곡으로 채운 260분
아이유에게 쉴 틈은 없었다. 그는 지난달 20일 발매한 신보 ‘더 위닝’의 더블 타이틀곡 ‘홀씨’를 부르며 360도 무대 천장에서 내려왔다. 첫 소절이 들리자 객석은 거대한 함성으로 응답했고 이후에도 열기가 계속되자 아이유는 “우리 처음처럼 너무 과열하지 말자”며 갈 길이 멀다는 것을 환기시켰다.
오후 5시 ‘홀씨’로 시작해 마지막 곡 ‘에필로그’로 작별을 고한 9시 20분까지 260분을 가득 채웠다. ‘앵앵콜’(반복되는 앙코르 무대)에서만 10곡을 불러 총 33곡을 열창했고, VCR 대신 관객과 대화를 나눴다.
‘삐삐’ ‘금요일에 만나요’ ‘밤편지’ ‘분홍신’ 등 33곡이 모조리 히트곡이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강철 성대는 할머니가 돼서도 콘서트장을 가득 채우고 싶다는 그의 소망에 믿음을 실었다.
◇‘척하면 척’ 17년 차 팬덤 유애나
아이유의 지난 17년을 지켜본 유애나(팬덤명)와 아이유의 호흡도 척척 맞았다. 1부가 끝나고 아이유가 “여러분의 기억을 지우려 한다. 자, 여기 보시고 우린 이제 만난 적이 없는 것이다”고 하자 관객들은 ‘아픈 기억을 지우고픈 집시 여인의 마음’을 노래한 곡 ‘오블리비아테’가 나올 것을 예상했다. ‘셀러브리티’를 부르고 태연하게 기억을 잃은 콘셉트로 “2024 아이유 콘서트에 온 것을 환영한다. 첫 곡으로 ‘셀러브리티’를 들려드렸다”고 하자 유애나는 콘서트장에 방금 온 듯한 거대한 함성으로 화답했다.
아이유 공연의 앙코르는 매우 길다. 그래서 아이유가 능청맞게 “마지막 곡이다. 앙코르는 없다”고 해도 관객은 동요하지 않았고, ‘내 손을 잡아’를 떼창하며 재차 앙코르를 요구했다. 그리고 아이유는 어김없이 무대로 다시 등장했다.
이날 아이유는 앙코르 무대에서 팬이 선물한 털모자를 쓰기도 했다. 정규 1집 때부터 아이유의 팬이었다는 최성래(33) 씨는 이날 “아이유의 가장 큰 장점은 소통”이라며 “가사로도 소통하지만 역조공(팬에게 선물)으로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팬이 준 선물도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억 소환, 아는 만큼 보인다
“한 소절로 여러분을 2년 전 오렌지 태양 아래 저녁으로 시간을 돌려줄게요.”
이 멘트와 함께 아이유는 2022년 서울올림픽주경기장에서 개최된 ‘더 골든 아워: 오렌지 태양 아래’의 첫 곡이었던 ‘에잇’을 불렀고 관객들은 2022년으로 돌아갔다. 이처럼 30대 아이유의 첫 콘서트는 그의 공연을 줄곧 챙긴 팬이라면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앵앵콜 무대에서 ‘있잖아’를 부르며 360도 무대를 누비다가 객석으로 내려갈 땐 10주년 공연이 떠올랐다.
◇연예인들의 연예인
30대 아이유의 첫 공연을 축하하기 위해 내로라하는 스타들도 대거 공연장을 찾았다. 아이유와 신작 ‘폭싹 속았수다’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박보검은 아이유의 ‘봄 사랑 벚꽃 말고’와 가수 적재의 ‘별 보러 가자’를 부르며 가창력을 뽐냈다. 앞서 지난 2∼3일, 9일엔 각각 그룹 뉴진스, 라이즈, 르세라핌이 무대에 올랐다. 관객석은 웬만한 시상식을 방불케 했다. 아이유의 연인인 배우 이종석을 비롯해 김수현, 탕웨이, 방송인 유재석 등이 콘서트장을 찾았다.
한편 서울 공연을 마친 아이유는 일본 요코하마, 영국 런던, 미국 워싱턴 DC 등에서도 공연을 이어간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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