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를 어떻게 버텼는데"...수도 끊은 목욕탕 새 주인 "나가라" [띵동 이슈배달]
[앵커]
코로나 팬데믹 때 여러 업종이 타격을 입었습니다만, 대표 업종을 꼽으라면 목욕탕일 듯합니다.
특성상 마스크를 쓸 수도, 물이 안 묻게 할 수도 없잖아요.
장사가 너무 안돼 철거하려 해도 철거비만 '억' 소리 났습니다.
고육지책으로 목욕탕 주인은 여탕만 따로 위탁 관리를 맡겼고, 어찌어찌 운영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긴 터널 지나고 손님이 좀 돌기 시작하면서 목욕탕 소유권을 팔았죠.
그러니까 여탕만 위탁 운영하던 사업자는 그대로고, 목욕탕 주인만 새로 바뀐 거예요.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새로 온 주인은 여탕도 자신이 운영하겠다며 물을 끊어버렸습니다.
여탕 위탁업자는 나가라는 얘기죠.
물 없는 목욕탕에 누가 갑니까?
여탕 운영자는 억울합니다.
힘든 시기는 내가 이 악물고 버텼는데, 코로나 지나고 손님 좀 도니까 나가라는 소리잖아요.
계약 기간도 남아 있었습니다.
경찰은 새 주인의 업무방해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박정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창 손님을 받을 시간이지만 깜깜한 목욕탕.
샤워기를 틀어봐도 물 한 방울 나오지 않습니다.
물과 전기를 끊은 건 바로 새로 바뀐 목욕탕 주인인 70대 A 씨입니다.
[여탕 운영자 : 아무 말도 없다가 코로나가 끝나고 목욕탕이 활성화가 되는가 싶으니까 자기네가 직접 운영하겠다고 나가라고 하는 겁니다. 하루아침에.]
여탕 운영자는 계약 기간이 남았다며 나가길 거부했더니
A 씨가 바로 다음 날 다짜고짜 영업 방해에 나섰다고 주장합니다.
[여탕 운영자 : 정말 땅에 털썩 주저앉았어요. 어떻게 할 길이 없어서…. 저희 집에서 일을 못 하고 일자리도 없고 해서 하루하루 근근이 버텨 나가면서 목욕탕 문 열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A 씨 측은 지난해 말 목욕탕 주인과 계약하는 과정에서 여탕 운영자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알리려 했지만, 반려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여탕 운영자가 사실상 무단 점유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어 단전·단수 조치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계약 변경 사실을 사전에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전기와 물을 끊는 건 업무방해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A 씨를 검찰에 넘기기로 결정했습니다.
[앵커]
하루아침에 자리를 비우라는 통보는 이곳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동작구가 관리하는 국공립 어린이집입니다.
새 학기를 불과 6일 앞두고 어린이집 원장을 교체했습니다.
28곳 중에서 26곳의 원장이 바뀌었대요.
여기서 핵심은 '새 학기를 엿새 앞두고' 입니다.
휴일 빼면 인수인계 기간은 고작 3일 남짓입니다.
3일 동안 원에 어떤 아이가 다니는지, 아이마다 어떤 특성이 있는지, 어떻게 보육해야 하는지, 특정 음식 알레르기는 있는지, 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는 없는지,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아이는 없는지,
다 따져 볼 시간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정말 궁금해서 여쭙는 거예요.
아이의 심리적 안정감,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에 걸쳐 이루어집니다.
그렇게 공장의 부품처럼 끼워 맞춰지는 게 아니랍니다.
하다못해 식빵도 숙성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공직자들의 인식이 이런데, 아이를 더 낳으라고 요구할 자격이 있습니까?
안동준 기자입니다.
[기자]
30대 A 씨는 만 1살 된 아이를 구립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습니다.
시설부터 교육과정, 원장까지, 동네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라 대기에만 2년이 걸렸습니다.
[A 씨 / 어린이집 학부모 : 출산하자마자 대기를 건 상태였어요. 아무래도 좀 어린아이이다 보니까 그런 것도 걱정되고 해서 많이 알아보고 입소했던 것 같아요.]
새로 온 원장은 과거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에게 소리를 지르는 등 민원이 제기됐다는 소문이 돌아 학부모들은 불안한 마음이 큽니다.
[A 씨 / 어린이집 학부모 : 원장선생님이 제일 중요하다고 솔직히 생각해요. 왜냐면 실질적으로 아이를 보시는 건 선생님이지만, 그 선생님들을 관리하는 게 원장선생님이기 때문에….]
같은 지역에 있는 다른 어린이집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미 기존 원장이 학부모들 의견을 반영해 1년짜리 교육 계획을 세워놓았는데, 새로운 원장이 오면서 바뀌게 됐습니다.
[어린이집 학부모 : 어떻게 안심하고 아이를 보낼 수 있을지 의문이고요. 안정적인 교육의 질을 기대할 수 있는지도 좀 의문이에요.]
5년 이상 한곳에서 근무한 원장이 대상인데, 학기 시작 전 인사 단행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동작구청은 학기 중 전보를 하면 아이들과 원장 간 이미 애착 관계가 형성돼 이를 고려해 시기를 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학부모들 불만이 커지자 동작구는 내년부터 전보 시기를 정례화해 혼란을 줄이겠다고 방침을 내놨지만,
학부모들은 전보 기준과 과정을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갈등의 불씨는 아직 살아있습니다.
[앵커]
그제(9), 토요일 아침에 경남 통영시 욕지도 해상에서 20톤급 어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9명이 탑승했던 어선은 뒤집힌 채 발견됐고, 구조된 4명은 끝내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아직 5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선은 물 위로 인양됐고요,
수색작업은 오늘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너무 늦지 않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시길 기원합니다.
김종호 기자입니다.
[기자]
해군 구조함이 욕지도 근처 안전 해역까지 예인한 사고 선박입니다.
뒤집힌 선체를 바로 잡기 전에 기름 유출 사고에 대비해 해상에 방지막을 둘렀습니다.
12차례 수중 수색에서 선장 등 선원 3명을 찾기도 했지만 구조 대원이 접근할 수 없는 위험한 곳도 있습니다.
[이남희 / 통영해양경찰서 경비과장 : 어창에 주낙 어구 등이 많이 얽혀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한 제거 작업을 하고 그쪽으로 조금 더 검색할 예정입니다.]
사고 당시 다른 배를 타고 함께 조업에 나선 선주는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해경에 말했습니다.
또 사고 선박은 스크루에 어구가 감긴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이정석 / 통영해양경찰서 수사과장 : 다른 선박과 충돌 흔적이 있는지 아니면 기타 외력에 의한 전복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앵커]
지난 8일, 충남 아산에 있는 새마을금고에서 복면 쓰고 흉기 든 강도가 침입했습니다.
여직원을 협박해 남직원들의 손목을 묶게 한 다음에 1억 2천여만 원을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4시간 뒤 붙잡혔고, 어제(10) 구속됐습니다.
특수강도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 씨입니다.
지난 8일 오후 4시 20분쯤 아산시 선장면 새마을금고에 복면을 쓰고 들어가 흉기로 직원을 위협한 뒤 현금 1억2천448만 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습니다.
당시 경비직원의 없던 새마을금고에 손님인 척 들어가서 흉기로 직원들을 위협했고요,
여직원들에게 케이블타이를 주면서 남직원들의 손을 묶게 시켰습니다.
직원들은 흉기가 있으니까 돈가방에 돈을 담으라는 지시를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던 거죠.
돈을 빼앗고 나서는 직원들을 금고 철창 안에 가두고 도망쳤습니다.
이 모든 게 9분 만에 이루어졌습니다.
A 씨는 범행 이후 도망쳤다가 4시간 40여 분 만에 경기도 안성에 있는 복합쇼핑몰에서 검거됐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훔친 돈 가운데 천만 원은 빚을 갚는 데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은행 빚 500만 원 갚으려고 미리 계획한 범죄라고 합니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은 어제(10일) 도주 우려가 있다며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경찰은 A씨가 빼앗은 돈을 모두 회수했습니다.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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