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났다...‘우상’ 이치로 만난 이정후 “아우라가 달랐다” [현장인터뷰]

김재호 MK스포츠 기자(greatnemo@maekyung.com) 2024. 3. 1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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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51번이 과거의 51번을 만났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캑터스리그 원정경기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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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51번이 과거의 51번을 만났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캑터스리그 원정경기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홈과 원정에서 스플릿 스쿼드를 운영했다. 자이언츠의 캠프가 있는 스코츠데일에서 원정지 피오리아까지는 차로 1시간 거리. 그럼에도 이정후는 이날 원정경기를 택했다.

이정후가 우상 이치로를 만났다. 사진(美 피오리아)=ⓒAFPBBNews = News1
이정후가 경기전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美 피오리아)= 김재호 특파원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 선수단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美 피오리아)= 김재호 특파원
이유가 있었다. 상대 팀 시애틀 구단주 특별 보좌역으로 있는 스즈키 이치로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이날 만남은 경기전 원정팀 클럽하우스 감독실에서 이뤄졌다. 시애틀 감독 시절 이치로와 함께했던 밥 멜빈 감독이 특별히 둘의 만남을 주선했다.

경기 후 인터뷰를 가진 이정후는 “(여기까지 원정 올) 가치가 있었다”며 이치로와 만남에 대해 말했다. “감독님 덕분에 좋은 기회 가질 수 있었다. 좋은 시간이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앞서 왼손 타자로 전향하며 처음 본 선수 영상이 이치로였다며 등번호 51번을 택한 것도 이치로의 영향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실상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것.

어린 시절 우상을 직접 만난 소감은 어땠을까? 그는 “아우라가 달랐다”며 이치로에 대한 인상을 전했다. “내가 키도 더 크고 덩치도 더 큰데 뭔가 카리스마나 이런 것이 남달랐다”며 작은 체격에도 카리스마가 넘쳤다며 그를 묘사했다.

묻고싶은 말은 많았지만, 시간은 부족했고 입도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묻고싶은 것은 많았는데 타격에 대한 질문은 묻고싶지 않았다. ‘어떻게 치세요’ 이런 질문은 너무 초등학생같은 질문이지 않은가. 그런 질문을 하고싶지 않았다. 이치로하면 자기 관리, 그리고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이 철저한 선수로 소문이 나있지 않은가. 그래서 그와 관련된 것들을 물어봤다. ‘뭘 어떻게 치냐’같은 질문도 좋겠지만, 의미없는 질문같았다.”

멜빈 감독은 이날 이정후와 이치로의 만남을 주선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이치로는 은퇴 이후에도 매리너스 구단과 함께하며 야구계에 몸담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멜빈은 시애틀 감독 시절 이치로와 함께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메이저리그에서 19시즌을 뛰며 올해의 신인과 MVP, 올스타 10회, 골드글러브 10회, 실버슬러거 3회, 타격왕 2회 경력을 세운 이치로는 이제 빅리그에 첫 발을 들인 후배에게 어떤 조언을 내놨을까?

이정후는 “일단 아시아는 아시아만의 문화가 있으니 그런 문화를 이곳에서 장점으로 살려서 꾸준히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며 가장 기억에 남은 조언을 공개했다.

경기전 이뤄진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에게는 충분히 의미가 있는 만남이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이런 만남을 가질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날 경기는 샌프란시스코가 유일하게 시애틀과 치르는 원정경기였고 시즌중에는 두 팀이 다른 리그에 속해 만날 기회가 많지않다. 두 팀은 현지시간 기준 오는 8월 23일부터 25일까지 시애틀에서 한 차례 시리즈를 갖는다.

그럼에도 일단 만났다는 것, 그리고 둘 사이에 멜빈이라는 연결자가 있다는 것은 좋은 일. 이정후는 “감독님께서 이렇게 시간되면 또 보자고 말씀해주셨다. 시즌 잘 치르다가 시애틀과 만나면 그때 한 번 봐야할 거 같다. 이치로도 ‘계속 챙겨봐 주겠다. 열심히 하라’고 해주셨다. 열심히 해야할 거 같다”며 다시 만날 순간을 기대하고 있음을 알렸다.

그렇다면, 이정후는 이 만남을 기념하기 위해 무엇을 했을까?

그는 “사인은 안받았지만, 사진은 같이 찍었다. 이 사진은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을 생각”이라며 밝게 웃었다.

[피오리아(미국)=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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