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에서 로봇, UAM까지‥기계전문기업으로 도약 꿈꾸는 삼현[전예진의 마켓 인사이트]
코스닥 상장 후 인도와 북미 시장 진출, 시가총액 2600억원 도전
자동차부품 전문기업 삼현이 3월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차량용 모터와 제어기에서 시작해 전장, 로봇, 방산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회사다. 전 공정을 자동화하는 스마트 공장을 도입해 생산 효율성도 높였다. 향후 도심항공교통(UAM)과 전기선박 분야에서 수주가 이뤄질 경우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모터-제어기-감속기를 하나로
1988년 설립된 삼현은 차량용 모터와 제어기를 개발한다. 경쟁사들은 모터, 제어기, 감속기 중 하나의 장치를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그러나 삼현은 세 가지 장치를 설계 및 제조할 수 있는 고도화 단위 기술 및 통합화 기술을 갖췄다. 관련 지식재산권 45건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제품은 구동의 핵심인 ‘모터, 제어기, 감속기’를 일체로 통합한 모션 컨트롤 시스템이다. 세 가지 요소를 하나로 통합한 솔루션이라는 의미로 회사 측은 이를 ‘스리 인 원(3-in-on)’ 통합 솔루션으로 부른다.
이 솔루션은 친환경 자동차, 스마트 방산, 로봇 산업에 적용된다. 방산은 전차, 호위함, 미사일, 레이더에 적용되는 특정 핵심 구동 시스템에 사용된다. 스마트 방산 부문은 주사 구동 조립체와 추적터렛 모터 등을 개발해 양산 중이다. 로봇 부문은 정밀 기술력이 요구되는 협동로봇용 관절 모듈과 서비스로봇용 인 휠 모터 등을 개발해 올해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 UAM, 친환경 선박 산업 분야에 모션 컨트롤 시스템이 적용될 수 있다.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자동차 부문이 93%, 스마트 방산 부문이 7%로 추정된다. 향후 로봇, UAM, 전기선박, 항공우주 등 제품 적용 분야 확대로 매출 구조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 4년간 꾸준한 실적 성장을 보였다. 매출은 2020년 486억원, 2021년 590억원, 2022년 686억원으로 증가했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727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022년 28억 원에서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80억원으로 늘어났다. 친환경 제품 매출 가시화와 스마트 공장의 생산 효율 향상 덕분이다.
삼현은 자동화 생산라인 인프라와 디지털 생산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그 결과 2022년 고도화 수준의 자동화, AI(인공지능) 기반 K-스마트 등대공장에 선정됐다. 높은 수준의 생산 인프라를 입증했다는 평가다. 스마트 공장은 자동화 정도에 따라 크게 4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부분적 표준화와 데이터 관리가 가능한 ‘식별’, 2단계는 실시간 생산 정보 모니터링이 가능한 ‘측정’, 3단계는 수집된 정보 분석으로 제어할 수 있는 ‘분석’ 단계다. 마지막 4단계는 공정 운영 시뮬레이션을 통해 모니터링부터 제어, 전 공정 자동화가 가능하다.
삼현의 스마트 공장은 현재 3단계에서 4단계로 진입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4단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무인화 비중을 높여 생산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지난해 기준 동사의 생산 효율성은 81%에 달한다. 영업이익 98억원, 영업이익률 10%대 달성을 전망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비교기업 대비 2.5배 수준으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방산 로봇 분야에서 수주잔고 1조 확보
이 회사는 기존 주요 사업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모빌리티, 스마트 방산, 로봇 부문이 있다. 모빌리티 부문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모든 차종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며, 해당 제품들은 자율주행차와 이삼륜차 등 다양한 형태의 모빌리티에 적용될 예정이다. 스마트 방산 부문은 국방혁신 4.0 기조에 따라 감시정찰과 유무인 전투체계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로봇 부문은 협동, 산업용, 서비스물류, 의료용 로봇 등 핵심 부품의 내재화를 통해 본격적인 시장점유율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삼현의 ‘3-in-1 통합 솔루션’은 모빌리티, 스마트 방산, 로봇 산업과 같은 여러 첨단산업에서 핵심 부품으로 적용되고 있다. 그 결과 모빌리티 부문 7787억원, 스마트 방산 부문 1610억원, 로봇 부문 663억원으로 총 1조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앞으로 UAM과 전기선박 부문에서 추가 수주를 예상한다. 회사 측은 202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4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매출의 약 10%로 업계 평균 4% 대비 2.5배다. 전체 직원의 40%인 90여 명이 R&D 인력이다. R&D 인력은 3년간 2배 규모로 증가했다. 석박사 전문 인력 비중이 전체 R&D 인력의 38%를 차지한다. 국내외 기술특허는 37건을 보유하고 있다.
삼현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첫 번째 단계로 인도와 아세안 시장을 중심으로 생산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다. ‘3-in-1 통합솔루션’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인 휠 모터는 다양한 모빌리티에 적용될 수 있다. 인도와 아세안 시장은 이륜차와 삼륜차 시장이 큰 시장인 동시에 내연기관에 대한 정부 규제 강화로 큰 수요가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 인도 법인을 설립해 2026년 본격적인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북미에서 운용 중인 전문 판매 대리점 노하우를 바탕으로 연내 유럽에서도 전문 판매 대리점을 설립할 계획이다.
◆시가총액 2600억원 도전
삼현의 주력 제품인 스마트 액추에이터는 고성능, 고정밀 제어, 소형화 기능을 갖추고 있어 산업의 전동화, 무인화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평가받는다. 2019년 CVVD(연속가변 밸브 듀레이션) 엔진 전용 액추에이터를 양산하고 SBW(변속레버) 액추에이터와 MR 댐퍼 국산화에 성공하며 자체 기술력을 입증했다.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우수기업연구소(ATC+)로 지정됐다.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 기업에 선정됐으며 2022년 차량 소프트웨어 개발표준(A-Spice)인 CL2 인증도 받았다. 2024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100대 핵심 전략기술 선정 등 해당 분야에 대외기관으로부터 독보적인 설계기술과 생산제조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삼현은 이번 상장을 통해 총 200만 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2만~2만5000원으로 총공모금액은 400억~500억원 규모다. 3월 12~13일 일반청약을 거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상장 이후엔 산업 다각화에 나선다. 모집된 공모자금은 신규 수주에 따른 설비 투자 및 공장 증축,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생산 거점 확보 등에 사용한다. 황성호 삼현 대표는 “최근 기술의 변화 트렌드에 맞게 3-in -1 솔루션을 기반으로 미래기술을 선도하고 ESG 경영을 통하여 사회와 더욱 긴밀히 소통하며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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