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명에 ‘우크라에 영광을’ 썼다고…투옥된 러 대학생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2024. 3. 1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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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한 대학생이 와이파이망에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의미의 구호를 적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받았다.

해당 문구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단결을 강조하거나 자국을 침공한 러시아를 조롱할 때 쓰이는 문구이기도 하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내부 단속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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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바 우크라이니’를 외치는 우크라이나군. @Anyushkka X(트위터) 캡처

러시아에서 한 대학생이 와이파이망에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의미의 구호를 적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받았다.

10일(현지시간) 영국의 BBC방송에 따르면 모스크바국립대(MSU)의 한 학생이 지난 7일 모스크바 법원에서 ‘나치 또는 극단주의 조직 상징의 공공연한 전시’ 혐의 유죄가 인정돼 징역 10일 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자신의 대학 기숙사 방 와이파이망 이름을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뜻의 ‘슬라바 우크라이니’로 바꾼 혐의를 받는다. 해당 문구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단결을 강조하거나 자국을 침공한 러시아를 조롱할 때 쓰이는 문구이기도 하다.

한 경찰관은 해당 와이파이망을 발견해 당국에 보고했고, 경찰은 대학 기숙사 내 그의 방을 뒤져 그의 PC와 와이파이 공유기를 확보한 뒤 지난 6일 그를 체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와이파이 전파가 미치는 범위 안의 불특정 다수에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구호를 홍보하기 위해 자신의 와이파이망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내부 단속을 강화했다. 지난달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복역 도중 의문사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추모 장소에 꽃을 놨다는 이유만으로 400여 명이 체포되는 등 푸틴 정권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이들이 줄줄이 체포·수감되고 있다.

앰네스티인터내셔널(AI)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2만 1,000여 명이 반전 운동가들이 억압적 법률의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러시아 당국이 불공정한 재판을 이용해 최소한의 반대 의견도 틀어막고자 징역형과 고액 벌금을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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