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철TV에서 남편이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렸어요”

홍수현 2024. 3. 1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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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기사 남편,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려"
한문철TV 측, 영상 삭제하고 정정방송 조처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교통사고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서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렸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사건이 확산하며 한 변호사는 영상을 삭제하고 정정방송을 내보냈다.

당초 한문철TV에서 배달기사가 음식을 훔쳐가는 모습이라고 잘못 소개한 장면 (사진=유튜브 ‘한문철 TV’ 캡처)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저희 남편이 한문철tv에서 도둑놈으로 몰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퍼졌다.

글 작성자인 A 씨는 “한문철TV 유튜브 21228회/21127회에 도둑놈으로 몰린 배달 기사 아내”라고 자신을 밝혔다.

A씨는 한문철 TV에 ‘배달 라이더로 위장한 도둑이랍니다’라는 제목으로 방송된 영상에 대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A 씨는 “제 남편은 눈이 많이 오던 지난 2월 5일 양주 옥정에서 배달앱을 통해 ‘고기OO’라는 가맹점 배달 건으로 도착지에 갔고, 도착 후 배달업체 측 ‘앱 오류’로 배차가 취소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A 씨는 “배달앱과 통화해 해당 음식은 고객 요청으로 다시 제조하여 새로 배달하기로 했으니 픽업한 음식을 ‘자체 폐기해 달라’고 했다”며 “그런데 오늘 오전 남편이 지인을 통해 한문철TV에 자신이 도둑놈으로 제보됐다는 사실을 알게 돼 황당함과 억울함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오류로 인한 오해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가맹점 점주에게 확인 요청을 한 A 씨의 남편은 큰 충격에 빠졌다.

점주는 이미 해당 폐기 음식 건에 대해 배달업체 측에서 보상 처리를 받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배달 기사였던 A 씨의 남편이 괘씸하다며 한문철TV에 제보했다는 것이다.

A 씨는 “오늘 아침 찾아가 해당 영상에 관해 여쭈니 점주분은 죄송하다고 하셨다”면서 “하지만 저희 남편은 이 좁은 배달 라이더 업계와 가맹점들이 유튜브를 보고 이미 알아봐 버린 상황이고, 3월 11일이 내용이 방송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라는 문구를 해당 영상 안내 글에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맹점주는 당일 방송사에 전화하겠다고 했지만, 방송사 측에서 어떻게 처리할지도 모르겠다”며 “저희 남편의 잘못도 아니고 배달업체 측 앱 오류로 일어난 배달 사고를 심지어 폐기 음식 건에 보상까지 받으신 가맹점주가 왜 대체 도둑으로 제보하신 건지 당최 이해가 가질 않고 저 영상들로 인해 무고하게 댓글로 욕을 먹는 제 남편은 어디에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A 씨는 “남의 음식 훔쳐다 먹을 정도로 가난하지 않다. 그래도 양주에 아파트 자가 소유하고 있고, 차도 있고, 오토바이 스쿠터도 한 대씩 보유하고 있다”며 “뭐가 아쉬워서 남편이 음식을 훔치겠냐”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점주의 ‘죄송하다’ 말 한마디면 다인 거냐. 이미 영상을 본 사람들과 저희 남편을 알아본 지인들의 머릿속에 도둑놈이 돼버렸는데 어떻게 보상받냐. 저희 남편의 잘못이 없다는 걸 알고도 거짓 제보한 업주에게 공개적인 사과를 받고 싶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A씨 남편의 손가락이 음식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유튜브 ‘한문철TV’캡처)
A씨는 이후 추가글을 통해 “남편은 물건을 픽업할 때 물건이 크고 많아서 ‘이거 두 개 맞냐’고 물었고 주방에서 점주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까지 확인했다고 한다”며 “한문철TV 영상을 느리게 돌려보니 남편이 물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습이 보인다”라고 증거 사진을 첨부하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한문철TV 측은 영상을 삭제하고 10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실수를 인정하고 정정방송을 내보냈다. 당초 방송 당일에야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돼 편집이 어려울 것 같다던 방송국 측도 방송을 하지 않겠다고 밝혀 사건은 원만히 해결 가도로 들어섰다.

다만 A씨 측은 점주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했다. A씨는 ”저희는 어제 오늘을 지옥 속에 살고 있다“며 ”유튜브 속에 숨어서 사과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 좁은 지역사회에서 제 남편을 도둑으로 매도시키고 한 가정의 일상을 망가뜨려 놓고 잘 주무셨냐“며 ”지역카페나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 주길 바란다“고 썼다.

홍수현 (soo0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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