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 조언 들은 셰플러, 말렛 퍼터로 바꾸자마자 우승 … 1년 무승 갈증 씻고 PGA 통산 7승
남자골프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말렛형 퍼터를 들고 나온 첫 대회에서 단숨에 우승했다.
셰플러는 11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골프&로지(파72·746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치고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 지난해 US오픈 챔피언 윈덤 클라크(10언더파 278타·미국)를 5타차로 여유있게 제치고 우승했다.
셰플러는 지난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3월) 이후 15번이나 톱5에 오르고도 우승하지 못하던 사슬을 끊고 PGA 투어 통산 7승을 달성했다.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은 2022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제패했다.
퍼트의 승리였다. 셰플러는 감각적인 일자형 대신 직진성이 뛰어난 말렛형 퍼터로 이번주 라운드 평균퍼트수 27개로 공동 6위를 차지했고, 그린적중시 퍼트수 1.58개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3m 이내 퍼트수 151위에 불과할 정도로 절망적이던 퍼트 실력은 이번주 들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셰인 라우리(아일랜드)와 공동선두로 출발한 셰플러는 1번홀(파4)에서 3.5m 버디 퍼트를 넣고 단독선두로 올라선 뒤 6번홀(파5)에서 2m 버디를 추가했고 후반에 두 차례 연속 버디를 더하며 승부를 압도했다.
셰플러는 공식 인터뷰에서 “한동안 계속 사용할 퍼터를 찾은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활짝 웃으며 “그런 것 같다. 이 퍼터를 쓰면 공에 줄을 긋지 않아도 돼 좋다. 시각적으로도 아주 좋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퍼트 교체에는 세계 2위 로리 매킬로이(아일랜드)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매킬로이는 지난달 타이거 우즈가 주최한 시그니처 대회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당시 방송 인터뷰에서 “최근 퍼트 때문에 고전하다가 마침내 일관성이 좋은 퍼터를 찾았다. 내겐 이게 큰 변화가 될 것 같다”며 “스코티도 말렛 퍼터를 써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킬로이가 추천한 퍼터는 테일러메이드 스파이더 투어X다. 셰플러는 매킬로이의 조언대로 테일러메이드사 퍼터를 맞춤 주문했고 연습을 거친 뒤 이번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 처음 들고 나왔다. 퍼터 샤프트 길이는 과거에 그가 쓰던 것 보다 0.5인치 긴 제품이었다.
셰플러는 전통적인 일자형 퍼터 애호가였으나 지난해 가을 새 퍼트 코치를 맞으며 2023년 플레이오프 때는 이번과 다른 테일러메이드 스파이더 투어X 퍼터를 썼고 이후 다시 일자형 퍼터를 쓰는 등 저조한 퍼트 성공률 때문에 방황했다.
셰플러는 다음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새 퍼터로 타이틀 방어전에 나선다. 4월 열리는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2년 만에 정상을 되찾을 희망도 밝혔다.
안병훈은 이날 4언더파 68타를 치고 공동 8위(4언더파 284타)로 23계단 상승해 시즌 3번째 톱10에 진입했다. 올해 두 번째 톱10에 다가섰던 임성재는 2타를 잃고 공동 18위(2언더파 286타)로 마쳤다. 김시우는 공동 30위(1오버파 289타), 김주형은 공동 52위(6오버파 294타)를 기록했다.
시즌 첫 톱10 및 역전 우승을 노렸던 매킬로이는 마지막날 4오버파 76타로 무너져 공동 21위(1언더파 287타)로 내려갔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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