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란 거냐”…고속도 한복판 버려진 사모예드, 주저없이 태워준 차주

구조자 김강언씨가 지난 10일 서해안고속도로 충남 당진 부근에서 사모예드 2마리를 발견해 구조했다./인스타그램 @gangeon

충남 당진의 한 고속도로에서 유기견으로 보이는 대형견 2마리가 발견돼 당시 고속도로를 주행중이던 차주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구조자 김강언씨는 지난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 있었던 일이다.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 (일어났다)”라며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등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 당진 부근 1차로를 주행하다 갑작스러운 정체를 겪었다. 사고를 의심했던 김씨는 앞서가던 차량들이 하나둘 차선을 변경한 뒤에야 이유를 알았다. 1차로 위에 사모예드 2마리가 짖고 있었고, 다른 차량들이 이를 피해 가려다 정체가 빚어진 것이다.

지난 10일 서해안고속도로 충남 당진 부근에서 짖고 있던 사모예드 2마리가 구조자 김강언씨의 부름에 달려오고 있다./인스타그램 @gangeon

김씨는 정차 후 차에서 내려 강아지들을 불렀다. 강아지들은 경계심 없이 꼬리치며 김씨에게 다가와 익숙한듯 그의 차량에 올라탔다고 한다.

김씨는 강아지들이 뒷좌석에 얌전히 앉아 있는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그는 “두 마리 모두 안전하게 구조는 했으나, 주인 여부는 아직 모르겠다”며 “부디 유기된 아이들이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고속도로면 죽으라고 내버린 거 아니냐” “그냥 지나치지 않고 태워줘서 고맙다” “저도 2차로 달리다가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루종일 마음에 남았는데 구조해줘서 고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고속도로에서 구조된 사모예드 2마리가 구조자 김강언씨 차 뒷좌석에 얌전히 앉아 있다./인스타그램 @gangeon

이후 김씨는 추가 영상과 글을 올려 후속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동하면서 119에 신고했고 안전을 위해 가까운 서산휴게소로 가서 경찰과 시청 관계자의 도움으로 무사히 동물구조대에 인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를 자주 탔던 게 분명할 정도로 자기네 자리인 양 얌전히 있었다”며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전혀 없을 정도로 순하더라”고 했다.

또 김씨는 “그 자리에 있었다면 누구라도 주저 없이 태웠을 것”이라며 “사모예드는 순둥이인데 덩치가 커서 (다른 차주들은) 쉽게 차에 태우지 못했을 거다. 대신 신고를 열심히 해준 것 같다. 제가 신고 하기 전에 이미 많은 신고가 접수 됐더라”고 덧붙였다.

구조된 강아지들은 사모예드종으로 각각 3세, 5세 암컷이다. 인식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당진시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하고 있다.

해당 보호소의 강효정 소장은 연합뉴스TV를 통해 “8년 동안 보호소를 운영하면서 휴게소(에 유기된 사례)는 있었어도 고속도로 위(에 버려진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라며 “일단 안락사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빨리 입양 추진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