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군의관 · 공보의 투입…'이탈 전공의' 처분 통지 속도

유영규 기자 2024. 3. 1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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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의 집단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이 지속하자 정부가 오늘(11일)부터 현장에 군의관과 공보의를 투입해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 통지에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에 반발하는 의대 교수들 역시 집단행동 조짐을 보여 갈등은 갈수록 격화하는 양상입니다.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오늘부터 4주간 병원 20곳에 군의관 20명, 공중보건의사 138명 등 총 158명을 투입합니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채워 현장의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입니다.

투입되는 인력은 중증·응급 환자의 수술과 진료 지연 등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복지부는 업무개시명령에도 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에게 이번 주까지 1차로 면허정지 사전통지서를 발송할 예정입니다.

복지부는 이미 지난 5일부터 이탈한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면허정지 사전통지서를 발송해 왔고, 최근 속도가 붙으면서 이르면 이번 주 초에 근무지 이탈 전공의 1만여 명에 대한 사전통지서 발송이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복지부가 서면 점검을 통해 확인한 100개 주요 수련병원의 이탈 전공의 수는 지난 8일 오전 11시 기준 1만 1천994명으로, 이탈률 92.9%입니다.

통지서를 받은 전공의들은 이달 25일까지 의견을 제출해야 합니다.

복지부가 보낸 통지서에는 의료법에 따른 업무개시명령을 받았는데도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관련 규정에 따라 면허 처분에 들어간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통지서를 받은 후 기한 내 의견을 제출하지 않으면 의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 직권으로 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들이 '폐문부재'(문이 잠겨있고 사람이 없음) 등으로 통지서를 회피할 경우에 대비해 발송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이후에도 재차 통지서를 발송할 예정입니다.

보건복지부가 보낸 전공의 면허정지 행정처분 사전통지서


정부가 이탈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하면서 의대 교수들의 반발 수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40개 의대 중 33개 의대가 참여하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지난 9일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비공개 총회를 열고 현 상황을 타개할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단 뚜렷한 결론을 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회의 후 취재진에 "전공의협의회가 대화하겠다고 하고, 정부도 건설적인 제안으로 대화에 나선다면 우리는 거기에 반드시 참여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의대생 증원 규모 2천 명 같은 조건을 걸지 말고 전공의들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의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의대 중 일부의 교수협의회 비대위도 별도로 회동해 그간의 활동 상황을 공유했습니다.

이들도 집단행동을 결정하지는 못했습니다.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오늘 오후 5시 긴급총회를 열고 집단행동 여부 등을 논의합니다.

비대위는 이 자리에서 대학의 의대 증원 신청과 전공의 사직 등 현 상황과 그간의 비대위 활동을 공유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등 8개 병원 교수와 전문의 16명은 소속과 실명을 밝히고 '의료 붕괴를 경고하는 시국선언'이라는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해 전자 설문 방식으로 연대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사이트 운영진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까지 전국의 수련병원 소속 교수와 전문의 3천523명, 기타 소속 의사 등 1천657명이 서명에 동참해 총 참여 인원은 5천180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들은 시국선언에서 "정부는 전공의들을 향한 위압적 발언과 위협을 중단하라"며 "정부와 의료계 대표는 함께 허심탄회하게 합리적 방안을 논의해 해법을 도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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