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총선 D-30, 중앙일보 "친윤·친명 불패… 제3지대 존재감 미미"
주요 일간지, 총선 30일 앞두고 여야 공천 비판...국민의힘, 5·18 북한 개입설 옹호 인사 공천까지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4·10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중 어디도 도덕적·정책적 우위를 갖지 못하고 있으며 문제점만 노출하고 있다는 언론의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공천이 주요한 문제로 꼽힌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친명·친윤 중심의 공천을 하고 있다는 게 공통적인 평가다.
총선 30일을 앞두고 주요 일간지들은 11일 여야의 총선 행보에 대해 박한 평가를 내놨다. 주로 공천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우선 한국일보는 이번 총선을 비전과 인물, 바람이 없는 3無 선거로 표현했다. 한국일보는 1면 <'3無 선거' 비전·인물·바람이 없다>에서 “(여야는) 자극적인 표현으로 상대를 공격하며 표를 얻는 반사이익만 노리고 있다. 정당의 지역구 대표를 내세우는 공천에서도 참신한 인물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국일보가 인터뷰한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사당화, 한동훈 위원장은 연일 가십거리만”(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 “민주당만 엉터리 공천인 줄 알았더니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 등 평가를 내놨다. 한국일보는 “비전이 미흡하다면 비전을 제시할 새 인물이라도 발굴해야 하는데 여야는 이마저도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이번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공천이 친윤·친명 위주로 흘러갔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친윤계로 분류되는 현역의원 84%, 친명계로 분류되는 지도부 95%가 공천을 받았다. 중앙일보는 3면 기사에서 “양당은 공히 '시스템 공천'을 내세웠지만, 현재까지 나온 공천 결과는 '친윤불패'(국민의힘), '친명불패'(민주당)라는 평가”라며 “문제는 거대 양당에 실망한 표심을 흡수해야 할 제3지대의 존재감이 아직 미미하다는 점”이라고 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과거 5·18 북한군 개입설을 제기한 도태우 변호사를 대구 중구·남구 후보자로 확정하기로 했다. 이에 한겨레는 사설 <'5·18 북한 개입' 후보를 “다양성”이라 하는 국민의힘>에서 “한 위원장은 광주에서 '5월 정신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신', '헌법 전문 5·18 정신 수록에 적극 찬성한다'고 했다”며 “도 변호사 말과 한 위원장 말이 어떻게 한 울타리에 '다양성'이라며 함께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말 많은 여야 비례대표 공천, 또 밀실서 나눠먹기 할 텐가>에서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다양성·비례성·대표성 확보라는 비례대표제 가치를 훼손한 데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보여주기 바란다”며 “비례 후보 자질과 도덕성을 철저하게 검증해 부적격 인사를 걸러내고, 직능·세대·지역에서 다양하고 전문적인 인물을 발굴해 국민을 닮은 국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위성정당은 총선 직후 법을 고쳐 이번으로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여야 정치인들의 막말을 문제로 꼽았다. 조선일보는 5면 <이재명 “설마 2찍?”… 총선 화두로 떠오른 막말> 보도에서 이재명 당대표가 선거운동 중 '2찍'(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들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이라고 말하고 장예찬 국민의힘 후보가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과거에도 정치 혐오를 일으키는 막말은 결국 중도층을 외면하게 만들어 선거에 악재가 됐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이번 선거에서 현실성 있는 공약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총선 D-30, 네거티브 올인 접고 입법 공약 내놓으라>에서 “여야 간 네거티브 공방만 치열할 뿐 건설적인 공약·정책 경쟁은 실종 상태”라며 유권자가 여야 정책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저출생·지방소멸·이민·통일 등 국가적 어젠다에 대해 각 당이 어떤 비전·플랜을 제시하는지 꼼꼼히 살펴보자. 모든 공약 입법엔 재원 조달 방안이 명기됐는지를 확인하고, 그렇지 않은 공약은 대국민 사기로 간주하자”며 “모든 정치혁명은 주인인 시민의 각성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한겨레 의뢰 여론조사 결과는
조선일보(TV조선 공동의뢰)와 한겨레가 총선을 앞두고 비례정당과 주요 격전지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우선 조선일보는 인천 계양을, 경기 성남 분당갑·수원 병, 경남 양산을, 서울 마포을 등 5개 격전지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계양을에선 이재명 후보가 43%로 원희룡 후보(35%)와 오차범위 내에 있었으며 서울 마포을에선 정청래 후보(44%)가 함운경 후보(28%)를 크게 앞섰다. 나머지 지역구 후보들은 2~4%p 차이를 보였다.
한겨레는 글로벌리서치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거주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경기·인천에선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이, 서울에선 국민의힘에 우호적인 여론이 높았다. 한겨레는 “이번 조사 결과를 수도권 전체로 보면 민주당이 앞서지만, 서울은 달랐다”고 했다.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 심판을 위해 야당에 투표해야 한다”는 응답은 53%였으며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여당에 투표해야 한다”는 응답은 41%였다. 서울에선 정부 심판론과 정부 지원론이 오차범위 내였지만, 경기·인천에선 정부 심판론이 높게 나왔다.
한겨레가 지역구 선거에서 투표할 정당을 물은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42%로 국민의힘(34%)을 크게 앞섰다. 이 역시 서울과 경기·인천의 흐름이 달랐다. 서울의 경우 국민의힘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40%로 민주당(37%)보다 오차범위 안에서 높았다. 반면 인천(민주당 44%, 국민의힘 29%), 경기(민주당 45%, 국민의힘30%)에선 다른 결과가 나왔다.
한겨레는 “민주당이 2010년대 이후 세 차례 총선에서 줄곧 서울에서 국민의힘보다 두세배 이상 의석을 확보해 '서울 제1당'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며 “이미 서울은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를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보다 더 크게 지지했고,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도 오세훈 시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지방의원을 민주당 소속보다 더 많이 당선시킨 바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TV조선 의뢰 여론조사는 케이스탯리서치가 9~10일 전화면접 조사방식으로 4개 지역구의 18세 이상 남녀 500명(총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4.4%p다. 응답률은 인천 계양을 13.6%, 경기 성남 분당갑 11.7%, 수원 병 12%, 경남 양산을 15%, 서울 마포을 11.6%다. 한겨레 의뢰 여론조사는 글로벌리서치가 8~9일 전화면접 조사방식으로 서울·인천·경기도의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3.1%p다. 응답률은 10.3%다.
정부, 주요 일간지에 의료개혁 광고 대거 게재… 의료계 비판하는 사설 다수
정부가 주요 일간지에 의료개혁 관련 1면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를 게재한 신문사는 국민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서울경제, 한국경제 등이다. 정부는 광고에서 “부족한 의사 늘리고, 무너지는 지역의료 살리고, 의료사고 부담 덜어주고, 힘든 진료 더 보상하는 국민 모두를 위한 의료개혁, 꼭 해내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있다.
사설에선 의사 집단을 비판하는 논조가 주를 이뤘다. 세계일보는 사설 <“버티면 이긴다”는 오만에 동료 의사 겁박하고 복귀 막나>에서 “환자 곁에 남기를 택한 의료진이 동료들의 폄훼와 겁박에 시달리는 실태는 우려를 넘어 개탄을 자아낸다”며 “의료개혁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의사들은 '버티면 이긴다'는 그릇된 생각에서 벗어나 당장 의료현장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경제는 사설 <제자들 말려야 할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이라니>에서 일부 의대 교수가 사직서를 제출한 건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국경제는 “대 교수들이 누구보다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당직을 서고 그 다음날엔 진료와 수술을 하느라 이미 한계상황일 것이다. 몸보다 더 힘든 건 돌아오지 않는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보는 스승으로서의 착잡함일 것”이라며 “하지만 일부에서 사직서까지 제출하는 것은 그야말로 현 상황을 계속 난국으로 끌고 가겠다는 비이성적 심술로밖에 비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사설 <의료 공백 방치하는 의·정 대치…대화 물꼬부터 터야>에서 정부와 의료계 양측이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어떤 명분이든 의사가 환자 곁을 떠나는 것은 비판받을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라며 “지금까지 강경 대응으로 일관할 뿐 대화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단 한 차례 전공의들에게 대화하자며 시간과 장소를 일방적으로 고지한 게 전부”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정부가 대화로 이 사안을 풀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며 “정부는 먼저 대화의 분위기를 만들고 물밑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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