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봉인가’ 심기 불편한 IPA… 인천경제청과 잦은 마찰로 갈등

화물차주차장에 이어 상수도 원인자부담금으로 ‘골머리’
추천받은 최적지에 51억 들여 화물차주차장 조성하고도 축조 신고 반려에 ‘무용지물’
최근엔 인천경제청의 유발부담금 변경 부과에 어이 없어
25억이 221억으로 늘어 ‘난색’… 인천경제청의 행정 미숙이 발단

송도 9공구 전경〈IPA 제공〉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항만공사(IPA)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의 잦은 마찰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인천시와 연수구청이 최적지로 추천한 송도 부지에 수십억원을 들여 화물차주차장을 조성하고도 주차장 운영을 위한 가설건축물 축조 사용 허가를 내주지 않은 인천경제청과 행정 소송을 벌이고 있는가 하면, 이번에는 송도 9·10공구의 상수도 원인자부담금에 대한 협의를 거쳐 인천경제청으로부터 요청 받은 수십억원이 갑자기 10배 가까이 늘어난 폭탄 부담금으로 변경해 다시 요청했기 때문이다.

IPA 입장에서는 여러 차례 협의를 거쳐 화물차주차장이나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모두 차질 없이 처리했는데도 인천경제청의 행정 처리 미숙이 마치 IPA가 잘못된 취급을 받는 것처럼 보여지고 있어 불만을 보이고 있다.

11일 IPA에 따르면 고질적인 화물차 불법 주·박차 해소를 위해 인천 송도 9공구 아암물류2단지 내 5만㎡ 부지에 51억원을 들여 402면(특수대형 294면, 대형 12면, 피견인트레일러 96면) 규모의 화물차주차장을 지난 2022년 12월 완공했다.

주차장 부지는 항만 배후단지와 신국제여객터미널이 함께 있는데다가, 지난 2020년 ‘화물차주차장 입지 최적지 선정 용역’ 결과를 토대로 인천시와 연수구청이 추천한 최적지로 평가 받은 곳이다.

IPA는 지난해 3월 주차장 운영을 위해 주차장 내 무인주차 관제시설인 이동식 컨테이너로 제조된 가설건축물(운영동 1개소, 간이화장실 2개소)을 설치하기 위해 인천경제청에 축조 신고를 했지만 반려됐다.

이 후 가설건축물을 축소해 재신고(운영동 1개소) 했으나 이마저도 반려됐고 이어 가설건축물 축조신고 수리 거부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을 했지만 인천경제청로부터 인용불가로 결정 통보 받았다.

화물차 통행에 따른 안전사고와 소음·매연 등으로 인한 민원 문제가 이유였다.

IPA는 화물차주차장의 최적지로 송도 아암물류2단지 내 부지를 추천한 인천시와 연수구를 믿고 51억원을 들여 주차장을 조성했지만, 운영조차 하지 못하고 결국 뒤통수를 맞은 꼴이 돼버렸다.

IPA는 작년 9월 인천경제청을 상대로 인천지방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한 이후 지난 1월 변론이 진행됐다.

최근에는 또 IPA가 인천경제청으로부터 송도 9·10공구에 대한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폭탄을 맞았다. 인천경제청이 당초 제시한 25억원이 221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기 때문이다.

송도 9·10공구는 아암물류2단지(인천 남항 배후단지)와 인천 신항,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등이 있는 항만시설로 사업 시행자가 IPA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다.

지난 2015년 송도 9·10공구(용수량 ㎥/일 1만7000t 기준)는 푸른송도배수지 급수지역으로 반영 되면서 사업 시행사인 IPA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상수도 원인자부담금을 놓고 인천경제청과 협의를 벌였다.

푸른송도배수지 1단계 건설비 중 용수 비율을 적용에 따라 IPA는 송도 9공구 21억2000여만원, 10공구 3억8200만원 등 25억원 규모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인천경제청은 2022년 10월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25억원에 대한 예산 반영 요청 공문을 IPA에 전달했다. 따라서 IPA는 지난 2023년 예산에 25억원을 반영해 편성한 상태이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인천경제청이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변경 기준을 통보하면서 25억원이던 부담금은 196억원이 늘어난 221억원이 됐다.

이유는 지난 2021년 12월 ‘인천시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징수조례’가 제정돼 유발부담금과 설치부담금을 부과하도록 변경됐다는 것이다.

인천경제청은 행정 미숙으로 벌어진 일이지만, 푸른송도배수지 용량부족으로 2단계 증설이 필요한 상황에서 송도 6·8·9·10·11공구는 2단계 대상지역으로 유발부담금 부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발부담금은 향후 증설요인 유발을 이유로 사업 시행사에게 부과하는 것으로, 결국 조례 제정으로 인해 IPA는 유발부담금을 떠안게 됐다.

IPA는 송도 9·10공구는 1단계에 포함돼 급수 중으로 2단계 부담금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IPA 측은 “송도 9·10공구는 푸른송도 배수지 1단계구역에 포함돼 있고 조례 제정 전 기실시계획을 승인 받아 시설 이용 중에 있기 때문에 원인자부담금 소급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조례개정 이후 IPA 25억원이라는 공문을 받은 만큼 현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다. 인천경제청의 행정 착오로 벌어진 일인데 법률 검토를 통해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IPA는 오는 12일 상수도 원인자부담금과 관련한 3차 회의를 인천경제청과 가질 예정이다.

gilber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