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1일!] 평화로운 출근길에 '펑!'… 9·11 후 911일 만의 비극

이날 오전 7시30분(이하 현지시각) 마드리드 시민들은 여느 아침과 다름없이 출근을 서두르고 있었다. 그런 시민들 틈에 위험한 폭발물이 담긴 가방 12개가 숨겨져 있었다. 이 폭발물은 통근 열차를 폭파시켜 193명이 목숨을 잃었고 18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후 집계가 불가능한 고통과 혼란이 빚어졌다.
이번 테러는 지난 1988년 271명이 숨진 '스코틀랜드 로커비 팬암기 폭파사건' 이래 유럽에서 발생한 최악의 테러사건으로 기록됐다. 유럽 연합(EU)은 지난 2022년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3월11일을 "테러폭력 희생자를 위한 국가 추모의 날"로 공식 제정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적극 동조한 국민당의 아스나르 총리는 집권 당시 테러의 배후로 이슬람 테러단체가 아닌 바스크 독립을 주장하는 테러단체 ETA를 지목했다. 이에 아스나르 총리가 선거를 앞두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정부가 계속해서 이슬람 단체의 개입 사실을 부정하자 분노한 스페인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가두시위를 벌였다.
테러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국민당의 재집권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테러 3일 뒤 치러진 총선에서 국민당(PP)은 스페인군의 이라크 철수를 공언해 온 사회노동당(POSE)에 패배했다.
아스나르 총리의 뒤를 이어 취임한 사회노동당의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는 곧바로 이라크에 주둔 중이던 병력을 철수시켰다.

지난 2004년 AP통신은 아랍계 신문인 알쿠즈알아라비가 알카에다로부터 5페이지 분량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편지는 비밀조직인 '아부하프알마사리'의 명의였으며 '죽음의 결사대가 십자군 동맹의 일원인 스페인을 공격했다'는 내용이었다.
또 폭탄물의 동시다발성과 일정한 표적없이 무고한 시민을 겨냥했다는 점, 난해한 기술성 등이 알카에다의 특징과 들어맞아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보는 견해가 부각됐다.
알카에다는 인도네시아 발리(2002·2005년)와 자카르타(2003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2003년), 모로코 카사블랑카(2003년), 영국 런던(2005년), 인도 뭄바이(2007년)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인 테러를 저질렀다. 특히 마드리드 테러는 북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이슬람 국가가 아닌 유럽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유럽 각국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알카에다의 테러는 유럽인들의 '이슬라모포비아'(이슬람 공포증)를 점차 부추겼다.

스페인 법원은 지난 2007년 11월 테러사건의 주범인 모로코인 자말 주감과 오스만 엘냐우이, 스페인인 호세 에밀리오 수아레스 트라소라스에 대해 각각 살인과 기타 혐의에 대한 유죄를 인정해 징역 3만4000∼4만3000년을 선고했다. 살인 혐의로 기소된 다른 주모자 4명에 대해서는 무기 밀매와 테러단체 가입 혐의만을 인정해 20년 미만의 형을 선고했다.
스페인 형법은 사형과 종신형을 금지하고 최대 복역기간도 40년으로 제한한다. 따라서 4만년 징역형 선고는 스페인 국민의 분노를 반영한 상징적 선고라고 볼 수 있다.
이후 미국이 알카에다를 겨냥해 전 세계 모든 테러를 근절하겠다는 소위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이에 지난 2011년 오바마 행정부는 알카에다의 상징과도 같은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다.
하지만 빈 라덴을 사살했다고 해서 알카에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들은 최근까지도 테러 위협을 가했다. 많은 이가 당시의 테러로 인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테러와의 전쟁'을 끝마치지 못한 상태다.
김가현 기자 rkdkgudj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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