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쿨파] 한국에는 왜 TSMC 같은 반도체 회사 없나

박형기 기자 2024. 3. 11.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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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면서 엔비디아가 연일 랠리하는 것은 물론, 대만의 TSMC도 연일 상승, 각각 세계 3위, 세계 9위의 시총 기업이 됐다.

전세계 기업의 시총을 집계하는 '컴퍼니마켓캡닷컴'에 따르면 8일 현재 전세계 기업 시총 '톱 10'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엔비디아, 사우디 아람코, 아마존, 알파벳, 메타, 버크셔 해서웨이, TSMC, 일라이 릴리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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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반도체칩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 로고.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월가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면서 엔비디아가 연일 랠리하는 것은 물론, 대만의 TSMC도 연일 상승, 각각 세계 3위, 세계 9위의 시총 기업이 됐다.

전세계 기업의 시총을 집계하는 ‘컴퍼니마켓캡닷컴’에 따르면 8일 현재 전세계 기업 시총 ‘톱 10’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엔비디아, 사우디 아람코, 아마존, 알파벳, 메타, 버크셔 해서웨이, TSMC, 일라이 릴리 순이다.

시총 '톱 10' - 컴퍼니마켓캡닷컴 갈무리

이중 사우디 아람코와 대만의 TSMC가 비 미국 기업이다. 사우디는 중동 기업이다. 아시아 기업 중에는 TSMC가 시총 1위다.

엔비디아에 가려 있지만 TSMC도 AI 특수를 만끽하며 글로벌 시총 ‘톱 10’에 진입한 것이다.

TSMC는 1987년 공기업으로 출발했다 1992년 민영화한 기업으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다.

창업 당시 대만은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여서 대규모 설비 투자를 감당할 만한 대기업이 없었고, 이미 반도체 시장을 미국, 일본이 장악하고 있어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웠다.

이때 아이디어를 낸 인물이 당시 대만 정부 산하 공업기술연구원장이었던 장중머우 박사였다.

장중머우 박사. - 회사 홈피 갈무리

그는 미국의 유명 반도체 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25년간 재직하며 반도체 사업부 부사장까지 지낸 인물로, 당시 설계부터 제조까지 다 했던 거대 반도체 기업과 달리 위탁생산만 하는 파운드리 사업이 틈새시장으로 유망하다는 점을 간파했다.

이에 따라 TSMC는 다른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설계도를 받아 반도체를 조립만 하는 기업으로 출발했다. 따라서 한동안 '듣보잡' 회사였다.

그랬던 TSMC가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은 2010년대에 들어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팹리스(제조 공장 없는) 회사를 지향하면서 TSMC에 생산을 위탁하면서부터다.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설계만 하고 제작은 TSMC에 맡겼다. 주문이 몰려들자 TSMC는 주문자인 '갑'이 오히려 줄을 서야 하는 '슈퍼 을'이 됐다.

삼성전자도 TSMC에 밀리고 있다. 컴퍼니마켓캡닷컴에 따르면 삼성의 시총은 8일 현재 3703억 달러로, 세계 25위다. TSMC는 7592억 달러로 세계 9위다. TSMC가 두 배 정도 많은 것이다.

시총 25위~30위 - 컴퍼니마켓캡닷컴 갈무리

삼성전자는 휴대폰 반도체, 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를 모두 한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메모리를 포기하고 파운드리에 집중하지 않는 한 TSMC를 따라잡지는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경쟁사인 삼성에는 물량을 잘 주지 않는다. 그러나 TSMC에는 부담 없이 물량을 준다.

예컨대, 애플의 아이폰은 삼성전자 갤럭시와 경쟁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애플이 삼성에 휴대폰용 반도체를 주문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TSMC는 완제품을 만들지 않고 부품만 생산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휴대폰용 반도체를 주문할 수 있다.

따라서 대만을 대표하는 브랜드는 없다. 한국은 삼성 갤럭시, 현대 제네시스 등 굴지의 세계적 브랜드가 있다.

대만을 대표하는 브랜드는 없지만 애플 아이폰 등 세계적 브랜드의 부품은 대부분 대만산이다. 대만은 체면이 아닌 실리를 선택, 대박을 친 셈이다.

기술산업이 복잡다단해짐에 따라 앞으로 다양한 반도체 수요가 갈수록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도 다양한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파운드리 비중을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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