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논단] 그냥 쉬는 날이 아니다

강도묵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 위원(대전·세종·충남경영자총협회장) 2024. 3.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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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묵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 위원(대전·세종·충남경영자총협회장)

정치의 계절인 요즈음은 방송 채널이 다양해 선거에 관한 보도를 수시로 접하게 된다. 대부분 정확한 보도로 청취자들의 판단에 도움을 주지만, 간혹 누가 되는 것도 있고, 심지어는 서로 갈라치기를 하는 모습에서 시청자들이 진저리치는 모습도 보인다. 더러는 그 내용이 시청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엔 좀 성급한 면도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는 서로 다른 생각에 갈등을 유발하기도 하고, 같이 동조하며 언성을 높이기도 한다.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친구는 너털웃음을 곁들이며 좌중을 한마디로 평정한다.

"이렇게 술좌석에서도 나라 걱정하는 백성이니, 절대 대한민국은 망하지 않아."

하긴 그렇지만, 우리 국민의 투표 참여율은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 '투표 안 해도 그만'이라는 생각에 투표일을 '빨간 날' 쯤으로 생각하고 친구들과 나들이나 가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한 번 생각해 보자. 투표가 그리 접어버려도 되는 일일까.

세상살이가 참으로 다양해졌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직종이 나와서 우리를 당혹하게 한다. 그런데 그 직종이 하는 일과 이 사회에서의 쓰임을 들어보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변하는 삶의 모습에 민감하지 않으면 우리는 도태의 골목으로 빠져 들게 마련이다. 모든 걸 다 익혀서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다른 이의 능력을 빌려 이를 극복해 나간다. 다른 이의 손을 빌릴 때는 그만한 금전적 부담을 져야 한다는 것도 익히 알고 있다.

개인의 삶에서 하나의 일을 다른 이에게 맡기려면 가장 적합한 사람을 선정하고, 그에 합당한 임금을 책정하는 일은 지극히 당연하다. 이 합당한 계약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이뤄진다. 임금을 지급했는데도 일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분명 이의를 제기할 것이다. 그리고 바로잡도록 끝까지 추궁해 나갈 것이다.

지역은 물론 국가 미래의 비전 제시와 정책 수립, 제도 확립, 그리고 입법을 통한 원대한 꿈을 키우기 위해 우리는 국회의원을 뽑는다. 우리를 대신해 일해 줄 사람을 뽑는 일은 선거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이들의 수고에 대한 대가는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다. 분명 내가 낸 세금으로 집행되는 일이라 해도, 지금 당장 내 호주머니에서 나가지 않는다고 해 이 일에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된다. 투표는 하지 않고, 국회의원의 부족한 행동에 불만을 쏟아내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국회의원에 대한 불만에 앞서 투표에 참여하는 국민이 돼야 할 것이다.

한 국가의 선거는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수단이고, 국민이 원하는 정치인, 국민이 원하는 정당을 뽑는다는 점에서는 대선이나 총선이나 공통적인 의미를 띠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을 뽑는 대선은 국가의 리더십을 뽑는 일이고, 국가의 방향성과 관심을 파악하는 선거다. 또 다음에 들어서는 정부의 색깔과 행보를 선택하는 선거다. 이에 반해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은 국가적인 이슈를 선정해 의미를 부여하고 국민의 힘을 한데 모아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일이다. 결국 투표의 결과에 따라 국회 안의 정당 세력의 구성이 이뤄져 국정 운영의 방향을 감지하게 된다.

이번 4월 10일에 실시하는 선거는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다. 우리의 정치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렵다. 정책으로 겨누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네 편 내 편으로 갈라져서 싸움만 계속한다. 선거가 국민의 힘을 한데 모으는 축제장이 돼야 할텐데 그러질 못하고, 남의 탓 일색이다. 정책 대결은 없고, 이번 선거가 대선인지 총선인지조차 구별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갖가지 팬덤에만 빠져 있는 우리의 정치 현실을 바로 잡으려면 국민 여러분들의 현명하고 적극적인 참여만이 요구된다. 이게 이번 선거가 갖는 커다란 의미다. 강도묵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 위원(대전·세종·충남경영자총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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