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계양 주민은 이재명의 피해자... 능력 있는 일꾼 확신 드릴 것"[인터뷰]

김민순 2024. 3.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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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
'이재명 대항마' 자처, 총선 최대 격전지 부상 
"계양 발전과 원희룡 성장 함께 이룰 것" 각오
4·10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인천 계양구의 한 카페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원 후보는 "누가 진짜 믿을 만한 일꾼인지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인턴기자

원희룡(60)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무패 정치'의 대명사다. 세 차례 총선(16~18대·서울 양천갑)과 두 번의 제주지사 선거(37·38대)에서 모두 이겼다. 더불어민주당 계열 후보들과의 대결에서 패한 적이 없다. 하지만 '보수 무덤' '진보 양지'로 평가받는 인천 계양을에서 치르는 이번 총선은 정치 인생에서 '가장 힘겨운 싸움'이 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표와 '명룡대전'이 성사되면서 계양을은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여야 차기 대권 주자로 평가받는 거물급이 일합을 겨루는 터라 무게감이 상당하다. 식곤증이 오면 주민들과 제대로 대화할 수 없어 "계양에 온 뒤로 단 한 번도 배불리 먹어본 적이 없다"는 원 후보는 지난 재보궐선거 당시 이 대표가 쓰던 건물에 선거사무소를 차리며 결의를 다졌다. 그는 "이재명 대표를 정치 일선에서 배제시키는 건 제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25년간 특정 정당 '텃밭' 때문에 발전 정체"

-왜 계양을인가.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을 막고 있는 가장 큰 장애물이 이재명 대표다. 이 대표 한 사람에 의해 민주당도 망가지고 있지 않은가."

-주목을 받으려 이 대표를 선택한 건 아닌가.

"이 대표에 대한 '표적 출마'가 전부는 아니다. 계양은 뛰어난 입지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25년간 특정 정당 '텃밭'으로 여겨졌다. 바로 그 때문에 발전이 정체됐다. (이 대표의) 직접적 피해자는 계양 주민들이다. 지역민들에게 '지역발전에 대한 확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확신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계양에 뿌리 내린 이상, 계양의 발전과 원희룡의 성장을 함께 이룰 것이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인천 계양구의 한 카페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예원 인턴기자

-지역의 선결 과제는.

"계양을은 서울 최인접 지역인데도 교통과 생활여건이 노후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잠재력이 발휘되도록 교통과 주거, 문화 영역에서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다.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D 작전서운역 추진, 서울 지하철 2호선 연결 및 9호선 연장 공약을 발표했다. 주거 환경도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개선하겠다."

-개발 공약들이 실현 가능한가.

"공약 실행을 위한 구체적 방법과 시기를 같이 제시하고 있다. '김포공항 이전'과 같은 허무맹랑한 약속을 해놓고 당선되고는 나몰라라 하는 (이 대표의) 경우와는 다르다. 국토부 장관 경력과 '정치인 원희룡'의 추진력을 기반으로 지역민들에게 발전에 대한 확신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누가 진짜 믿을 수 있는, 능력 있는 일꾼인지 아실 것으로 믿는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인천 계양구의 한 카페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예원 인턴기자

-현장 민심은.

"하루하루 달라지는 게 느껴진다. 계양 주민으로 반겨주시는 분들이 늘고 있다. 그래도 매일 한두 번씩은 극단적인 반감을 표출하는 분들을 꼭 만난다. 그분들의 의사 표현 방식이고, 그런 반응도 넘어설 수 있어야 리더다. (반대 입장의 유권자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저를 반성하게 하는 건전한 자극제다. 늘 몰표만 받고서는 깨달을 수 없다."

-이 대표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책임자로 지목하는데.

"이 대표가 다급해지니까 다시 '험한 입'을 벌리고 있다. 노선에 관한 것은 제가 장관으로 취임하기 이전에 다 진행됐고, 취임 이후에 저는 노선과 관련해 건드리거나 관여한 게 없다. 허위 사실에 휘둘릴 국민 수준이 아니다."


"쇄신은 수단이지 목적이 돼서는 안돼"

인천 계양을 국민의힘 후보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천수 후원회장이 6일 오후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V리그 프로배구 남자부 6라운드 대한항공과 우리카드의 경기 관람을 마친 뒤 시민과 셀카를 찍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공천에 쇄신 의지가 미흡한데.

"현역을 새 인물로 바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성실히 의정활동을 했는지, 지역 경쟁력은 얼마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쇄신은 승리를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당내 험지 출마에 물꼬를 텄다. 쉽지 않은 도전인데.

"불리한 지역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유권자들의 한 표 한 표가 소중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체득한다. 몰표가 나오고, 쉽게 당선될 수 있는 곳 위주로 당을 운영하면 국민들로부터 고립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확장성이 떨어지고 미래가 없다. (이번 총선에서) 역대 선거 결과가 좋지 않았던 지역에 나가는 분들의 용기를 존경한다. 당이 그 중요성과 값어치를 평가해줘야 한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인천 계양구의 한 카페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예원 인턴기자

-민주당은 사천 논란이 거세다.

"국민들이 평가하실 것이다. 정치권력은 국민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정치권력의 작동 과정도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한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이 너무 안 나온다.

"당장의 수치에 연연하지 않는다. 진심을 다해 일하면 된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아닌가."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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