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주는 해결사’ 이지아 “이혼이 오점은 아니잖아요”[스경X인터뷰]
2007년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수지니 역을 연기한 이후 17년. 배우 이지아는 1~2년에는 꼭 한 작품씩, 그것도 사이즈가 큰 작품을 여럿 연기했고 예능과 라디오에도 부지런하게 나왔지만, 아직도 ‘신비롭다’는 프레임에서 크게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JTBC 드라마 ‘끝내주는 해결사’에 출연했다. ‘이혼 해결사’라는 직업의 김사라를 연기했는데, 이 ‘이혼’이라는 키워드가 많은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는 모두 알다시피 2011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가수 서태지와의 이혼 소송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러한 큰 사건들의 여파인지 13년이 지난 지금도 이지아와 ‘이혼’을 의미심장하게 결부하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연기는 연기, 캐릭터는 캐릭터, 메시지는 메시지다. 힘든 촬영 끝에 그래도 JTBC 수목극 중에서는 의미 있는 성적을 낸 그의 표정은 후련해 보였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기뻤죠. 원래 수목드라마가 없다가 생겼다고 들었거든요. 거기에 역대 수목드라마 사상 시청률 2위라고 하더라고요. 거기에 좋게 평가해주시는 기사도 많았고요. 밝은 캐릭터를 한 것도 의미가 있었어요. 발차기로 전남편을 응징하는 모습이 있는데, 발차기는 한동안 안 해서 안 올라갔어요.(웃음) 다시 예전의 실력을 불러서 나오는 장면이 될 수도 있어 준비했었죠.”
극 중 김사라는 밝은 캐릭터다. 에너지도 있고, 패기와 배짱도 있다. 털털함도 있는 인물이지만 그의 사연은 만만치 않다. 전 남편 노을성(오민석) 때문에 교도소에도 들어갔고, 친엄마가 그에 의해 죽음을 맞았다. 게다가 막판 두 사람의 아이를 남편이 납치해 협박의 근거로 쓰기도 한다. 밝은 캐릭터와는 맞지 않는 ‘암울한’ 서사다.
“그런 역할이 많이 들어오네요. ‘펜트하우스’의 심수련도 그렇고, ‘판도라’의 홍태라도 그렇고요. 저는 평범하고 소소한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늘 서사나 감정이 크거나, 삶의 기복이 큰 부분이 많아요. 들어오는 시나리오 중에 고르는 부분이라 어떻게 할 수 없네요.(웃음) 작고 소소하고 평범한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그런 인터뷰를 써주세요.”
함께 호흡을 맞춘 동기준 역 강기영의 캐스팅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소문(?)이 있었다. 실제로 강기영은 출연 이후 자신의 많은 부분을 상대역인 이지아가 깨 내어줬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실제로 누나인 이지아는 강기영에게 현장에서 “애정있게 바라보라고, 인마”라고 말할 정도로 살갑다.
“작품에 일찍 합류했어요. 작가님이 저를 놓고 쓰셨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였죠. 남자 배우들의 후보 이야기를 듣는데 강기영씨가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일정이 안 된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계속 일정도 점검하고 그랬습니다. 기영씨의 작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포함해 많이 봤어요. 참 열심히 하고, 정 있고, 감각이 있는 친구라고 봤어요. 자칫 밋밋할 수 있는 기준 캐릭터를 기영씨가 채워줄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죠.”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이혼’이라는 소재가 이지아에게든, 시청자에게든 크게 다가온 것은 사실이다. 그 역시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2016년 영화 ‘무수단’ 이후 첫 인터뷰를 ‘끝내주는 해결사’로 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는 이혼에 대한 생각부터 차분하게 밝혔다.
“그런 생각을 한 번쯤 해봐 주시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지금은 인공지능이 특이점도 만드는 2024년이잖아요. 이혼이 큰 오점이 되는 그런 시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도 합리적으로 봐야 하지 않나. 그에 대해 환기할 수 있는 역할이 저희 드라마가 있다고 생각해요. 결혼은 내가 행복해지고 싶어 택하지만 돌아갈 수도 있는 거고요. 결혼을 안 하신 분들은 선택하고 싶었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그럴 수 없는 일도 있다고 봐요. 사회적인 시선에서 이혼을 오점으로 보면 불합리한 거죠. 그래도 많이 깨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상대적으로 무표정한 경우가 많았던 사라 역 때문에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역시 ‘신비주의’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지아가 무엇인가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어색하다는 프레임. 이제 한창 전성기를 달리는 배우에게 이는 무엇보다 답답하다. 하지만 그의 어조는 차분했다.
“몇 개의 연기력 논란 기사를 봤어요. 어떤 기사의 경우에는 헐뜯기 위한 게 아닌가 싶었어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을 드리고 싶네요. 이전 캐릭터의 경우에는 감정이 배제된 인물이라 그런 부분일 수 있는데, 이번에는 다채롭게 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 평가는 아쉬울 때가 있죠.”
최근 신동엽의 유튜브 채널 ‘짠한형’에 출연한 그는 부끄러움에 과음하며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다. 밝고 소소한 작품 또한 언젠가 ‘SNL 코리아’처럼 코믹 연기를 할 기회도 엿보고 있다. 일단은 두 작품을 연달아서 했기에 휴식을 취하고, 또 한 번 멋진 도전에 나설 각오다.
“소소한 행복의 캐릭터,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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