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매출 줄었는데"…코스맥스, 영업익 급성장의 비밀
인디브랜드 트렌드에 고객사 확보
내년 매출 3조원 돌파 전망도
코스맥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배나 늘었다. 국내외 인디 뷰티 브랜드(소규모 독립 브랜드) 트렌드에 맞춰 ODM(제조자 개발 생산) 수요를 공략한 결과다. 특히 국내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전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미국·중국 매출은 감소했지만,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전체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했다.기저효과에 매출 급증
코스맥스의 지난해 매출은 1조7775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157억원으로 117.9% 증가했다. 코스맥스는 "수출 및 내수 고객사 판매 호조를 보인 한국법인이 매출을 견인했다"며 "절대 매출 증가로 레버리지 효과가 확대돼 이익이 성장했다"고 밝혔다.
최근 5년간 코스맥스는 꾸준히 매출이 성장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들쑥날쑥했다. 2021년엔 1226억원까지 성장했지만 2022년엔 531억원으로 줄었다. 전년 영업이익이 낮은 기저효과로 지난해 영업이익 성장 폭이 더욱 컸다.
지난해엔 국내 법인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한국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1조575억원을 기록했다. 첫 1조원 돌파다. 영업이익은 103% 증가한 868억원을 나타냈다. 외국인 여행객이 늘면서 내수 소비가 증가한데다, 인디브랜드 고객사의 수출이 확대된 덕분이다.
동남아시아 지역 실적도 좋았다. 인도네시아 법인 매출은 858억원으로 전년보다 27% 증가했다. 리오프닝 효과와 온·오프라인 고객사의 매출 호조가 지속된 결과다. 특히 선케어, 유아동용 제품 등 기초 제품군이 판매가 늘어났다.
태국법인 역시 매출이 32% 증가했다. 내수 시장이 회복된 데다, 주요 고객사 인기 품목 주문이 늘어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작년 4분기엔 연말 쇼핑 행사에서 크림류, 프라이머 등 제품이 판매 호조를 보였다.미국·중국 매출 빠졌는데도
주목할 점은 국내 다음으로 매출 규모가 큰 중국에서 매출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중국법인 매출은 전년보다 2% 하락한 547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29% 감소한 237억원이었다. 중국 내수 회복 둔화로 전반적인 소비 시장이 위축된 탓이다.
또 중국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이 이뤄지는 광군절이 있는 4분기엔 매출이 전년 대비 성장했지만, 연간 매출 성장을 이끌기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다음으로 매출 규모가 큰 미국법인도 매출이 줄었다. 지난해 미국법인 매출은 전년보다 15% 감소한 1399억원이었다. 코스맥스 측은 "지난해 오하이오와 뉴저지에서 각각 운영하던 공장을 통폐합한 여파"라고 밝혔다. 공장 통폐합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작업이었다. 미국법인은 2013년 설립 후 단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었다.
지난해 미국법인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중심에서 그보다 수익성이 높은 ODM 비중을 늘렸다. 단순히 위탁생산해주는 역할을 넘어 신규 인디브랜드에 신제품을 고안해주는 전략을 택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법인의 ODM 비중은 전년 53%에서 75%로 뛰었다. 수익성 개선 노력은 숫자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법인의 순손실은 500억원으로 전년보다 39.5% 개선됐다. 올해 전망은요
코스맥스는 올해도 매출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코스맥스는 올해 1월부터 색조 화장품 전용 평택 2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최신식 스마트 공장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 색조 화장품 시장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외 매출 성장도 기대하고 있다. 해외 현지 신규 고객사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에서는 상하이·광저후 법인 모두 신규 현지 고객사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연말 소비심리 회복세에 따라 올해 매출이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또 지난해 중국 업체와 공동으로 자본금을 투자해 합작회사를 설립, 신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를 발판으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선케어 제품을 공략해 매출 성장을 노리고 있다. 코스맥스는 "인디브랜드 고객사를 중심으로 견고한 주문량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올 1분기 OTC(선케어 제품) 중심으로 매출 성장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오는 4월 현지 최대 명절 르바란을 앞두고 고객사 주문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태국에선 관광객이 증가해 현지 소비 시장의 회복세가 가속화하면서 매출이 늘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도 코스맥스의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올해 매출 3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등 지역 내 인디 뷰티의 강세 트렌드는 올해 내내 지속될 것"이라며 "코스맥스의 국내, 미국 등 신흥 브랜드 수주가 늘고 있고, 향후 레퍼런스 확대를 통해 신규 대형 업체의 주문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맥스는 국내외 글로벌 브랜드사들의 채택이 이어지는 중"이라며 "그간 다소 아쉬웠던 중국, 미국 법인 실적 가시화 확인된다면 주가 모멘텀 시현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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