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판매 10년 만 최저…연간 실적에도 먹구름

정민주 2024. 3. 11.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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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판매량이 10년 만에 바닥을 쳤다.

지난해 하반기 신차 출시로 분위기 반전을 예고했던 수입차업계도 이번만큼은 가시밭길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총 수입차 등록대수는 27만1034대로 전년 대비(28만3435대) 4.4% 떨어졌다.

수입차업계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도 유지하려면 매달 2만대 이상을 등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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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등록대수 3만대 하회
고금리로 이자 부담 가중
"20~40세대 수요 급감 지속"
./그래픽=비즈워치

수입차 판매량이 10년 만에 바닥을 쳤다. 고금리·고물가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서다. 업계에서는 심상치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연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4% 이상 줄었던 지난해보다 올해 수입차 시장이 더 얼어붙을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 신차 출시로 분위기 반전을 예고했던 수입차업계도 이번만큼은 가시밭길을 예상하고 있다.

1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2월 수입 승용차 등록대수는 1만6237대로 나타났다.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2월 2만1622대보다는 24.9% 급감했다. 1만3083대에 그친 올해 1월 등록대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 쪼그라들었다. 비수기인 연 초반이긴 하지만 그래도 1~2월 합산 등록대수가 3만대를 넘어서지 못한 건 10년 만에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침체됐던 성적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연간 총 수입차 등록대수는 27만1034대로 전년 대비(28만3435대) 4.4% 떨어졌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2020년(27만4859대)과 2021년(27만6146대)에도 못 미쳤다.  

올해 1~2월 등록대수 성적에서 살아남은 브랜드는 손에 꼽는다. KAIDA에 등록된 26개 브랜드 중 9곳 만이 마이너스를 피했다. 

톱 2인 BMW 그룹 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각각 전년 동기간 대비 16.4%, 22.5% 줄었다. 한국토요타자동차의 렉서스 등록대수는 0.2% 떨어졌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만대 클럽에 진입한 포르쉐코리아는 18.6% 하락폭을 마주했다.

반면 볼보자동차코리아는 같은 기간 5%, BMW 그룹 코리아의 미니는 49.9%, 한국토요타자동차의 토요타는 58.5% 각각 상승했다. 혼다와 스텔란티스코리아의 푸조도 약진했다.  

매달 2만대 판매 먹구름

수입차업계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도 유지하려면 매달 2만대 이상을 등록해야 한다. 역대 최대 연간 등록대수를 기록했던 2022년에는 1, 2월을 제외하고 매달 2만1000대 이상을 기록했다. 11월과 12월에는 역대 최대 수준인 2만8222대, 2만9640대까지 치솟았다. 1년 만에 하락세를 보인 지난해에만 해도 월 등록대수에서 2만대를 넘기지 못한 건 1월(1만6222대)가 유일하다. 

일각에서는 일단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시장 상황은 엄연히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해에는 브랜드들이 파이낸셜 서비스나 하반기 대규모 할인 마케팅으로 신차를 공급했다. 반면 고금리 부담이 가중되는 올해는 사실상 이 같은 지원책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 때문에 20~30대 수요가 가장 먼저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0~30대는 주로 현금이 아닌 할부로 차를 구매한다. 고금리가 이들의 구매 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생계 최전선에 뛰어들어있는 40대도 대규모 할인 등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지갑을 열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는 중이다.

여러 전망을 종합해 보면 올해 총 수입차 등록대수 또한 지난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은 신차를 공개했던 수입차업계는 1년 만에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이번 수입차 등록 동향은 중고차업계에서도 눈여겨보고 있다. 수입차 등록대수가 전년 대비 줄어든 지난해 중고차 판매대수(소매기준)도 감소해서다.

국내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억눌렸던 소비가 남아있긴 하다"면서도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는 점 등을 고려해 봤을 때는 올해 업계의 성장은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민주 (minj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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