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교육공약, 또 재탕…與 늘봄학교, 野 중구형 돌봄
野 '우리아이 초등돌봄'…"지자체가 예산 지원"
"인력·공간·예산 부족…학교 교육 질 악화" 우려
정부 '주거 장학금', 민주 '서울대 10개 만들기'
대학 분야 정책들도 "재원 확보 어떻게?" 비판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4·10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양당의 교육 분야 공약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지만 아직 참신한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여야가 앞다퉈 초등학교 자녀 양육 부담 덜어주기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결함 있는 과거 정책을 답습하고 있으며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교육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을 겨냥해 공통적으로 내세운 교육 공약은 저출생 대응을 위한 돌봄이다.
야당은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12월 서울 강서구 방화초등학교를 방문해 '온동네 초등돌봄'을 발표했다. 민주당의 총선 2호 공약이다. "공교육 정상화"를 언급하며 돌봄에서 지방자치단체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예산을 함께 지원해 인력과 공간,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서울 중구의 '지자체 직영 방식'을 적극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중구가 2020년 도입했던 돌봄교실은 초등학교의 공간을 활용하되 운영은 전적으로 자치구가 맡는 방식으로 당시 '중구형 모델'이라 불리며 화제가 됐다.
여당은 교육부가 추진 중인 '늘봄학교'를 그대로 받아 안았다. 지난 1월25일 '일·가족 모두행복 공약시리즈' 2탄이라는 이름으로, 올해 2학기 전국 초등학교에 늘봄학교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계획대로다.
여당의 공약에서 새로운 점은 '무상화'다.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늘봄학교 서비스를 무료로 만들겠다고 했다. 현재 늘봄학교에서 제공하는 기존 방과후 교육 프로그램은 수익자 부담(유료) 원칙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국민의힘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기 초에 월 50만원씩 '도약 바우처'를 지급하겠다고 했다. 연간 100만원을 받는 셈이고, 사교육 비용으로 쓰이지 않도록 사용처를 제한할 방침이다.
양당이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만큼 양육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을 내세우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여야 모두 결함이 있는 기존 정책을 답습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의 공약은 재원도 문제지만 공교육의 질 악화라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견도 나온다. 방과후 교육의 전면 무상화가 추진되면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가 더 늘어나고 과밀학교에선 교실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초등학교는 담임제로, 교사가 자기 교실에서 업무를 본다. 학교 공간 부족은 교사의 교육 여건 악화로 이어지고, 교직 기피와 교육 질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
야당의 정책은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결함을 안고 있다. 민주당이 참고한 '중구형 돌봄'은 구청장이 바뀐 이후 재원 분담 문제로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중구는 늘봄학교 시행에 맞춰 돌봄교실 운영권을 다시 서울시교육청으로 넘길 계획으로 전해졌다.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은 지난 1월 기자회견을 열고 기간제 돌봄교사의 고용 안정 보장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돌봄이라는 기능 때문에 초등교육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며 "우리나라에 발달한 민간 교육기관들을 활용하면 오히려 더 저렴하게 고품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여야처럼 학교에 모든 부담을 떠안게 하지 말고 바우처를 지급해 원하는 장소와 공간에서 돌봄 서비스를 보다 저렴하게 받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것이다.
대학 분야 공약도 재원이 불분명하고 실효성 논란도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저소득 대학생을 위한 '주거 장학금', 야당의 '서울대 10개 만들기'(지방거점국립대 9곳의 학생 1인당 교육비 상향) 등이 한 예다.
박 교수는 "새로운 공약을 기대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정말 효과가 있을 것인지, 교육적으로 그리고 국가 발전에도 바람직할 지 따져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생활비까지 주겠다는 정책은 수학 능력도 없는 학생들을 자꾸 대학에 머물게 하기 때문에 국가 재원 낭비이고 개인의 미래를 망가뜨릴 수 있다"며 "'서울대 10개 만들기'도 지방대에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어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을지, 그런다고 정말 서울대처럼 될 수 있을지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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