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도입' ABS는 호평일색인데… 피치클록은 아직 뜨거운 논쟁거리[초점]

심규현 기자 2024. 3. 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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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는 2024시즌을 앞두고 많은 변화를 예고했다.

또한 메이저리그의 추세를 따라 피치클록을 전반기 시범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모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ABS와 달리 피치클록에 대해서는 팀별로 조금씩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2024시즌 피치클록 도입이 어떻게 결정될지를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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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KBO리그는 2024시즌을 앞두고 많은 변화를 예고했다. 먼저 전 세계 1군 최초로 기계가 스트라이크 볼 여부를 판단하는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을 도입했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을 설명하는 허구연 KBO 총재. ⓒ연합뉴스

또한 메이저리그의 추세를 따라 피치클록을 전반기 시범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투수는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 23초, 없을 때 18초 안에 투구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볼로 처리한다. 타자는 피치클록 내 8초가 표기된 시점까지 타격 준비를 완료해야 한다. 지켜지지 않을 경우 스트라이크가 부여된다.

또한, 피치클록 규정의 적용을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투수가 견제 시도, 견제구를 던지는 시늉 등 주자가 있을 때 투수판에서 발을 빼는 경우 부과되는 '투수판 이탈'이 타석당 세 차례까지 제약 없이 허용된다. 최종 결정 여부는 후반기에 결정된다.

이외에도 베이스 크기가 15인치에서 18인치로 확대됐으며 수비 시프트도 제한됐다.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지난 시즌부터 시행된 조치다.

이러한 변화 속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가 9일 개막했다. 처음 시범을 보인 ABS는 대체로 호평받았다. 물론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3회와 4회, 총 세 차례에 걸쳐 기계 오류로 스트라이크 판별이 이뤄지지 않았다. 10일 LG 트윈스와 kt wiz 경기에서도 ABS가 한 차례 스트라이크를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태블릿 PC를 통해 ABS 판정을 확인할 수 있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그럼에도 대다수의 현장 관계자는 ABS의 일관성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간혹 ABS의 판정에 의아해하는 선수들이 있었지만 곧바로 수긍하는 모습이 종종 카메라에 잡혔다. 기계가 내린 판정인 만큼 항의할 대상이 없는 것도 한몫했다. 현장에서는 태블릿 PC를 통해 ABS 판정을 볼 수 있도록 조치한 점도 인상 깊었다.

이처럼 모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ABS와 달리 피치클록에 대해서는 팀별로 조금씩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먼저 이강철 kt wiz 감독은 10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피치클록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 감독은 "하지 않을 거면 시범경기까지 하고 그만했으면 좋겠다. 은근히 선수들에게 압박감을 준다"며 "전반기에 성적이 좋은 팀이 (피치클록을) 하자고 하면 과연 (다른 팀들이) 하겠냐"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도 피치클록 도입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과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은 피치클록 도입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처럼 팀마다 피치클록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스포츠코리아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피치클록과 관련해 10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신선한 방안을 제시했다. 염 감독은 "포수들이 타석에 들어설 때 조금 늦을 수 있다. 포수들은 장비를 풀어야 한다. 그런데 똑같이 23초를 제공하면 많이 걸릴 것"이라며 "미국에서는 포수가 이를 알아서 해결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르게 할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가 다 정답은 아니다. 우리가 정한 규칙이 맞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포수에게 3초의 시간을 더 준다거나 이런 식의 방법도 괜찮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변화에는 고통과 갈등이 수반된다. 일단 ABS는 호평 일색이다. 하지만 피치클록은 아직 팀별로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정답은 없다. 2024시즌 피치클록 도입이 어떻게 결정될지를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전망이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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