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BC 사업 꿈틀에 삼성-잠실 마이스 들썩

김창성 기자 2024. 3. 11.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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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GBC' 닻 올릴까③] 현대차그룹, UAM 연계 활용방안 검토
[편집자주]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초대형 건물을 건립하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계획을 전면 수정됐다. 최고 층수를 105층에서 55층으로 변경하고 실리를 택했다. 2014년 부지를 매입해 2020년 착공에 돌입, 4년이 흐른 현재까지 GBC 부지는 공터로 남아있다. 사업 10년을 맞는 올해 건축계획 변경이 새로운 사업 재개의 전환점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국제 원자잿값 폭등으로 따른 공사비 부담도 커진 상황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은 건축계획 변경에 성공 시 비용 절감의 기대도 할 수 있게 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서울시에 기존 계획보다 층수를 낮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설계 변경안을 제출했다. 사진은 GBC 건립 부지. /사진=뉴시스


◆기사 게재 순서
(1) [르포] GBC 땅 10년 만에 두 배 상승… "3.3㎡ 7억원 추정"
(2) GBC 마천루 포기… "공사비 폭등 막을 듯"
(3) GBC 사업 꿈틀에 삼성-잠실 마이스 들썩


현대자동차그룹의 숙원사업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계획이 또다시 수정됐다. 현대차그룹은 서울 강남 중심지에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을 세워 글로벌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당초 계획을 수정해 미래 먹거리 사업의 하나인 도심항공교통(UAM)과 연계한 활용 방안을 고민하기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의 계획 수정으로 강남 일대는 물론 인근 잠실종합운동장 일대까지 들썩이고 있다. 서울시의 마이스(MICE·복합컨벤션사업)와의 시너지가 어떻게 구현될지 기대를 모으는 분위기다.


10.5조 베팅한 땅 10년째 허허벌판


현대자동차그룹은 2014년 9월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공사(한전)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사들여 GBC 건립 계획에 착수했다. 당시에는 무리한 투자라는 일부 시각도 있었지만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숙원사업으로 규정하고 프로젝트 실행에 착수했다.

현대차그룹은 GBC를 지어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 인력과 함께 곳곳에 흩어진 계열사를 한곳에 입주시켜 업무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그룹은 GBC를 글로벌 랜드마크 빌딩으로 짓기 위한 여러 구상을 내놨다. 여러 차례 사전 설계변경 끝에 지하 7층~지상 105층 국내 최고층 빌딩(높이 569m)을 건축해 업무·숙박·문화·전시·판매시설 등이 복합된 공간으로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사업 진행은 생각보다 더뎠다. 2014년 9월 부지 매입 이후 2016년 5월부터 한전 건물은 단계 철거됐지만 건축 허가 관련 국방부와 협의로 2020년 5월에 이르러 착공에 들어갔다.

이후 초고층 설계에 대한 변경안을 확정하지 못해 계속해서 사업에 속도가 붙지 못했다. 부지 매입 이후 10년 동안 진행한 건 터파기 공사가 전부다. GBC 부지가 10년 동안 허허벌판으로 남았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서울시에 GBC 설계 변경안을 제출했다. 사진은 GBC 건립 부지. /사진=뉴스1
국내 최고층 빌딩 롯데월드타워(555m)보다 14m 높게 지어 새로운 상징성을 얻고자 했던 현대차그룹의 계획은 최근 또다시 수정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서울시에 GBC 건립사업 설계변경을 신청했다. 높이 569m 105층 타워 1개 동과 저층 건물 4개 동을 세우려던 계획에서 55층 타워 2개 동을 포함한 6개 동으로 바꾸겠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수정 계획이다.

서울시는 현대차그룹이 제출한 설계변경에 대해 검토에 착수했다.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은 사전 협상을 통해 건축 계획안을 마련한 만큼 기존 협상 내용에 대해 다시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초 2026년 12월로 계획했던 GBC 완공 시기도 물 건너간 상황이다.


초고층 내리고 효율성 올려 미래 전략 제시


현대차그룹이 초고층 타워 계획을 수정한 데는 글로벌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고 따라가던 전략에서 글로벌 트렌드를 구축하는 리딩기업으로 탈바꿈하고 UAM을 비롯한 미래 이동수단을 부각시켜 한층 진화된 기업으로 올라서겠다는 전략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근 잠실 마이스 개발사업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도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설계 변경안 제출은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실용성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그룹의 새로운 미래 전략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계변경 인·허가와 관련해 서울시와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결론이 어떻게 날지 얼마나 시일이 소요될지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전략 중심에는 UAM이 자리한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미래 먹거리로 UAM을 정하고 국내·외 시장에서 상용화를 주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통상 UAM이라고 불리는 명칭 대신 내부에서 미래항공모빌리티(Advanced Air Mobility·AAM)로 명명하며 적극 행보를 이어 왔다.
현대차그룹은 GBC 건립을 통해 인근 잠실 마이스 산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한다. 사진은 서울시의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사업(안) 조감도 예시. /자료 제공=서울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박람회 CES 2024에서는 미국 법인 슈퍼널이 미래형 UAM 기체를 공개하며 글로벌 무대를 정조준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직접 공개 행사에 참석해 현황을 점검했다.

최근 설계안 변경을 신청한 GBC에도 이와 관련해서 전략이 반영됐다는 시각이다. 롯데월드타워를 넘어선 초고층의 상징성을 포기했지만 GBC에 UAM 이·착륙장인 버티포트(Vertiport)를 구축하면 미래 신사업 전초기지라는 상징성을 각인시킬 수 있다. 이는 실용성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설명과도 부합한다.

서울시가 추진한 GBC 인근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마이스 산업 프로젝트와의 시너지도 기대 요소다. GBC가 단지 사옥만이 아닌 복합공간으로 구성되는 만큼 글로벌 마이스 산업의 중심지로 탈바꿈하려는 서울시의 방향성과도 일치한다.

다만 개발 완료시 주변 교통량 증가 등 지역 주민이 떠안아야 할 불편 요소는 풀어내야 할 숙제다. 현재 서울시는 이 같은 우려에 대비하기 위해 전시물류차량 전용 흡수·대기공간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하는 계획을 세웠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변 시설과 연계한 통합 주차장을 조성해 일대 교통 혼잡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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