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데이에 웬 직장동료 선물?"…과도한 기대는 `금물` [SNS&]
"거창하진 않지만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파는 초콜릿이나 과자를 책상 위에 올려두는 회사 동료나 후배들이 있었죠."
"가끔은 꽤 고급스러워 보이는 제과점표 쿠키나 초콜릿을 선물하는 직장 동료도 있었어요. 엄청나게 기쁘지 않더라도 받으면 왠지 마음이 흐뭇해지는 선물이었죠."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에 직장에서 이런 추억을 가졌던 사람들은 이제 과도한 기대를 버리는 연습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사실은 이미 많은 이들이 지난 밸런타인데이에 기대를 접는 연습을 했을 수 있다. 팬데믹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작년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을 수 있다.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 직장에서 동료들 간에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OO플레이션으로 인해 생활이 쪼들리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사람들 간의 물리적 거리뿐 아니라 심리적 거리까지 멀어진 영향이다. 회사의 주니어급 직원인 MZ 세대들은 더이상 OO데이에 선배들을 위한 선물을 챙기지 않고, 동료들 사이에서도 나눌 애정이 그리 두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일본 일간지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 화이트데이 선물 시장 규모는 2014년 이후 10년 만에 3분의 1로 줄었다. 일본에는 여성이 밸런타인데이인 2월 14일에 연애 감정이 없는 남성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 또는 화이트데이의 답례를 기대하며 초콜릿 같은 선물을 주는 '기리초코'라는 문화가 있다. 이런 선물을 받은 남성들은 그 답례로 3월 14일 화이트데이에 선물을 한다. 일본의 직장에서는 이런 선물 문화가 의무에 가까울 정도다.
올해도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편의점, 제과업체, 고급 제과점 등이 소셜미디어(SNS)에 제품 사진을 보여주며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예전 같지 않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화이트데이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하나는 1970년대에 일본 후쿠오카를 거점으로 한 제과업체가 정한 '마시멜로의 날'에서 시작됐다는 설이다. 또 다른 설은 1980년대에 일본 제과협회가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로 이 날을 홍보해 전국으로 퍼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화이트데이의 관습이 사라지고 있다. 2014년 약 730억엔(약 4억9600만 달러)이었던 시장 규모는 해마다 줄어들어 2021년에는 약 240억엔(약 1억 6300만 달러)으로 줄었다. 결정적인 것은 코로나 팬데믹이었다. 2020년 화이트데이 선물 시장 규모는 약 295억엔(약 2억1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40% 감소했다.
덩달아서 밸런타인데이에 직장 동료들에게 초콜릿을 나눠주는 관습도 희미해지고 있다.
일본의 한 커리어 컨설팅 회사가 지난 1월 20~59세 사이 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0%가 직장 동료에게 초콜릿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남성의 10.5%, 여성의 11.5%만 올해 의무적으로 초콜릿을 주는 전통을 잇겠다고 말했다.
이 의무를 더 이상 행하지 않겠다고 답한 이들의 40%는 그 이유로 선물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 노력을 꼽았다. 약 80%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선물을 주고받을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밸런타인데이를 앞둔 남성들도 70%가 밸런타인데이 선물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들의 60%는 "받은 것을 돌려주려면 돈이 든다"며 금전적 부담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마이니치는 이와 관련해 "팬데믹 이후 처음 맞는 밸런타인데이지만 직장 동료에게 초콜릿을 주는 사람의 비율은 팬데믹 이전보다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의무로 주고받는 초콜릿은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원하지 않는다는 정서가 보편화된 영향"이라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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