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따라야 한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이해 안 돼…” 공룡들 31세 2루수의 두 가지 아쉬움, 타자들 ‘대혼란’[MD창원]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따르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이해 안 돼.”
예상대로 KBO리그 2024시즌 시범경기 개막 2연전을 치르면서 피치클락(무주자 18초, 유주자 23초, 타자 배터박스 입장 8초, 타자와 타자간 30초), ABS(스트라이크, 볼 자동판정시스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진다. KBO는 피치클락은 올 시즌 1군 전 구장에 설치하면서 향후 도입을 예고했다. ABS는 곧바로 정식 적용한다.
NC 다이노스 리드오프이자 간판타자 박민우(31)가 10일 시범경기 창원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두 가지 의문을 제기했다. 기본적으로 박민우는 현대야구에서 두 가지 규정 모두, KBO리그 구성원 누구든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민우는 우선 시프트 제한, 베이스 크기 확대로 뛰는 야구가 활발해지는 환경이지만, 견제구 제한이 적용되지 않으면서 큰 변화는 아니라고 했다. 단, 누상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도루에 유리해진 측면은 분명히 있다고 했다. 자신이 올해 리드오프로 돌아온 만큼, 규정 변화와 무관하게 적극적으로 뛰겠다는 계획이다. 1번타자도 1회를 제외하면 힘들지 않다고 자신했다.
박민우는 피치클락에 대해서도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인식이 되지 않는다. 내 타격루틴이 긴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제재는 없지만, 8초 이내에 타석에 들어가지 못해 경고를 받으면 위축이 된다는 타자도 있다. 그러나 박민우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단, 박민우는 변화가 너무 한꺼번에 이뤄진 느낌이라고 했다. 10개 구단 선수 모두 ABS와 피치클락에 완벽하게 적응된 상태가 아닌데, 시범경기 10경기로 적응하기엔 쉽지 않다는 얘기. “룰이 바뀌었으니 따라야 한다. 피치클락도 ABS도 도입은 돼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박민우는 “솔직히 디테일하게 숙지가 안 됐다. 스프링캠프에서 경험을 못 했는데 시범경기 10경기로 적응이 되겠나. 동시에 왜 이렇게 많이 바꾸는지 사실 이해는 잘 안 된다. 시즌 초반 개인성적과 맞물리면 불만이 나올 것 같다”라고 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부분이 바뀌니 적응해야 할 것도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KBO는 현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피치클락 도입 시기도 유예했고, 견제구 제한도 일단 백지화했다. 현장 구성원들 사이에선 결국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과 박민우처럼 너무 급박한 변화라는 의견이 맞선다.
그리고 박민우가 진짜 이해를 못 하는 건 ABS다. 시범경기 개막전을 통해 경험해보니 더 납득이 안 된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박민우가 불만이 있는 대목은 백도어성 변화구가 스트라이크 존 뒤쪽의 꼭지점에 걸리면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 공은 타자들이 정상적으로 치지 못하기 때문에, 소위 말해 타자들이 그냥 스트라이크 하나를 먹는다는 것과 같다는 얘기.
KBO는 ABS를 도입하면서 타자들 개개인의 신장의 값을 입력해 설정했다. KBO 야구규칙에 있는 스트라이크 존으로 하되,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심판들의 존을 감안해 좌우 폭을 약간 넓혔다. 어쨌든 이제 홈플레이트에 걸린 공은 홈플레이트 통과 후 어디로 휘든 무조건 스트라이크다.
박민우는 “좌우가 넓어진 건 찬성이다.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니까 괜찮다. 그런데 바깥쪽으로 들어오는 백도어성 변화구가 홈플레이트 뒤쪽의 꼭지점을 통과하면 스트라이크가 되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라고 했다.
왜 그럴까. 박민우는 “타자가 칠 수 없어서다. 타격은 포인트를 앞으로 두고 하는 것인데, 그 공을 치려면 포인트를 극단적으로 뒤로 옮겨야 한다”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박민우는 타자가 칠 수 없는 코스라면 스트라이크가 선언되면 안 되는, 콜의 일반론을 얘기한 것이다. 충분히 일리 있는 지적이다.
박민우의 이 지적에 대해 공감하는 타자가 많다. 반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박민우는 ABS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그러나 그는 “KBO가 이 부분은 꼭 좀 수정을 해주면 좋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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