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줄기 따라 ‘윤석열 심판' vs '이재명 심판’… 낙동강선 중진급 혈투 [심층기획]
용산 빼고 민주당 독식했던 한강벨트
與 합류 김영주, 채현일 등과 3파전
나경원 vs 류삼영, 윤희숙 vs 전현희
與, 영입 인재 집중 배치 반도체벨트
화성을, 삼성 연구원 vs 현대차 사장
개혁신당 이준석 가세… 파급력 관심
지난 총선 초접전 펼쳤던 중원벨트
국힘 간 5선 이상민 vs 연구원 황정아
‘국방차관’ 신범철·친명 문진석 재대결
與 텃밭 영남서 야당세 낙동강벨트
서병수 vs 전재수, 김태호 vs 김두관
與, 중진 재배치 승부수… 격전지 부상
4·10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10일 핵심 격전지인 한강·반도체·중원·낙동강 등 ‘4대 벨트’를 중심으로 한 대진표가 대체로 마무리됐다. 특히 여야 모두 텃밭이 아닌 접전지 공천에 총력을 다하며 총선 승리를 꾀하는 모양새다. 4대 벨트의 성적표가 이번 총선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치열한 혈투가 예상된다.
서울 마포·용산·성동·광진 등 한강에 인접한 지역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는 여야 모두 최대 승부처로 꼽는다. 선거 때마다 여야 간 박빙 승부가 이어지는 대표적인 ‘스윙보터’ 지역이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 용산을 제외한 한강벨트 전역에서 승리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수성을, 국민의힘은 탈환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한강벨트에서는 ‘정권 심판’과 ‘이재명 심판’이 강하게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제의 최고위원이자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출신 정청래 의원은 마포을에서 3선을 했다. 국민의힘은 정 의원의 대항마로 운동권에서 전향한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장을 내세웠다. 녹색정의당 비례대표 장혜영 의원은 “윤석열 정권 심판과 정청래 왕국 해체를 동시에 실현하겠다”며 마포을 출마를 선언했다. 중·성동갑에선 민주당의 대표적 친문(친문재인)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컷오프(공천 배제)된 자리에 전략공천을 받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과 여권의 경제전문가 윤희숙 전 의원이 대결한다.
동작을은 나경원 전 의원(4선)과 민주당 영입 인재로 전략공천된 류삼영 전 총경이 격돌한다. 마포갑에선 시대전환 출신 조정훈 의원과 역시 민주당 영입 인재인 이지은 전 경무관이 맞붙는다. 류 전 총경과 이 전 경무관은 모두 2022년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총경 회의를 계기로 징계를 받은 인물이다.
‘리턴 매치’도 곳곳에서 벌어진다.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은 5선에 도전하는 현역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과 민주당 강태웅 지역위원장이 다시 맞붙는다. 강 위원장은 21대 총선에서 권 의원에게 불과 890표(0.7%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동작갑에서는 국민의힘 장진영 변호사와 현역 민주당 김병기 의원(재선)이, 영등포을에서는 국민의힘 박용찬 당협위원장과 현역 민주당 김민석 의원(3선)이 재대결을 벌인다. 광진을에선 오세훈 서울시장의 최측근 오신환 전 의원이 현역 민주당 고민정 의원과 맞붙으며 지난 총선에서 고 의원에게 패한 오 시장의 설욕전을 펼친다.
◆제3지대 변수 부상 ‘반도체 벨트‘
반도체 기업이 밀집한 경기 남부의 수원, 용인, 화성, 평택 등 ‘반도체 벨트’를 둘러싼 여야 대결도 치열하다. 이곳은 3040 유권자층이 많아 민주당세가 강하지만, 국민의힘이 전략 자원을 대거 배치하며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개혁신당이 요충지로 삼고 있는 곳이기도 해 제3지대 표심이 변수가 될지도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특히 경기도 선거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수원에 영입 인사들을 일찌감치 투입해 공을 들이고 있다. 김현준 전 국세청장,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수정 경기대 교수를 각각 수원 갑·병·정에 배치해 바람몰이를 시도했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수원갑과 병에 각각 현역인 초선 김승원, 재선 김영진 의원을, 수원정에는 경선에서 3선 박광온 의원을 누른 김준혁 한신대 교수를 공천했다. 이들 모두 친명(친이재명)계 핵심들이다.
화성을은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출사표를 내면서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은 공영운 전 현대차 사장을 전략공천했고, 국민의힘은 한정민 전 삼성전자 연구원을 투입했다. 선거구 조정에 따라 이번 선거부터 신설된 화성정에서도 개혁신당 소속 3선 이원욱 의원이 출마하며 3파전이 펼쳐진다. 국민의힘은 강남병 현역인 초선 유경준 의원이 지역구를 바꿔 출마하고, 민주당은 초선 전용기 의원과 조대현 전 국무총리비서실 민정실장, 진석범 당대표 특별보좌역의 3자 경선을 거쳐 후보자를 확정한다.
평택을에선 국민의힘 소속 정우성 포항공대 교수와 민주당 소속 이병진 전 평택대 교수, 평택병에선 3선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과 민주당 소속 김현정 당대표 언론특보가 리턴 매치를 벌인다.
◆막판까지 혼전 ‘중원벨트’
중요 선거마다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온 충청은 이번에도 여야가 치열하게 맞붙는 격전지가 많다.
대전·세종 9개 선거구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싹쓸이해 야당의 수성전이 펼쳐진다. 변수는 민주당 공천에 반발한 탈당파들이 얼마나 표를 얻느냐에 달렸다.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갈아탄 5선 이상민 의원은 카이스트와 대덕연구단지를 낀 자신의 지역구 유성을에서 카이스트 출신 민주당 영입인재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과 대결을 펼친다. 또 국민의힘 비례대표인 윤창현 의원은 여당 불모지인 대전 동에서 민주당 초선 장철민 의원에게 도전장을 냈다.
지난 총선에서 2%포인트 이내 초격전을 벌인 충남 아산갑(0.8%포인트)·천안갑(1.4%포인트) 등도 관심 지역구다. 국민의힘은 천안갑에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을 내세워 민주당 현역으로 친명계 핵심인 문진석 의원에 재도전한다. 홍성·예산에선 국민의힘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충남지사를 지낸 민주당 양승조 전 의원과 대결한다.
여야 4대 4로 양분된 충북도 팽팽한 승부가 예상된다. 6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은 친문 핵심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꺾은 민주당 이강일 전 상당지역위원장과 청주 상당 수성전을 앞두고 있다. 청주 청원에선 여성 첫 충북 지역구 의원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김수민 당 홍보본부장과 문재인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송재봉 민주당 충북도당 부위원장이 대결한다.
여당 텃밭인 영남권 가운데 유독 야당세가 강한 경남 김해와 양산, 부산 서부권이 포함된 ‘낙동강벨트’가 선거전 초반부터 격전지로 부상했다. 이곳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2년 당선과 2008년 퇴임 후 귀향, 2009년 서거 등 정치적 파장을 겪으면서 유권자 지형이 변했다.
국민의힘은 야당 현역 의원이 있는 격전지 탈환을 위해 당의 중진을 재배치하며 먼저 승부수를 띄웠다. 부산 북갑에선 민주당 현역 재선 전재수 의원과 부산시장 출신의 5선 서병수 의원이 맞붙는다. 경남 양산을에선 선·후배 경남도지사인 3선 김태호 의원과 민주당 현역 재선 김두관 의원이 2006년 도시자 선거 이후 첫 리턴매치를 한다. 또 양산갑은 4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현역 윤영석 의원과 민주당 이재영 후보가 4년 만에 재대결을 펼친다.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이 있는 경남 김해을에선 국민의힘 3선 조해진 의원과 민주당 현역 김정호 의원이 격돌한다. 또 선거구 획정으로 분구된 부산 강서도 관심 지역구가 됐다. 국민의힘은 3선 김도읍 의원이 자신에게 유리한 북을 대신 고향 강서를 택했고, 민주당은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승부를 겨룬다. 이곳은 명지 신도시의 젊은층 유입으로 야당에 유리해진 곳으로 평가된다.
이 밖에도 ‘친윤(친윤석열) 핵심’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부산 사상구에선 장 의원 최측근인 김대식 전 경남정보대 총장과 민주당 배재정 전 의원이 격돌한다. 또 합구로 남구에서 현역의원 맞대결을 펼치게 된 친윤 박수영 의원과 민주당 박재호 의원의 승부도 관심이다.
유지혜·김병관·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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