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적자' 끙끙 앓는 석유화학, 매각설 재점화…"이번엔 팔릴까"

김종윤 기자 2024. 3. 1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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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산업의 출발점으로 불리는 NCC(나프타 분해시설) 매각설이 재점화됐다.

11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은 여수 NCC 2공장을 분할 후 지분 매각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여수 NCC 2공장 일부 사업을 물적분할 후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KPC)에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식이 거론됐다.

최대 석유화학 소비국 중국이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자 수익성을 확보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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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여수 NCC 2공장, 분할 후 지분 일부매각 방식 거론
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자회사 LC 타이탄도 매각설
LG화학 여수 공장(LG화학 제공)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석유화학산업의 출발점으로 불리는 NCC(나프타 분해시설) 매각설이 재점화됐다. 중국의 증설 공세와 시황 악화로 더 이상 사업을 끌고 갈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부진한 범용 석유화학 대신 신성장 전환에 필요한 투자금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11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은 여수 NCC 2공장을 분할 후 지분 매각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NCC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활용해 석유화학의 에틸렌을 포함한 각종 기초 유분을 만드는 생산시설이다.

LG화학의 여수 NCC 2공장의 매각설은 지난해부터 흘러나왔다. 석유화학 시황이 최악에 빠지자 매각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개월 동안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물밑에서 매수자 찾기를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수익성이 바닥까지 떨어진 만큼 적당한 매수자가 등장하지 않았다.

한동안 잠잠했던 매각설이 다시 흘러나왔다. 여수 NCC 2공장 일부 사업을 물적분할 후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KPC)에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식이 거론됐다. 통매각 대신 몸집을 줄여 매수자를 찾겠다는 의도다.

NCC 매각은 석유화학산업 불황 영향이다. 최대 석유화학 소비국 중국이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자 수익성을 확보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에틸렌 연산은 5174만 톤으로 글로벌 1위에 올라섰다.

중국의 내재화로 국내 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과거 수출 물량의 40%를 차지한 중국이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있어서다. 오히려 중국이 남은 물량을 저가로 동남아 시장에 수출하면서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까지 위협하고 있다.

롯데케미칼(011170)의 말레이시아 자회사 LC 타이탄 매각설도 같은 이유다. LC 타이탄은 연산 81만톤의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PP(폴리프로필렌)와 PE(폴리에틸렌) 등 범용 제품을 생산하는 초대형 석유화학 생산기지다.

과거 LC 타이탄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수익을 내던 알짜 자회사였다. 하지만 중국의 증설 이후 급반전됐다. 지난 2021년 영업이익 2900억 원을 끝으로 2022년(2951억 원)·2023년(2541억 원)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문제는 당분간 시황 반등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 차이)는 지난주 기준 245달러다. 손익분기점인 300달러를 밑돌고 있다. 인수자는 당분간 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증설 투자가 아직 남아 있어 시황 반등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며 "자산을 팔고 싶어도 사겠다고 나서는 매수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두 기업은 사업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만큼 한계사업 정리는 필수다. LG화학은 3대 신성장(전지소재·친환경소재·혁신신약) 분야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2030년 스페셜티(고부가 소재)와 그린 사업에서만 매출 6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양측 모두 매각과 관련해 "석유화학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사업 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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