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유입 5초간격 측정”…국토 최남단 ‘이곳’서 감시한다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4. 3. 1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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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방사선감시소 가보니
후쿠시마 오염수 유입 길목
채수된 시료 면밀하게 측정
센서로 공기 속 방사능도 감시
감시소 298개로 늘릴 예정
8일 오전 한반도 최남단 마라도에는 세찬 바람이 불고 있었다. 마라도에서도 최남단 지점에 가로 0.5m, 세로 1m 크기의 ‘환경방사선 감지기’가 바람과 싸우고 있었다. 방사선 감지기는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방사성 물질을 24시간 실시간 감시하는 국가 방사선 파수꾼이다.

마라도 방사선감시소는 이날도 감시 체계를 풀가동 중이었다. 환경방사선 준위를 보여주는 화면에서 수치가 시시각각 변했다. 최인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환경방사능평가실장은 “5초 간격으로 연속해 방사선량을 측정하고 측정값을 누적 평균한다”며 “마라도에서는 시간당 0.06μ㏜(마이크로시버트)의 값이 평균적으로 기록되고 있으며 한반도 평균이 시간당 0.12μSv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시버트는 방사능 물질이 생체에 미치는 영향을 표시하는 단위로 연간 인공 방사선 피폭 한계는 1000μSv다.

원자력안전가술원은 바닷속 방사능 물질도 감시한다. 특히 지난해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기 시작하면서 해양감시활동을 강화했다. 연안에서 약 300km까지 주변 원근해를 중심으로 78개소의 정점에서 해수와 해양생물, 해저퇴적물 방사능 농도를 지속 조사 중이다. 마라도 남쪽 바다에 집중 포진해뒀다. 약 5년 후 후쿠시마 오염수가 유입될 수 있는 한국과 일본 사이 길목이다. 김용재 KINS 책임연구원은 “조사 정점에 선박을 끌고 가 직접 시료들을 채취하고 있다”며 “선박에 달린 여러 개의 채수기를 바다 속에 넣어 직접 물을 떠오는 식”이라고 말했다.

여러 위치에서 채수된 시료는 대전의 KINS나 제주대에 위치한 제주지방측정소에 배달된다. 시료 속에 녹아 들어 있는 방사성 물질 분석을 위해 7~10도로 냉각하는 등의 전처리 과정을 거친다. 예를 들어 방사성 물질을 흡착하는 인몰리덴산암모늄(AMP)을 해수에 넣고, AMP를 다시 모아 방사능 계측 기기로 측정한다. AMP는 세슘을 흡착하는데, 삼중수소 등 다른 방사성 물질도 비슷한 전처리 과정을 거쳐 계측을 하게 된다. 현재까지 발생한 특이사항은 없다는 게 원안위 측 설명이다.

마라도 방사선감시소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벌어진 이후인 2012년 설치됐다. 마라도가 방사선 감시소로 낙점된 것은 국외 방사능 영향은 신속히 확인할 수 있는 지리적 입지를 지녀서다. 최 실장은 “일본 사고 이후 마라도는 국토 최남단으로 방사선 감시소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2013년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며 “이후 현재까지 관측되는 방사능 특이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2013년 이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영향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편서풍이나 쿠로시류 해류 때문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영향을 덜 받는 곳이다. 오히려 우려는 중국이다. 중국이 가동 중이거나 새로 짓는 원전 대부분이 한국과 가까운 동부 연안에 몰려있다. 중국의 삼중수소 연간 배출량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를 희석해 해양 방류할 때 연간 기준치의 50배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원안위는 국외 국가환경방사선 감시망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원안위 1997년부터 국가환경방사선 감시망을 구축해 현재 전국에 238개 감시소를 산하기관인 KINS와 함께 운영 중이다. 송명한 KINS 책임연구원은 “예외적 상황인 일본을 제외하고 미국이나 독일 등 타 국가 대비 한국의 방사능 감시망은 매우 촘촘하다”며 “올해 충남 보령 등의 지역에 총 6개 감시소를 추가해 더 감시망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8년까지 총 296개 감시소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북한도 예의주시한다. 38선 근처에 촘촘히 방사선 감시소를 설치했다. 방사선감시소는 15분 주기로 방사선량 평균을 계산하는데, 북한 영향으로 2022년 6월부터 5분 주기로 운영중이다. 송 책임연구원은 “현재 북핵 위기경보 상태로 비상 감시망을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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