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탁구 게이트' 그 후→팬들 "이강인 선발 47% vs 반대 41%"... 황선홍, 오늘(11일) '태국전' 명단 발표
황선홍(56) 대표팀 임시감독은 이날 오전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3월 A대표팀 명단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한국은 태국과 2연전을 치른다. 오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차 예선 3차전 홈경기를 펼친다. 26일 열리는 4차전은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개최된다.
영국 매체 더선이 처음 보도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이를 인정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당시 한국대표팀 감독, 코치진도 해외 매체들과 인터뷰를 통해 손흥민, 이강인 충돌 사실을 알렸다. 한국은 4강에서 충격패를 당해 탈락했다. 축구팬들의 분노도 엄청났다.
이강인은 사건이 알려진 뒤 곧바로 SNS를 통해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축구팬들은 변함없이 이강인을 향해 거센 비판을 퍼부었다. 10살 가까이 어린 후배가 선배에게 대드는, 특히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손흥민 사이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보니 충격은 엄청났다. 후폭풍이 거셌다. 이강인은 물론, 이강인의 가족까지 악플을 받았다.
이후 이강인은 2월 21일 다시 사과문을 올리며 손흥민이 있는 영국 런던으로 직접 찾아간 사실을 알렸다. 이강인은 SNS에 "지난 아시안컵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손)흥민이 형을 비롯해 팀 전체와 축구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며 "(손)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또 이강인은 "(손)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제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특히 흥민이 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 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다"고 본인의 실수를 인정하고 반성했다.
'탁구 게이트'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이강인은 "그날 식사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이런 점들에 대해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팀에 대한 존중과 헌신이 제일 중요한 것임에도 제가 부족함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손흥민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는 다정한 미소와 함께 이강인과 어깨동무하는 사진을 업로드했다. 또 "(이)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며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그 일 이후 (이)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달라.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린다"고 축구팬들에게 요청했다.
팬들의 의견도 팽팽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이강인을 계속 국가대표로 선발해야 하느냐'를 주제로 전국 18세 이상 남녀 5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6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강인 선발에 찬성하는 의견은 응답자의 46.9%였다. 이강인 선발 반대는 40.7%로 조사됐다.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은 12.5%였다.
대한축구협회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태국과 홈 경기 입장권 예매 안내 포스터에 이강인의 모습을 넣지 않았다. 손흥민과 함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조현우(33·울산HD), 이재성(32·마인츠)만 들어갔다. 그만큼 이강인의 발탁 여부가 불투명하다.
황선홍 감독도 지난 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강인과 함께 금메달을 따냈다. 이강인의 활용법을 잘 알고 있는 감독이다. 결국 이강인의 하극상 논란에 대해 황선홍 감독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발탁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황선홍 감독은 축구협회를 통해 "한국 축구는 위기다.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협조 요청이 왔을 때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고심 끝에 결정했다. 최선을 다해 대한민국 축구가 제자리로 가도록 준비하겠다"며 "한국 축구에 우려가 많으신데,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책임감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 대표팀 많이 성원해주시고 응원 부탁드린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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